한국은 완전한 ‘자원 빈국’이다. 전통적 에너지 자원의 글로벌 편재성을 극복하고,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패러다임에 맞춰 수소를 국가 경제 생존전략으로 선택했지만, 마주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잠재적 청정수소 수요는 막대하나 그에 필요한 생산 기술은 상업화에 다다르지 못했고 가격은 전통 연료에 비해 턱없이 높다. 국외에서 대규모로 공급하겠다는 희망자는 있지만 국내에는 안정적 도입 시설을 갖춘 대량 수요자가 없다. 이렇게 시장이 형성되지 않으니 기술 상업화는 요원하고, 사방에서 보조금을 달라는 이야기만 들린다. 한마디
2025년의 절반을 넘긴 시점에서 작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하나 꼽자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증시는 상반기에만 코스피 28.0%, 코스닥 15.2% 상승률을 기록하며 미국 다우 3.6%, 나스닥 5.5%를 크게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었다. 언론에서도 연일 국내 증시가 세계 최고 수준의 누적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반복해서 언급할 정도다.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 경기 둔화 우려 축소를 위한 적극적인 통화 정책 시행, K-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방산·반도체·콘텐츠 등 새로운 성장
“혼자 있을 때 꿈이었던 것이 함께 있을 때 희망이 되었다. 희망찬 꿈과 꿈같은 희망”.국내 최대규모의 에틸렌 생산시설인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S-Oil의 공덕 사옥 글 판에 걸려 있는 이정 시인의 시구절이다.석유화학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CH2CH2)은 기존 석유화학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볏짚과 같은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생산도 가능한데, 최근에는 ‘Alcohol to Jet(AtJ)’라는 공정을 통해 지속가능항공유(SAF)를 합성할 수 있는 원료로 고려되기도 한다.영화 백투더퓨처가 그린 미래에서는 타임머신 자동차가 남
지난 4월 28일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는 전 세계 에너지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단 5초 만에 전체 전력의 약 60%가 중단되면서 병원, 지하철, 통신망까지 마비됐다. 일부 지역은 24시간 이상 복구되지 않았고, 사회 전반의 혼란은 상상을 초월했다.이 사건은 단순한 설비 사고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급격히 증가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와 그 간헐성으로 인해 전력 계통의 불안정이 높아진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시스템이 저장 및 예비 전력이 없으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인류의 생활에서 항상 무엇인가를 관찰하고 확인하는 일은 인간에게 일상이 되어온 지 오래다. 오늘 날짜를 확인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 시간, 온도, 날씨에 이어 주식 시황까지 경제, 과학, 주변 환경 모든 분야에 습관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측정 데이터에 의존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데이터에 의존해 일과를 수정하면서 생활의 패턴을 잡아간다.고대 나일강의 범람으로 인하여 홍수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발명된 단순한 막대기가 측정의 시초로 기록되어 있다. 인류 최초의 측정기(막대로 만든 자)인 수위계는 당시에는 최고 권력
미래 경영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준비하는 것이 새로 부상하는 수소산업 관련 종사자에게는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앞으로 대세로 자리 잡을 ESG 경영에 대해 이해하고 그 향방을 예측해보는 것이 수소산업을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ESG 경영이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었다가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협약 탈퇴 및 석유에너지 중점 정책으로 퇴색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갈수록 악화하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ESG
수소(H2)는 지구상에서 원자 두 개가 화학결합된 분자 상태로 존재하며, 한 개 이상의 원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분자 중 크기가 가장 작고, 가장 가볍고, 대부분의 물질과 상온 상압 하에서 결합력이 매우 적으며, 부피 대비 밀도가 매우 낮다. 수소는 대기압 하에서 액화되는 온도가 –253℃로 매우 낮아 수소전기차용으로는 350~700기압 하에서 압축된 기체 상태로 탄소복합체 용기에 저장된다. 수소는 산소와 반응해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에서 온난화 기체를 생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 과정에 그린수소를 사용하면 이상적인 청정 에너지가 될수
지난 2024년을 돌아보면 산업의 변화가 뚜렷했는데, 크게 AI 및 클라우드로 대표되는 ‘디지털화’와 탈탄소화라고 일컬어지는 ‘에너지 전환’이라 할 수 있다.흥미로운 것은 두 가지 산업의 변화가 연결되어 있고 두 산업 변화의 기저에는 전력 계통 부족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용, 특히 AI 데이터센터 개발과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나 에너지 전환의 기조에 맞게 전력 공급이 이루어져야 지속 가능한 선순환의 경제 모델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탄소경제에서 탈탄소경제, 궁극적으로는 수소경제로의 전환의 관점에서 전력
경기그린에너지는 경기도 화성시 향남 일반산업단지 내 2만여㎡ 부지에 지난 2011년 한수원을 주축으로 삼천리, 포스코 등과 함께 3,000여억 원을 투자해 설립되어 2013년부터 상업발전을 시작, 현재까지 가동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이다. MCFC(용융탄산염연료전지) 방식인 이 발전소는 2.8MW 규모 연료전지 총 21기 발전설비로 한 해에 최대 42만3,000MWh의 전력을 생산하며, 이는 화성시 일반가정 사용 전력의 약 40%(8만5,000가구)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간 약 2만 가구에 난방용 중온수를 공급할 수
최근 몇 년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가 어느새 그 열기가 다소 식어버린 느낌이 든다. 이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수소 기술의 상용화 지연, 높은 비용,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기술적 문제 등은 분명히 수소의 성장을 저해하는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재생에너지 보급이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대규모 에너지 저장이 절실히 필요해지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이때 그린수소는 배터리 기반의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는 차별화된 장점을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로 다시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확실하게 체감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지독히도 덥고 길었던 여름이 지났지만 올 겨울은 매우 추울 것이라고 기상학자들이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탄소중립을 위해 감축해야 할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이 또 최고치를 경신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미래 에너지 소비를 예측하는 ‘World Energy Outlook 2023’에 따르면 향후에도 신흥국들의 경제성장 등으로 에너지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DNV는 ‘2023 에너지 전환 전망’ 보고서에서 현재 정책(
