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 기술로 수소산업 공정 최적화 대안 제시
수소산업 전 과정에서 ‘기술혁신·신산업’ 도전
“국내 시장에서 철강업 주목···수소시장 활성화의 큰 흐름”

한국지멘스 DI사업부 공정산업 세일즈 팀장과 수소산업 리더를 맡은 홍정표 부장은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성 높이고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최영훈)
한국지멘스 DI사업부 공정산업 세일즈 팀장과 수소산업 리더를 맡은 홍정표 부장은 “디지털 트윈 기술 활용성 높이고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최영훈)

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Siemens Digital Industries)는 세계 최대 기술기업 지멘스의 핵심 사업 부문으로, 전 세계 산업현장에서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트윈, 산업용 인공지능(AI), 엣지 컴퓨팅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산업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한국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 사업부(이하 DI사업부)는 국내 수소시장에 본격적인 관심을 보이며, 자사의 디지털 자동화 및 공정 관리 기술을 수소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DI사업부는 그동안 다양한 산업군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플랜트의 개념 설계부터 운영,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안을 제안하고 있다.

DI사업부에서 수소산업 리더를 맡고 있는 홍정표 부장은 “단순한 자동화 공정이 아니라, 개념 설계 단계부터 플랜트 완공 이후의 운영·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이 디지털 수소플랜트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국지멘스 사무실에서 홍정표 부장을 만나 수소산업을 위한 디지털 전환 전략과 플랜트 생애주기를 최적화하기 위한 기술적 접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DI사업부는 8월 22일 ‘수소산업 이노베이션 웨비나’를 개최했다. 배경이 궁금하다
지멘스가 한국 시장에 가지고 있는 수소 가치사슬에 대해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고, 플랜트 전체 생애주기에 걸쳐 있는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솔루션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다양한 산업군의 많은 분들께 자세히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멘스는 여러 산업군에 최적의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많은 도메인 지식을 쌓아왔고 디지털화, AI, 소프트웨어 정의 제조 환경 등으로 최신 트렌드를 이끌고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거대한 수소산업의 가치사슬에서 지멘스가 수소에너지 및 PtX(Power to X) 등의 관점에서 수소 관련 모멘텀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했고, 본사 차원에서 조직이 구성돼 운영 중이다.

수소산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지만,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과 경제성 부족, 정책과 규제 미비, 재무적 부담 등으로 활성화까지 좀 더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지멘스 DI사업부가 8월 22일 ‘수소산업 이노베이션 웨비나’에서 수소플랜트 전체 생애 주기에 대한 지멘스 솔루션을 소개했다.(이미지=수소산업 이노베이션 웨비나 캡처)
한국지멘스 DI사업부가 8월 22일 ‘수소산업 이노베이션 웨비나’에서 수소플랜트 전체 생애 주기에 대한 지멘스 솔루션을 소개했다.(이미지=수소산업 이노베이션 웨비나 캡처)

이번 웨비나에서 설명한 내용은 프로젝트 전반, 즉 설계, 엔지니어링, 운영의 모든 단계에 관여하는 EPC 업체(기존 EPC 업무뿐 아니라 지분투자를 통한 프로젝트 개발, 운영에도 관여하는 형태), 프로젝트 개발사, 플랜트 운영 주체들도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주제다. 또한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단계별 이해 관계자의 흥미를 도출하고자 하는 부분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공정산업, 즉 철강, 화학, 조선, 제약 관련 세일즈 팀장도 맡아 각 버티컬 산업에서 수소에 대한 필요성, 연구·개발 과정을 가까이에서 듣고 논의하고 있기에 시장의 목소리를 잘 이해하고 관련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DI사업부 중심으로 ‘디지털 솔루션’ 사업을 시작한 배경은 무엇인가? 또 ‘타당성 조사(Feasibility), 확장성(Scalability), 운영 효율성(Efficiency)’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제시한 디지털 수소플랜트의 구현 원리가 궁금하다
디지털 수소플랜트는 ‘수소플랜트의 디지털 트윈’이라고 쉽게 이해하면 된다. 수소경제라는 것은 청정수소를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공급할 수 있느냐가 가치사슬의 선순환이라는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에 수소생산플랜트의 비용 최적화를 둘러싼 많은 도전 과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제적으로 최적화된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에 에너지 시스템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고충실도의 공정설계가 중요하다. 이를 활용해 FEED 또는 상세설계 단에서 엔지니어링 데이터들이 실제 플랜트에서 별도의 설계 과정 없이 통합 제어시스템인 DCS에 적용함으로써 엔지니어링 시간과 비용을 줄이도록 한다.

디지털 수소플랜트를 만들기 위한 통합 엔지니어링과 운영 방식(사진 위). 이를 시각화하면 아래 사진과 같다.(이미지=한국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
디지털 수소플랜트를 만들기 위한 통합 엔지니어링과 운영 방식(사진 위). 이를 시각화하면 아래 사진과 같다.(이미지=한국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

플랜트 상업운전에 앞서 시운전까지 가상으로 진행할 수 있기에 발생 가능한 모든 리스크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는 통합 엔지니어링 과정까지 거친다. 플랜트 운영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한 KPI(핵심성과지표) 관리, 프로세스 최적화, 에너지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 자본 지출(CAPEX)과 운영 비용(OPEX) 관점에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부분이기에 이러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수소플랜트를 도입했다.

