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이 해운업 탈탄소화 흐름 속에서 암모니아 벙커링 실증 경쟁에 나섰다.
한·중·일이 해운업 탈탄소화 흐름 속에서 암모니아 벙커링 실증 경쟁에 나섰다.

해운업계의 탈탄소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암모니아가 차세대 친환경 해상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이 공급 시스템(벙커링, Bunkering) 기술 실증과 제도 정비에 착수하면서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일본은 세계 최대 벙커링 허브인 싱가포르에서 ‘선박대 선박(Ship To Ship, STS)’ 암모니아 벙커링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싱가포르는 국제 해상 물류 중심지로,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일본의 종합상사인 이토추는 2027년 9월 실증용 벙커링선 투입을 목표로 미쓰이 OSK 라인(MOL), 사사키 조선, 이즈미 제철소와 손을 잡았다. 

이토추는 MOL과 손을 잡고 암모니아 벙커링선 개발에 나선다.(사진=이토추 종합상사)
이토추는 MOL과 손을 잡고 암모니아 벙커링선 개발에 나선다.(사진=이토추 종합상사)

이토추는 MOL과 암모니아 추진 선박 상용화를 위한 공동개발계약(JDA)을 맺었고, 사사키 조선에 5,000㎥급 벙커링선 건조를 맡겼다. 건조 계약은 이토추의 싱가포르 자회사 클린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CABS)이 체결했으며, 이즈미 제철소가 선상 암모니아 탱크 플랜트를 만든다.

이토추는 싱가포르 실증에 이어 스페인 지브롤터 해협, 이집트 수에즈 운하 등 주요 국제 물류 거점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은 자국의 암모니아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영선사 중국해운(COSCO Shipping)은 지난해 12월 다롄에서 암모니아 벙커링을 했다. 올해 7월에는 엔비전에너지(Envision Energy)가 생산한 그린암모니아로 같은 지역에서 벙커링에 성공했다.

유럽연합(EU)도 해상연료 전환 펀드를 활용해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등 주요 항만에서는 실증 사업이 본격화됐다.

로테르담항에서는 한국의 KSS해운이 지난 4월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KSS해운의 3만8,000CBM(Cubic Meter)급 LPG·암모니아 운반선 두 척을 투입, 800CBM 규모의 암모니아를 STS 방식으로 2시간 만에 이송했다. 이번 실증의 성공으로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5월 2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 암모니아 벙커링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따른 기대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울산시)
김두겸 울산시장이 5월 2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 암모니아 벙커링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따른 기대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울산시)

한국, 울산 규제자유특구서 벙커링 실증

조선 강국인 한국도 기술 실증에 착수했다. 정부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상 불가능했던 해상 벙커링을 규제자유특구 제도로 허용했다. 울산이 지난 5월 해상 벙커링 기술 실증 특구로 지정되면서 2027년 말까지 국비 등 160억 원 상당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암모니아 벙커링 실증에는 HD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울산대학교, 울산테크노파크 등 23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한다. 탱크로리 차량에서 중대형 선박으로 안전하게 암모니아를 공급하는 기술과 기자재 실증을 진행한다.

이번 사업은 기반 조성, 실증 연구개발, 사업화 지원 단계로 나뉘며, 성과에 따라 2년 더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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