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에프씨는 국내 최초로 스페인에 10kW 순수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수출했다.(사진=블루에프씨)
블루에프씨는 지난 2월 26일 국내 최초로 스페인에 10kW 순수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수출했다.(사진=블루에프씨)

연료전지 업계가 그간 축적해온 기술력과 제조·설치·운영 등의 보급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AI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통신·군사시설, 산업용 백업 전력 및 디젤 발전기 대체, 재난 대비용 등으로 연료전지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올해 수출의 첫 포문을 연 기업은 블루에프씨다. 건물용 연료전지 1위 기업 에스퓨얼셀은 대만 시장에 진출했다. 두산퓨얼셀도 중국을 중심으로 발전용 연료전지 수출을 확대해나갈 지 주목된다. 

연료전지 업계의 해외시장 진출 추진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블루에프씨, 올해 수출 첫 포문 열어 

연료전지 업계에 따르면 블루에프씨는 지난 2월 26일 국내 최초로 10kW 순수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스페인의 키너지(Kinergy)에 수출하며 유럽 시장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블루에프씨와 키너지는 지난 2023년 10월 27일 R&D 협력 MOA를 체결한 이후 스페인 현지 시장에 맞춘 10kW 순수 수소용 발전기를 개발해 왔다. 이번 수출은 올해 유럽 CE 인증을 준비하기 위한 1호기를 공급하는 것이다.

블루에프씨는 CE 인증을 마무리한 후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 KS 인증도 2025년 내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열사인 평화발레오에 국내 최초로 40kW급 순수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공급해 현재 이를 이용한 전기차 충전 시운전을 진행 중이다. 

블루에프씨는 올해 20kW 발전기, 40kW 모빌리티 시스템, 50kW 발전기 등의 후속 모델을,  2026년에는 MW급 확장이 가능한 연료전지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에스퓨얼셀은 지난 13일 국내 최초로 대만에 첫 제품을 수출했다.(사진=에스퓨얼셀)
에스퓨얼셀은 지난 13일 국내 최초로 대만에 첫 제품을 수출했다.(사진=에스퓨얼셀)

에스퓨얼셀은 국내 건물용 연료전지 판매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유럽, 일본, 대만, 인도, 미국을 주요 타깃 국가로 선정하고 각국의 시장 특성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으로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이다. 유럽의 경우 CE 인증을 기반으로 독일 시장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이미 2022년 9월에 국내 최초로 5kW급 건물용 연료전지(LNG 개질)의 유럽 CE 인증을 획득했고, 순수 수소용 제품 CE 인증도 확보할 계획이다. 

대만에서는 재난 대비용 전력 솔루션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13일 첫 제품을 출하한 이후 대만 내 영업 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두산퓨얼셀, 올해 추가 수주 가능할까? 

한국은 올해 1월 말 기준 약 1,105MW를 보급한 세계 최대의 연료전지 발전시장이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두산퓨얼셀이 해외시장 진출을 선도하고 있다. 2022년까지 총 106.76MW의 해외(중국)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021년 9월 국내 최초로 전북 익산공장에서 생산한 발전용 연료전지 1.76MW(440kW×4대)를 중국 광동성에 수출했다. 광동성 포산시 난하이 지역의 7개 동(400가구) 아파트와 1개 동 상업 건물에 전기와 냉·난방용 열을 공급하는 용도(분산형 전원)로 공급한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베이징, 산동 등 다수의 수소시범도시에 연료전지를 보급해 중국 연료전지 발전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광동성에 수출된 두산퓨얼셀의 440kW급 발전용 연료전지 제품 견본.(사진=두산퓨얼셀)
중국 광동성에 수출된 두산퓨얼셀의 440kW급 발전용 연료전지 제품 견본.(사진=두산퓨얼셀)

2022년 4월에는 중국 칭하이성 시닝시에 440kW급 11대(4.84MW)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중국 내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P2G(Power to Gas) 수전해 연계 그린수소 연료전지 발전 시범사업’에 활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4년 5월 31일 중국 업체(Zhejiang Beisen Hydrogen Science & Technology Co., Ltd)의 계약 발효 조건 미이행에 따른 계약 해지로 최종 무산된 바 있다.   

2022년 11월에는 중국 ZKRG Smart Energy Technology CO. Ltd에 대규모의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현지 합작회사(JV)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2026년까지 총 105MW(완제품 50MW, 부품 55MW)의 수소연료전지를 중국에 단계적으로 수출 중이다.  

그러나 2023년부터는 해외 추가 수주 실적이 없는 상황이다. 올해 다시 수출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두산퓨얼셀은 (주)두산의 100% 자회사이자 파트너사인 하이엑시엄과 함께 미국 데이터센터용 연료전지 수주에 집중하기로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3년 9월 GDS가 싱가포르에 구축하는 데이터센터 전력공급시스템으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공급·설치하는 사업을 수주했다.

2023년 11월에는 아일랜드 럼클룬에너지(Lumcloon Energy)와 신규 데이터센터에 연료전지를 공급하고, 태양광·수소·ESS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협력을 골자로 하는 MOU를 체결해 실제 수주 계약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개발한 데 이어 데이터센터와 같이 비상 전력이 필요한 건물에 활용할 수 있는 비상 발전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다. 

2023년 9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H2 MEET 2023’에 참가해 MW급 발전을 위해 개발 중인 연료전지시스템 ‘파워 유닛 모듈’ 콘셉트를 전시했다. 5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을 단위 모듈로 결합한 형태의 확장형 발전기 콘셉트 모델인 ‘파워 유닛 모듈’은 필요에 따라 여러 개의 연료전지시스템을 연결해 100kW, 1MW 등 요구되는 출력량에 맞춰 다양한 활용처에 공급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현대차는 국내·외 다양한 수소산업 관련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수소연료전지 발전기의 수요처를 발굴할 계획이다. 

비티이는 2024년 10월 처음으로 미국에 연료전지 발전기 2대를 출하했다.(사진=비티이)   
비티이는 2024년 10월 처음으로 미국에 연료전지 발전기 2대를 출하했다.(사진=비티이)   

비티이는 지난 2023년 9월 미국의 H2Strategics LLC와 50kW급 연료전지 발전기(GEN50)를 3년간 미국시장에 공급하는 총 46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연료전지 발전기 2대를 출하했다. 

H2Strategics는 GEN50을 주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장비로 활용하고, 와인양조장, 석류재배단지, 영화·드라마 촬영 현장, 광산, 공사장 등과 같은 전력망 연결이 어려운 지역에 공급할 계획이다.  


연료전지 수출 적극 지원 필요 

정부는 2022년 11월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확정한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 전략’을 통해 해외진출 유망분야 수출산업화 대상으로 수소 모빌리티, 발전용 연료전지, 수전해, 액화수소 운송선, 수소충전소 등 5대 분야를 선정한 바 있다.

이어서 산업부와 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는 2023년 3월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연료전지 수출산업화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2030년 연료전지 수출물량 누적 1GW, 수출액 누적 30억 달러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연료전지를 주전원으로 활용하는 데이터센터 시범사업을 검토하고, 수도권 산단 신설 시 분산형 연료전지 설치를 유도할 예정이다. 야전용 이동식 발전기 개발 등 방위산업과 연계한 신규 수요처 발굴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연료전지 업계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연료전지 제조사의 관계자는 “기업들의 기술개발, 시장 발굴 노력과 함께 정부가 발표한 연료전지 수출산업화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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