디지털 수소플랜트는 세 가지 큰 축으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는 프로젝트의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디지털 트윈이다. 프로세스, 플랜트와 자동화에서 디지털 트윈을 사용해 개념부터 엔지니어링 및 커미셔닝 단계까지 설계를 최적화한다. 통합 솔루션을 통해 플랜트나 프로세스 설계의 지속적인 개선이 가능하다.

두 번째는 테크놀로지 스택이다. 지멘스는 엔지니어링의 직접 소요시간은 줄이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템플릿과 청사진이 있다. 템플릿은 프로세스, 플랜트와 자동화를 위해 각 라이선스에 대한 관련 비용을 제외하고 무료 제공된다.

지프롬스에서 플랜트 프로젝트 초기단계부터 설계하면서 확인할 수 있는 LCOH에 대한 시뮬레이션 장면.(이미지=한국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
지프롬스에서 플랜트 프로젝트 초기단계부터 설계하면서 확인할 수 있는 LCOH에 대한 시뮬레이션 장면.(이미지=한국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

마지막은 플랜트의 운영 최적화에 대한 것이다. 디지털 트윈 구축을 통해 형성된 다양한 설계 데이터와 매개변수의 조합이 실제 데이터와 결합해 운영자 조종석에 대시보드 형태로 제공된다. 이를 HPS(Hydrogen Performance Suite, 수소성능 제품군)라고 하며 핵심성과지표, 에너지 관리 등을 운영사가 실시간으로 보면서 최적화해 플랜트를 운영할 수 있다.

지멘스가 강조하는 디지털 수소플랜트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별점은 단순한 자동화나 설비 최적화를 넘어, 초기 설계 단계부터 운영과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 과정이 하나의 통합된 디지털 흐름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통합 디지털 생태계를 바탕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플랜트 전반의 최적화와 에너지 관리가 가능해진다. 특히 자본 지출(CAPEX)과 운영 비용(OPEX)을 모두 고려한 효율적 운영이 구현되며, 이는 경제성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기술 부문에서 핵심은 ‘mmESD(Multi-modal Energy System Design, 다중 모달 에너지 시스템 설계)’다. 초기 플랜트 개념설계 전 모든 자산을 통합한 에너지 시스템 설계 트윈에 기반해 최적화한다. mmESD로 도출된 설계는 이후 다중 물리 기반 프로세스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gPROMS(지프롬스)’로 이어진다.

디지털 에너지 시스템 설계 트윈에 기반 최적화된 플랜트 에너지 시스템 구성을 진행하는 mmESD 화면.(이미지=한국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
디지털 에너지 시스템 설계 트윈에 기반 최적화된 플랜트 에너지 시스템 구성을 진행하는 mmESD 화면.(이미지=한국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

지프롬스는 열역학 기반으로 열과 물질 수지 계산을 통해 개념설계 단의 플랜트 시스템 장비 동작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기존의 많은 시스템들이 개별 방정식을 순차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인 데 반해, 지멘스는 물리 방정식 기반의 모델링으로 시스템 내 모든 방정식을 동시에 풀어내는 고유한 접근법을 취한다. 이로 인해 전체 시스템의 복잡한 동적 반응을 더욱 정밀하고 신속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gPROMS(지프롬스)의 프로세스 트윈 모식도.(이미지=한국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
gPROMS(지프롬스)의 프로세스 트윈 모식도.(이미지=한국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

디지털 수소플랜트 개념을 적용한 사업에 대해 소개해달라
지멘스 DI사업부는 최근 다양한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새로운 수익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효과적인 공장 운영을 위한 에너지 관리 등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EPC 사들과 협력하며 ‘디지털 수소플랜트’ 개념을 소개하고,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탄소중립 관점의 자원 순환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진 여러 기업이 디지털 트윈을 적용하고 있다.

독일 운지델에 있는 6MW급 수소 생산·활용 시설.(사진=한국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 
독일 운지델에 있는 6MW급 수소 생산·활용 시설.(사진=한국지멘스 디지털인더스트리) 

국내 수소시장에서 주목하는 사업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DI사업부가 국내 수소시장에서 주목하는 분야는 크게 철강산업과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업이다. 철강·화학·조선 등 수소 활용이 활발한 공정산업군을 담당하는 세일즈 팀장으로서, 철강 및 정유 시장의 변화가 수소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큰 철강산업이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며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이 국내외 탄소 저감의 중추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SAF 역시 기존 항공유에 혼합 비율을 늘려가는 정책이 대륙별 발효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국내외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정유사들의 전략적 대응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홍정표 부장이 국내 수소시장에서 DI사업부가 주목하는 분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최영훈)
홍정표 부장이 국내 수소시장에서 DI사업부가 주목하는 분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최영훈)

또한 한국의 수소경제는 청정수소발전 의무화 제도(CHPS)가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부터 시작된 일반수소 입찰시장과 이듬해 일반, 청정수소 입찰시장이 함께 열려 지속적으로 시장 형성에 기여하고 있으나, 청정수소의 높은 생산단가로 시장 반응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다만 분산형 전원으로서 연료전지 활용과 LNG·석탄 혼소발전 시 수소 혼합은 온실가스 감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 운송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현재 국내 청정수소 생산단가는 ‘Well to Gate’ 기준으로 1kg당 약 4kg의 CO₂를 배출하는 수준이며, 운송 관련 배출은 한시적으로 제외되고 있다. 2026년 이후 관련 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액화 및 저장·운송이 용이한 암모니아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수소 산업의 확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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