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컨소시엄, 블루수소용 탄소 포집·액화 공정 시설 준공
평택 수소생산기지와 연계···연 3만 톤 CO₂ 처리
고효율 포집 공정과 액화탄산설비 적용해 경제성 높여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국내 최초로 블루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핵심 기반을 평택에 구축했다.
특히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액화해서 탄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돼 블루수소의 경제성을 높일 방안을 제시했다.
CCU 기술 고도화
정부는 국내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이하 CCU)을 고도화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중장기 CCU R&D 로드맵을 수립했다. 로드맵은 네 가지 추진전략을 바탕으로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춘 CCU 상용제품을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 포집 분야 중 산업 공정가스 포집은 수소, 석유화학, 철강·시멘트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각 부처는 로드맵에 따라 여러 CCU 기술개발 국책과제를 내놓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규모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하이브리드식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공정의 최적화 및 실증’을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약 35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하루 100톤가량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하는 공정을 개발한 후 현장 실증을 거쳐 연간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할 수 있는 상용급 공정 설계를 제작해 기술 내재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를 현대건설이 주도하고 현대자동차, 롯데케미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수주했고, 3년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 15일 평택에 상용시설을 준공했다.
하이브리드 기술로 경제성·효율 극대화
평택 LNG 인수기지에 들어선 이 시설은 인근에 있는 2곳의 수소생산기지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액화탄산으로 전환하는 공정을 기반으로 한다. 이산화탄소를 포집·액화할 수 있는 양은 연간 3만여 톤에 이른다.
2곳의 수소생산기지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일일 7톤급 기지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일일 15톤급 기지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해당 시설과의 연계로 그레이수소에서 블루수소로 전환된다.
이 시설의 핵심은 습식 공정과 분리막 공정을 결합한 신개념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판매하기 위해선 순도가 95% 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높은 효율(90% 이상)로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습식 공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습식 공정은 흡수제를 가열해 처리 대상 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식이라 불필요한 가스로 인해 처리 대상 가스의 총 부피가 커질수록 에너지 소모가 커진다. 이는 운영비 상승 요인이 된다.
이를 보완하고자 분리막 공정을 결합했다. 분리막 공정은 기체 분자들이 분리막을 통과하는 선택적 투과 원리와 압력차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 이 원리를 활용하면 처리 대상 가스 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12%에서 최대 30%로 높일 수 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습식 공정의 처리 대상 가스 총 부피가 줄어든다. 이로써 용매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향상돼 용매를 재생하기 위한 열에너지 소모가 감소한다. 공정을 위한 장치 크기를 줄일 수 있어 설비 투자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컨소시엄은 이를 바탕으로 1단계 분리막 공정에서 배가스 전처리 및 이산화탄소 농축을 진행한 후 2단계 습식 공정에서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방식으로 포집 공정을 개발했다.
여기에 압력변동흡착 포집 공정도 추가하려 했으나 고압이 수소생산시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제외했다. 이 공정은 기체를 고체 흡착제에 선택적으로 흡착시킨 후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들어 흡착된 기체를 탈착시켜 분리·포집하는 기술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실증시설에 포함된 액화설비로 이동해 액화탄산이 된다. 이때 사용되는 냉열은 인근에 있는 LNG 인수기지에서 공급된다. 하루 생산량은 약 55톤이다.
액화탄산 판매는 해당 시설을 상업 운전하는 에니스(前 이도)가 담당한다.
에니스는 액화탄산을 용접용 가스, 식음료용 가스, 스마트팜용 가스 등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해당 시설에 구축한 드라이아이스 생산시설에도 공급해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드라이아이스를 판매할 예정이다.
아울러 에니스는 해당 시설에 적용된 원천기술을 운영 중인 여러 환경사업장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에니스는 현재 경북 영천과 충남 논산에서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반입정화시설 2곳과 폐기물 종합재활용시설 1곳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증시설 구축으로 그레이수소를 블루수소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고 블루수소 및 CCUS의 경제성 확보, 국산화 가능성을 입증했다”라며 앞으로 추진될 블루수소 프로젝트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