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컨소시엄, 110kW 연료전지 탑재 대형 트랙터 개발 중
작동시간 최대 4시간…기술 고도화로 최대 8시간 목표
제조사들과 협의 거쳐 2027년 핵심부품부터 상용화 계획

충남대 컨소시엄이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에 전시한 수소연료전지 대형 트랙터.(사진=박상우)
충남대 컨소시엄이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에 전시한 수소연료전지 대형 트랙터.(사진=박상우)

수소연료전지 트랙터가 친환경 농업 혁신을 이끌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충남대학교 컨소시엄이 시제품을 공개하며 상용화를 촉진하고 있다.

디젤트랙터의 확실한 대안

농업용 트랙터는 연결된 작업기에 동력을 공급하며 주행 또는 정지상태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기계다. 트랙터가 없으면 농사를 시작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농업에서 가장 중요하다. 이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매년 트랙터 구매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트랙터의 주 동력원은 디젤엔진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디젤트랙터를 반드시 친환경 트랙터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트랙터 전문업체들은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한 전기트랙터를 개발하고 있다.

문제는 충전시간이 길어 농번기처럼 중요한 시기에 충전으로 인한 작업 중단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고강도 작업이 많아 고출력을 장시간 유지해야 하나 현재 배터리 기술로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배터리 용량을 무한정 늘릴 수 없다. 트랙터가 무거우면 땅을 누르는 압력이 증가해 토양 건강과 작물 수확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수소연료전지 트랙터다.

수소연료전지 대형 트랙터 전면부.(사진=박상우)
수소연료전지 대형 트랙터 전면부.(사진=박상우)

수소연료전지 트랙터는 몇 분 이내로 완충할 수 있어 작업시간에 제약이 없고 무게당 에너지밀도가 높아 고출력을 장시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또 배터리 시스템보다 총중량을 줄일 수 있어 토양 압축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 트랙터가 디젤트럭터의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개발이 활발하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에서 수소연료전지 트랙터 시제품이 전시됐다.

최대 8시간 작동 목표

이 시제품은 충남대학교, 현대자동차, 한국자동차연구원, 대동, LS엠트론 등 19개 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제작했다. 컨소시엄은 지난 2022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의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기반 110kW급 대형 트랙터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시제품은 길이 4,500mm, 폭 2,350mm, 높이 2,980mm에 달하는 대형 트랙터다. 대형 트랙터를 선택한 것은 여러 이슈를 감안했다.

관람객들이 수소연료전지 트랙터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박상우)
관람객들이 수소연료전지 트랙터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박상우)

충남대의 전현호 연구원은 “시중에 나와 있는 수소차 관련 부품의 크기가 꽤 크다.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대형 트랙터다. 또 계속 증가하는 대형 트랙터에 대한 국내 수요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연료전지 파워팩은 트랙터 전면부에 배치됐으며, 현대자동차가 제작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가 건설기계용으로 만든 연료전지 파워팩을 해당 트랙터에 맞게 개조했다. 온도를 낮춰주는 쿨링시스템을 패키지에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출력은 110kW로 잡았다. 트랙터의 크기와 중량(5,200kg)을 고려해 작업기에 안정적으로 동력을 공급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했다. 전현호 연구원은 “작업기를 견인할 때 요구되는 출력은 40~50kW이다. 여기서 작업기에 동력을 전달하는 출력을 추가하면 80~90kW에 이른다”라고 말했다.

컨소시엄은 순간적으로 높은 출력이 필요한 고부하 작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슈퍼커패시터를 적용했다. 또 견인력, 기동성,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륜과 후륜에 각각 모터를 배치했다.

수소저장용기는 2.1kg 용량의 타입4 용기 3개(총 6.3kg)로 구성됐다. 컨소시엄은 산간지역이나 경사길에서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중앙부에 있는 탑승공간 하단에 저장용기를 배치했다. 또 용기의 무게를 감안해 최저 지상고를 기존 트랙터 대비 15cm 올렸다.

수소연료전지 트랙터 탑승공간 하단에 있는 수소저장용기.(사진=박상우)
수소연료전지 트랙터 탑승공간 하단에 있는 수소저장용기.(사진=박상우)

이를 통해 트랙터는 작업기로 작업했을 때 최대 4시간 작동할 수 있다. 컨소시엄은 제어 전략 수정 등을 통해 더욱 고도화시켜 작동시간을 최대 8시간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무인형 모델의 경우 탑승공간에 해당하는 위치에 2.1kg 용기 2개를 추가로 부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무인형 트랙터의 작동시간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은 유인형 모델과 무인형 모델을 제작할 수 있는 공용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트랙터 제조업체인 TYM, LS엠트론, 대동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원가 절감과 확장성 확보에 나선다.

또 전륜모터, 후륜모터, e-파워트레인을 적용해 내연기관, 변속기, 구동축이 차지하던 공간을 최대한 줄여 연료전지 스택, 저장용기, 배터리 등 부품의 배치 유연성을 확보했다.

수소연료전지 트랙터 후면부에 있는 작업기 연결부.(사진=박상우)
수소연료전지 트랙터 후면부에 있는 작업기 연결부.(사진=박상우)

컨소시엄은 트랙터 시제품을 세 대 더 제작해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제조사들과 협의를 거쳐 오는 2027년 핵심 부품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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