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수소를 활용한 제철 기술 실증에 나섰다. (사진=스위스스틸그룹)
철강업계가 수소를 활용한 제철 기술 실증에 나섰다.(사진=스위스스틸그룹)

철강업계가 탈탄소 전환을 위해 수소 기반 제철 기술 실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직접환원철(DRI), 열처리 공정 연료 대체까지 다양한 방식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상용화 단계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공동 연구 프로젝트 ‘하이드림스(HYDREAMS)’를 통해 수소 연소 기반 제강 기술을 실증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3년 4월부터 2027년 9월까지 진행되며, 2032년까지 연간 450만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목표로 한다. EU는 장기적으로 23개국 500개 제강소에 기술 확산을 추진한다.

스위스스틸그룹은 재가열로와 소둔로 공정에서 수소연소 기술을 실증 중이다. 현재까지 제작한 13개 강종 시제품은 천연가스 기반 제품과 성능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반가공 주조품인 블룸(Bloom) 제조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2026년부터 단조봉과 코일 공정으로 실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실증 과정에서 질소산화물(NOx) 배출, 내화물 수명 단축, 열분포 불균일성 등도 점검한다.

스위스스틸그룹의 자회사 우기텍(Ugitech)은 프랑스의 수전해 기업 라이프(Lhyfe)와 손을 잡았다.  라이프는 30MW급의 재생 전력을 활용해 하루 최대 12톤 규모의 그린수소를 우긴 제철소에 공급할 계획이다.

우기텍은 연간 20만 톤 강재 생산 시 약 1만6,000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 사부아에 있는 우기텍의 우긴(Ugine) 제철소.(사진=Lhyfe)
프랑스 사부아에 있는 우기텍의 우긴(Ugine) 제철소.(사진=Lhyfe)

스웨덴의 특수강 제조업체인 오바코(Ovako)도 올해 3월 박스홀름 공장에 수소 연소도 가능한 신형 열처리 설비를 도입했다. 이 설비는 기존 대비 에너지 소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오바코는 2023년 호포스 제철소에 설치한 20MW 알칼라인 전해조에서 생산한 하루 8톤 규모의 수소를 압연 공장의 철강 가열 공정에 활용하고 있다.

한·중·일 수소 제철기술 실증 박차

아시아 주요 철강사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하이렉스(HyREX)’ 기술을 개발한다. 현대제철도 직접환원철(DRI)·수소 기반 고체환원 기술을 개발 중이다.

슬라브를 압연해 코일을 만드는 열연공정.(사진=포스코)
슬라브를 압연해 코일을 만드는 열연공정.(사진=포스코)

정부는 관련 연구개발 지원을 국정과제에 담았고,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 106명이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을 공동 발의해 녹색철강특구 지정과 정부·지방자치단체 직접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일본제철은 2008년부터 COURSE50 프로젝트를 통해 고로에서 발생한 수소를 환원제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2026년 1월 일본제철 기미츠 제철소 2고로에 적용될 예정이다. 후속 사업으로 DRI 공정 중에 가열식 수소를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인 Super COURSE50 기술을 개발한다.

중국은 수소 기반 DRI 기술을 이미 상업화 단계에 올려놓았다. 바오우철강, 안강철강, HBIS 등이 수소를 투입해 그린스틸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HBIS는 월 1만 톤 규모의 그린스틸을 이탈리아에 수출할 계획을 밝혀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