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에프씨는 2024년 12월 19일 대구 본사에서 연료전지 발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연회를 진행했다.
블루에프씨는 2024년 12월 19일 대구 본사에서 연료전지 발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연회를 진행했다.

전 세계가 탄소 감축을 위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최근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자동차 약 16억 대 중 전기차는 3,000만 대이며, 신차 1억 대 중 약 1,000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되었다. 신차 10대 중 1대가 전기차인 셈이다. 2024년까지 국내 전기·수소차는 누적 72만 대(전기차 68만 대, 수소차 4만 대)가 등록되었다.

그러나 친환경차 수요 위축 등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21년 정점을 지나면서 하락 추세이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전년 대비)도 2022년 16만4,000대(+64%)에서 2023년 16만2,000대(-1.2%), 2024년 14만7,000대(-9.7%)로 2년 연속 역성장했다. 전기차의 비싼 가격, 충전 불편과 화재 불안 심리 등이 성장 제약 요소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수소차도 2022년 1만260여 대에서 2024년 3,800여 대로 역성장했다. 수소충전소 경제성 확보 어려움, 수소 가격 상승 등의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차 30만 대 보급, 수소충전소 660기 이상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선 충전소의 사업성을 높이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수소 사용량을 늘려야 하는 이유다. 전기차도 충전 불편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개발 중인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전기차 충전용 연료전지 발전기 개발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 블루에프씨가 자체 개발한 모빌리티용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블루에프씨는 자동차 부품회사인 PHC그룹이 2021년에 투자한 기업으로, 연료전지 스택과 BOP(막 가습기, 재활용 이젝터 등), 시스템을 개발했다. 국내 한 기업이 개발한 10kW 건물용 연료전지에 스택을 공급한 이후 모빌리티용 20kW급 연료전지 시스템도 개발해 지난 2023년 3월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FC 엑스포’에 처음 공개하고 판매 확대를 추진 중이다. 

블루에프씨의 모빌리티용 20kW급 연료전지 시스템.
블루에프씨의 모빌리티용 20kW급 연료전지 시스템.

블루에프씨는 전기·수소차 시장 성장성에 주목하고 전기차 충전용 연료전지 발전기를 개발해 2024년 12월 19일 대구 본사에서 지자체, 연구기관 등의 관계자를 대상으로 전기차 충전 시연회를 진행했다. 

이날 시연회에 선보인 발전기는 이동식으로 모빌리티용 20kW급 연료전지 시스템 1기가 소형 트레일러에 탑재된 모습이었다. 기자도 이날 시연회 현장을 방문해 수소탱크에 저장된 수소를 직접 투입한 연료전지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전기로 전기차에 충전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연료전지 발전기 및 전기차 충전기 인증을 준비 중이다. 

블루에프씨는 이동식 외에도 고정식 전기차 충전용 연료전지 발전기를 개발해 PHC그룹 계열사인 평화발레오 세천공장 부지에 설치, 테스트를 마치고 실증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20kW급 연료전지 시스템 2기가 탑재되어 40kW급으로 운전된다. 

수소 사용량 확대 사업 모델     

블루에프씨는 수소 사용량을 늘려야 수소충전소의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한 곳에 ‘수소차충전소+전기차충전소+휴게소’를 구성하는 사업 모델을 제안한다. 수소차 충전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을 위한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설치함으로써 수소 사용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수소·전기차 운전자들이 충전 중 휴게소를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부가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용신 블루에프씨 대표는 “수소충전소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수소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국에 더 많은 수소충전소가 필요하다. 민간 수소충전소 확충을 위해서는 충전소의 상업적 경쟁력이 확보되어야 한다”라며 “그러나 수소충전소의 낮은 사업성이 수소차 보급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루에프씨는 평화발레오 세천공장 부지에 40kW급 연료전지 발전기를 설치해 전기차 충전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사진=블루에프씨)
블루에프씨는 평화발레오 세천공장 부지에 40kW급 연료전지 발전기를 설치해 전기차 충전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사진=블루에프씨)
평화발레오 세천공장 부지에 설치된 40kW급 연료전지 발전기와 전기차 충전기.(사진=블루에프씨)
평화발레오 세천공장 부지에 설치된 40kW급 연료전지 발전기와 전기차 충전기.(사진=블루에프씨)

블루에프씨에 따르면 수소충전소의 운영비는 연간 1억 원 정도로 수소 판매 마진이 kg당 3,000원 이상일 때 수익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2023년부터 수소차 보급률이 낮아지면서 수소충전소 1기당 평균 하루 4대 정도 충전하는 수준이다. 2022년 한해 1만104대가 보급되던 수소 승용차는 2023년 4,294대, 2024년 2,717대로 급격하게 줄었다.

블루에프씨는 ‘수소차충전소+전기차충전소+휴게소’ 사업성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하루 평균 수소차 4대 충전 시 1년 마진은 약 1,400만 원이다. 하루 평균 25대 이상으로 이용률이 증가하면 1년 마진이 1억500만 원 수준으로 증가한다. 수소차가 많이 보급되면 수소 가격이 내려가는 한편 국내 전기료가 올라가는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루에프씨는 현재의 전기료 수준으로 산업용 연료전지 시스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소 가격을 kg당 4,000원 정도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수소 가격이 kg당 8,000원~1만 원 수준인데, 앞으로 수소 가격이 낮아지면 연료전지 시스템이 일반 전기보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현재 고속도로에는 전기차 충전기가 부족하다.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버스차고지, 물류기지 등의 수소충전소에 연료전지 발전기와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면 전기 인프라를 추가로 구축할 필요가 없고 수소 사용량 증가로 사업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좀 더 자세한 수익성 분석이 필요하지만 향후 5년 내 정부 지원금(수소연료 구입 등)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어 2030년부터는 보조금 없이도 수소충전소의 사업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블루에프씨는 캠핑장 등 수소·전기충전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지역에서 수소차와 전기차 동시 충전을 긴급 지원할 수 있도록 연료전지 발전기와 전기차 충전기, 수소탱크와 수소 디스펜서 등을 이동식 트레일러에 탑재한 전기·수소차 충전 시스템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때마침 정부가 지난 1월 15일에 발표한 ‘친환경차·이차전지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충방안 중 하나로 주차공간과 수전용량이 부족한 연립주택·빌라, 명절 고속도로 휴게소 등 충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이동형 충전사업을 추진키로 해 블루에프씨의 이동식 전기차 충전 시스템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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