전 세계적으로 제품의 개발과 생산에서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는 탄소중립이다. 이는 탈탄소화, CO2-free, CO2 중립을 의미하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환경영향을 줄이고, 특히 CO2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개발과 생산 전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 잠재력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품 생산 이전에 계산하거나 예측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수명 주기 전 과정 평가’라고 부르는 ‘LCA(Life Cycle Assessment)’ 방법을 가장 많이
이한우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 | 한국의 수소산업은 정부의 탄소중립 2050 목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나아가 에너지신산업 측면에서도 그 가치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2019년에 발표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기점으로, 한국은 그린수소와 블루수소 생산에 박차를 가해왔다. 특히 울산과 같은 주요 도시들을 중심으로 수소 인프라가 활발하게 확장되고 있으며, 수소충전소도 정부의 강력한 지원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개발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혁신적인 성과로, 수소경제의 가능성을 상징하고 있다
전재은 공정사회실천연대 사무총장 | 우리나라의 올해 수출액은 일본을 따돌리고 세계 5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는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의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그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기존 발전소와 송전선은 거의 포화 상태인 데다가 지금 시작해도 약 10년이 걸리는 신규 발전소나 송전선 건설을 위한 마땅한 부지도 없고, 주민 반대로 송전설비는 건설 자체가 불가능할 지경이다. 게다가 2026년부터 모든 수출기업에 국경탄소세가 적용되는 한편 이제 필수가 되어 버린 AI 시대
안치훈 현대건설 책임연구원 | 한국수자원공사가 국내 최초 수력발전을 활용하는 성남 정수장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준공한 지 어느덧 1년이 되는 시점이다.수자원공사는 올해 5월과 6월에도 충주댐 6MW 수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협력과 밀양댐 1.3MW 소수력발전 연계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수소생산에 수력발전 전기를 이용하는 소위 수력수소와 관련해 미국의 연방에너지규제기관(FERC)은 1985년에 ‘수력발전소의 수소생산(Hydrogen production at hydro-power
장주옥 KBI그룹 신사업부문 고문 | 지구온난화 원인으로 발생한 이상 기후변화 현상으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탄소중립이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실무그룹 안에 따르면, 전체 전력 공급에서 탄소배출이 없는 에너지원의 비중을 2023년 40%에서 2038년 70%로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소 및 암모니아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수소에너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에너지
백동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 세계 각국은 신재생에너지를 탄소중립 등 기후변화 대응과 경기부양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규정하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확대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상향을 추진해 오는 2034년경부터 주 에너지원으로 본격 활용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상향을 기후변화뿐 아니라 RE100 등에 대응하는 수출 기업의 지원 방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국내 제조업 분야의 수출 기업은 제품의 생산에 사용한 신재생에너지 사용 증명을 요구받고 있으며, 이를
전재은 공정사회실천연대 사무총장 | AI 시대는 3차 산업혁명 이후 인류에게 가장 큰 산업혁명이 될 것이다. 보통 인간의 상상으로는 쫓아갈 수 없는 속도와 내용의 변화가 시시각각 가시화, 구체화 되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AI), AI 반도체칩, 자율주행, 로봇 분야 정도가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전 산업 분야에 이들 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로 보인다.문제는 이들 기술에 어마어마한 전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구글 검색에 평균 0.3Wh를 사용하지만 ‘생성형 AI 챗GPT’는 그 10배인 2.9Wh를 소모한다. 이
이훈희 테크로스 전문위원 | 유럽연합이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총 온실가스 배출에서 운송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2년 기준 약 15%였다. 이는 전력산업 부문, 산업 연소·공정 부문 다음으로 세 번째로 큰 비중이고, 1990년 대비 2022년까지의 증가율(72%) 기준으로도 역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세계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시급하게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에 이견은 없어 보인다. 다만 어떤 경로와 기술을 통해 목표로 하는 지점에 도달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각국 정부, 산업
나승두 SK증권 연구위원 |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햇수로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고조된 중동 지역의 갈등은 지리적·종교적 갈등이 더해지며 확전을 막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아직 종전을 선언하지 않은 한반도를 비롯해 중국과 대만의 양안 관계, 홍해 물류 길을 가로막는 예멘의 후티 반군 세력까지 고려한다면, 이렇게 넓은 전선(戰線)이 펼쳐진 것은 아마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 아닐지 싶다.사실 이러한 물리적 갈등과 충돌이 발생할 수 있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