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국내에서만 1만4,000톤에 달한다. 전체 생활폐기물 배출량 중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이것만 잘 모아서 처리해도 꽤 많은 양의 바이오가스를 얻을 수 있다.

충남 아산에 비이에프(BeF)란 회사가 있다. 5개의 혐기성 소화조로 하루 평균 6만Nm³의 바이오가스를 처리한다. 국내 최대 규모다. 인천에 있는 수도권매립지도 가봤지만 이에 못 미친다.

 

해운, 항공 가릴 것 없이 산업 전 부문에서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청정메탄올, 지속가능항공유(SAF)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러자 원료가 되는 바이오가스, 바이오매스가 귀한 몸이 됐다.

“대한민국은 섬입니다. 북한에 막혀 육로를 이용할 수 없으니까요. 일본과 사정이 비슷해요. 그래서 청정수소를 해외에서 들여오려고 애쓰고 있죠. 한데 에너지란 게 안보와 직결돼 있어요. 나라 안에서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 일을 하고 있죠.”

비이에프의 이재승 대표 말이다. 새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외치고 있지만, 부지 확보가 어렵고 송전망과 계통 인프라도 확보해야 한다. 전기료 인상에 따른 반발도 큰 고민거리다.

“매립지가스만 해도 중동의 유전과 같아서 시간이 지나면 고갈이 됩니다. 하지만 음식물쓰레기는 달라요. 인간이 살아 있는 한 음식을 섭취하고 그 부산물이 계속 나오니까요.”

비이에프는 차기 사업으로 청정메탄올을 선택했다. 혐기성 소화조에서 얻은 바이오가스로 수소가 아닌 메탄올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내심 서운했지만, 한 시간 정도 말을 나누다 보니 십분 이해가 간다.

일단 수소생산설비가 비싸다. 열을 가해 메탄을 깬 다음 증기를 넣고 반응시켜 수소생산량을 늘린다. 여기에 수소를 정제하는 PSA 설비가 붙고, 수소출하설비도 갖춰야 한다.

“튜브트레일러로 수소를 운송하는 일도 번거롭고, 무엇보다 수요처를 찾기가 힘들어요. 지금도 수소충전 가격이 비싸다고 하는데, 그보다 비싸게 팔아서 수익을 얻기가 어렵죠.”

문제는 또 있다. 바이오가스 안에는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6대 4 비율로 들어 있다. 수소생산에는 바이오메탄만 쓴다. 40%에 해당하는 CO₂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

그에 반해 메탄올은 생산 과정에 CO₂를 원료로 쓴다. 메탄올 생산에 필요한 산소와 수소는 수전해를 통해 확보하고, 여기에 필요한 전기는 영농형 태양광으로 해결할 수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 메탄올이 됐든 수소가 됐든 현장의 여건, 투자비용, 수요처와의 거리, 환경에 미치는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이 든다. 국내 현장에 맞는 청정에너지 생산모델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시할 순 없을까? 재생에너지, 바이오가스, 천연가스 등 사례별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고 비교해서 최적의 답안을 내놓을 순 없을까?

그러자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에 거는 기대가 크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산업 진흥’이 상충한다는 것도 편견일 수 있다.

고스톱만 해도 ‘일타쌍피’가 기본이다.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면 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애써왔다. 환경을 보전하면서 경제성도 고민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청정수소라는 퍼즐의 빈자리가 딱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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