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H2)는 지구상에서 원자 두 개가 화학결합된 분자 상태로 존재하며, 한 개 이상의 원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분자 중 크기가 가장 작고, 가장 가볍고, 대부분의 물질과 상온 상압 하에서 결합력이 매우 적으며, 부피 대비 밀도가 매우 낮다. 수소는 대기압 하에서 액화되는 온도가 –253℃로 매우 낮아 수소전기차용으로는 350~700기압 하에서 압축된 기체 상태로 탄소복합체 용기에 저장된다. 

수소는 산소와 반응해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에서 온난화 기체를 생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 과정에 그린수소를 사용하면 이상적인 청정 에너지가 될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수소전기차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자동차를 대체할 중요한 운송 수단으로 보급 과정에 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승용차 ‘넥쏘’를 보급 중이며, 2022년에는 트럭에 적용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독일에 수출했다. 

또한 스위스의 스타트업인 Sirius Aviation은 독일의 BMW와 함께 2025년 시험 운행을 목적으로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는 수소 제트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 도요타(일본) 등은 수소 내연기관을 상용화 하려는 연구도 하고 있다. 

전 세계는 회색 수소에서 탄소 포집·이용·저장(CCUS) 기술을 활용하는 블루수소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주로 포집·저장(CCS)에 집중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다시 화학에너지로 전환해 ‘이용’하는 문제는 경제적 측면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는 2024년부터 풍력발전을 이용해 하루에 600kg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그린수소를 대량 생산하고, 이를 산업 전반에 널리 이용하는 시대를 맞기엔 아직 기술과 경제성 등에서 시간이 필요하다. 

앞서 기술한 수소의 특유한 성질로 인해 수소는 저장용기나 이를 폐쇄적 상황에서 이동시키는 관에서 새어 나오기가 매우 쉽다. 이렇게 새어 나온 수소는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 백금이나 스파크 등의 존재 하에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면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성질이 있다. 역사적으로는 1937년 독일에서 출발해 대서양을 건넌 힌덴부르크 비행선이 목적지인 미국 뉴저지주 상공에서 폭발한 유명한 사건은 수소의 이런 성질들이 동시에 관여해 발생한 일이다. 

이처럼 수소는 생산 후 운반·저장되는 과정에서 일부가 대기 중으로 새어 나온다. 누출량과 누출 속도는 세계기술규정(GTR; Global Technical Regulations), 미국자동차공학회(SAE;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등의 국제적 표준에 의해서 엄격히 제한하도록 되어 있으며, 수소전기차의 경우 규정보다 훨씬 적은 양의 누출이 일어나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런데 기존의 수소 가치사슬에서는 이 누출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그 결과가 전세계적으로 성장 과정에 있는 수소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현재 대기 중 수소의 양은 매우 작아 530ppbv로 추측되는데, ppbv는 10억분의 1에 해당하는 매우 작은 단위이다. 

이와 관련해 2023년 지구물리학유체역학연구소(GFDL; Geophysical Fluid Dynamincs Laboratory) 등 5개 연구기관이 서로 다른 지구 대기화학 모델을 이용해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 중 수소의 농도가 높아지면 간접적인 온난화 효과가 현재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적으로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GFDL 모델은 대기, 대양, 기후를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태양, 화산 활동 등의 자연적 요인부터 온난화 기체나 토지 이용 등의 인위적 요인까지 기후변화에 미치는 효과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또 1990년 이래 UN 산하 기관에서 기후변화를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이 5개 연구기관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나타내는 지수를 평균한 것을 GWP(Global Warming Potential) 100으로 정의했는데, 그 결과 1kg의 수소 방출이 100년 동안에 걸쳐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초래하는 온난화의 11.6배에 해당하는 매우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번 계산의 특징은 지표면 수소의 농도 증가에 따른 메탄, 수증기, 오존 등의 농도 변화를 대기권뿐만 아니라 성층권까지 고려했다는 점이다. 이런 결과는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인 UNFCC(UN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에서 공식적으로 보고되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소의 누출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UN 등 국제적 차원에서 수소 누출의 양을 추적하고, 이를 규제하는 새로운 국제 규약을 수립하고자 하는 움직임에 대비해야 한다. 

대규모 수소저장시설의 경우 하루에 누출되는 양이 수소전기차에 비해 훨씬 더 많을 것이며, 누출 총량은 저장 시간에 비례할 것이다. 수소의 성질로 인해 누출은 밸브, 이음새뿐만 아니라 용기의 미시적 손상에 의해서 용기의 벽을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설에 대한 누출의 양을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방법을 구체화하고, 적절한 시기에 용기를 새로 교체해주어야 할 것이다. 

최근 유럽의 기후 연구기관인 C3S는 2024년에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이미 1.6도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수소경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누출이라는 뜻하지 않은 또 다른 도전을 받는다 할지라도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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