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올해 수소승용차 구매 보조금 예산을 삭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형 넥쏘 프로모션이 힘을 받으면서 8월에만 5,000대에 가까운 계약이 이뤄졌다.
프로모션으로 구매 부담이 낮아진 상황에서 정부 예산 삭감으로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소비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남은 보조금이 많지 않아 일부 소비자는 내년에 차량을 인도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환경부 예산 삭감
환경부는 지난 7월에 통과한 ‘2025 제2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라 수소승용차 구매 보조금 예산을 832억5,000만 원 삭감했다. 수소차 보급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예산 집행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3,700대 분에 달하는 예산을 삭감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넥쏘 판매량은 1,726대로, 환경부가 설정한 올해 수소승용차 보급대수 1만1,000대의 약 16%에 불과했다. 지난 6월 신형 넥쏘의 판매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2,000대를 넘기지 못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환경부는 수소승용차 구매 보조금 예산을 삭감했고 올해 수소승용차 보급대수는 7,300대에 그칠 예정이다.
정부가 예산을 삭감할 정도로 다소 침체됐던 수소승용차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8월 초에 시작된 프로모션이 그 전환점이 됐다.
프로모션 효과 작용
업계에 따르면 신형 넥쏘의 8월 계약대수는 4,825대로, 631대를 기록한 7월보다 무려 8배나 급증했다.
이로 인해 신형 넥쏘가 출시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집계된 계약 대수는 6,767대로, 1세대 넥쏘가 출시 후 3개월 동안 기록한 1,500여 대보다 4배 이상 많다.
이는 현대차가 지난 8월부터 운영 중인 프로모션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신형 넥쏘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구매 부담을 낮추는 ‘넥쏘 이지 스타트’라는 프로모션을 운영하고 있다.
신형 넥쏘는 1세대 넥쏘의 완전변경 모델인 만큼 기존보다 판매가격이 많이 올랐다.
신형 넥쏘의 기본가격은 7,644만 원(세제혜택 적용 시)으로, 2024년형 1세대 넥쏘(6,950만 원)보다 694만 원 증가했다. 정부 보조금인 2,250만 원과 지자체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기본가격 기준으로 3,894만 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가뜩이나 수소 충전에 대한 불만이 높아 소비자들이 넥쏘 구매를 망설이는 상황에서 높은 가격으로 신차 판매가 지지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넥쏘 이지 스타트’ 프로모션이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해당 프로모션은 차량 가격의 절반가량을 중고차 가격으로 미리 보장해 할부금을 유예하고 나머지 금액과 이자만 내는 혜택에 2년 치 수소충전비용을 지원한다. 여기에 다른 신차 구매 프로그램의 혜택까지 받으면 신형 넥쏘의 구매 부담을 더 낮출 수 있다.

일부는 내년에 받을 수도
다만 보조금 예산이 제한적이라 9월 이후에는 그 추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7월과 8월에 각각 1,001대와 1,203대를 판매했다. 넥쏘 월 판매량이 1,000대를 넘긴 것은 1,096대를 기록한 2022년 11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보조금 예산 삭감으로 올해 수소승용차 보급대수가 7,300대로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4,371대 분이 남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8월에만 4,800여 대가 계약됐기 때문에 9월 안에 올해 계약물량이 조기에 마감될 가능성이 있다.
또 현대차가 신형 넥쏘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생산이 지연될 경우 출고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환경부는 2026년도 무공해차 보급 예산으로 2조2,825억 원을 책정했다. 올해보다 194억 원 증가했다.
환경부는 인프라펀드, 구매융자, 안심보험 등 무공해차 금융지원 패키지와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지원금 제도를 신설하며 친환경차 보급을 촉진할 계획이다.
수소차의 경우 올해 판매실적과 정책 방향에 따라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