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10kW 연료전지 시스템 수출
키너지퓨얼셀 통해 CE 인증 획득 목표
5, 6, 10kW 시스템···수량 한정으로 샘플 공급
대구 DIFA에서 50kW급 연료전지 시스템 공개

블루에프씨(BlueFC)는 탄소분리판 기술을 기반으로 PEM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하는 국내 대표 스타트업이다.
2021년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PHC 그룹의 투자를 받아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에 도전해왔다. 본사는 대구에 있고,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기술디자인센터가 있다. 서울에서는 제어프로그램이나 분리판 유로 디자인 개발 등을 주로 진행한다.
스페인에 10kW 연료전지 시스템 수출
블루에프씨는 2023년 스페인 빌바오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인 키너지퓨얼셀(Kinergy Fuel Cell)과 공동 기술개발, 시장 확대를 위해 손을 잡았다. 지난 2월에 10kW 순수 수소용 연료전지 발전기 한 기를 수출했고, 올해 두 기를 더 수출해 CE 인증 확보에 나선다.
기술디자인센터에서 키너지퓨얼셀로 보낼 연료전지 시스템을 제작하고 있다. 수소 연료로 발전해서 상시 10k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다.

황용신 대표는 “올해 CE 인증을 받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스페인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고 수전해에도 관심이 많다. 그에 반해 연료전지 기반 기술은 약하다”고 한다.
실제로 스페인의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은 2024년 기준 56.8%로, 유럽 내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풍력(23.2%), 태양광(17.0%), 수력(13.3%) 순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다.
스페인은 ‘국가에너지기후통합계획(PNIEC) 2023-2030’에 따라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81%로 늘릴 계획이다. 또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간헐성을 보완하고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그린수소 생산을 늘려갈 방침이다.
키너지퓨얼셀이 블루에프씨와 손을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 막전극접합체(MEA), 주변기기(BOP), 개질기 등을 생산하는 연료전지 밸류체인을 잘 갖추고 있다. 블루에프씨도 스페인을 통해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블루에프씨는 연료전지 스택부터 CVM(Cell Voltage Monitor), 수소공급 밸브 모듈, 제어기, 이젝터 등을 자체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탄소분리판을 적용해 기본적으로 스택의 크기가 큰 단점이 있지만, 부식의 위험이 없고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정치형으로 들어가는 발전용 연료전지에 강점이 있다.
“다른 주변장치나 시스템을 차량용에 맞춰 작은 크기로 제작했어요. 특히 현대차 넥쏘처럼 스택에서 미반응한 수소를 재순환시키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죠. 수소 쪽은 기본적으로 습도가 높아 막가습기를 안 쓰고, 공기를 불어 넣는 쪽만 막가습기를 쓰고 있어요. 이렇게 해서 시스템의 부피를 최소화했죠.”

CVM 기술도 눈여겨봐야 한다. CVM은 연료전지 셀 전압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스택의 강건성을 모니터링하는 핵심 장치다. 황용신 대표는 “68개의 센서를 갖춘 멀티채널 구조로 설계했다”라며 “셀을 블록 단위로 묶어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적용해 크기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CVM 제품의 경우 IP67 수준의 방수 등급을 적용해 올해 안에 KC 인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증이 완료되는 대로 제품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3분기 연료전지 시스템 양산 예정
PEM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사의 가장 큰 어려움은 판로 확보에 있다. 국내 연료전지 시장은 여전히 발전 중심이다.
지난 9월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에서는 20MW급 PAFC 연료전지가 설치된 울산하이드로젠파워 2호 준공식이 열렸다. 또 경북 경주에서는 108MW급 규모의 강동그린에너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착공식이 열렸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에 든다.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2024년 6월 말까지 설치된 누적 설비용량이 25MW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업체별 경쟁이 치열하고, 발전 효율이 높은 SOFC까지 시장에 진입하면서 스타트업은 설 자리를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지게차용으로 20kW급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하긴 했지만, 모빌리티용은 제어가 훨씬 어렵고 수요처 확보가 쉽지 않아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는 것이 황 대표의 말이다.

그래서 주목한 것이 수소 연료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용 연료전지 발전 시장이다. 블루에프씨는 평화발레오 세천공장 부지에 40kW급 연료전지 발전기와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 실증을 진행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대구 본사에서 이동형 연료전지 발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연을 하기도 했다.
“국내에도 수소 연료를 활용한 발전 수요가 있긴 하지만 매우 한정적이죠. 그래서 스페인에서 진행 중인 CE 인증을 중요하게 보고 있어요. 내년 상반기에 인증을 마무리하고 2026년 하반기부터 제품을 수출하겠다는 목표로 일을 추진하고 있죠.”
블루에프씨는 내년 3분기부터 연료전지 시스템 양산에 나설 계획으로 선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제품은 5kW, 6kW, 10kW 연료전지 시스템을 기본으로 한다. 수량 한정으로 샘플 제품 공급에 나선다. 고객이 원하는 용도에 맞게 주문 제작 형태로 공급하며, 이를 위한 보증 조건(기본 6개월, 1년 옵션 500만 원)도 새롭게 마련했다.

황 대표는 “국내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연료전지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국내외 시장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갖춘다면 제품 단가를 큰 폭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한다.
양산품에 대한 보증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스택과 시스템의 작동 상태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무선통신 서비스가 준비되는 대로 보증 정책을 확정할 계획이다.
블루에프씨는 차세대 50kW급 연료전지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기존 분리판의 유로 디자인을 개선해 스택 성능을 높이면서 분리판 제조단가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제품은 10월 22일부터 나흘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2025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에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