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의 성장 기반은 기술 혁신에서 비롯된다. 토토 사이트는 불철주야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국내 연구진의 성과를 모아 H2-Tech 코너에 소개한다.

켄텍, 이산화탄소 없는 청록수소 생산 공정 개발

이영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신개념 청록수소 생산 공정.(사진=켄텍)
이영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신개념 청록수소 생산 공정.(사진=켄텍)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이하 켄텍)의 이영덕 교수 연구팀은 한국기계연구원과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새로운 청록수소 생산 공정을 개발했다.

기존 청록수소 생산 공정은 에너지를 과다하게 공급해야 하므로 공정을 단독으로 운영할 경우 경제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메탄 열분해를 이산화탄소 개질 공정과 연계하고 열공급 수단으로 순산소 연소기술을 이용하는 새로운 청록수소 생산 공정 개념을 제시했다.

순산소 연소기술은 연료 연소 시 공기 대신 순수한 산소를 사용해서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만 배출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순수한 산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소 온도가 높고, 공기 중 질소를 가열하는데 사용되는 에너지가 절감돼 연소 효율이 높아진다.

이 공정을 이용하면 청록수소와 함께 고체탄소를 생산할 수 있고 공정 내부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자체적으로 개질해 일산화탄소로 변환함으로써 메탄올, 플라스틱 원료 등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

또 주어진 에너지원이 주변 환경과 열역학적 평형 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얻을 수 있는 최대 유용한 일의 양을 분석한 결과 효율은 82.88%에 달했으며, 균등화 수소생산비용 분석과 민감도 분석을 통해 기존 시스템 대비 20~70%의 수소생산 비용 절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신개념 공정이 경제성과 국내수급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청정수소 생산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제주대·영남대·이화여대, 초음파 활용 그린수소 촉매 개발

초음파 기반 차세대 그린수소 촉매 개발 연구 개념도(사진=제주대)
초음파 기반 차세대 그린수소 촉매 개발 연구 개념도(사진=제주대)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박경순 교수 연구팀은 영남대, 이화여대와의 협업을 통해 초음파를 활용한 전기화학적 증착 공정을 통해 전이금속 기반 고효율 촉매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 과정인 수전해 반응에서 높은 에너지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초음파를 활용해 촉매의 나노구조 형성과 전하 전달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메탄올 산화 반응(MOR)을 도입해 기존 수전해 과정에서 높은 과전압의 원인이었던 산소발생반응(OER)을 대체함으로써 전체 수전해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메탄올 산화 반응은 메탄올이 산소와 반응해 포름알데하이드, 포름산, 일산화탄소,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산화탄소로 전환되는 복잡한 다단계 유기화학 반응이다. 이는 C-H 및 C-O 결합이 끊어지면서 여러 중간체가 형성되고, 촉매의 종류와 반응 조건에 따라 다양한 생성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전이금속 코발트 인산화물 기반 촉매를 초음파 기반 전기화학 증착법으로 합성했다. 이를 통해 촉매 표면적 극대화, 전하 이동 향상, 내구성 증진 효과를 확인했다.

최적화된 촉매는 수소발생반응(HER), 산소발생반응(OER), 메탄올 산화반응(MOR)에서 뛰어난 활성을 보였고, MOR을 함께 적용한 하이브리드 전해조 구동 시 1.47V의 낮은 전압에서도 수소생산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박경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해수 전해 및 저비용 수소생산을 위한 촉매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POSTECH·서울대, 태양열만으로 수소 생산하는 물질 발견

고속대량 스크리닝을 통한 고효율 수소 생산 사이클 개발 모식도.(사진=POSTECH)
고속대량 스크리닝을 통한 고효율 수소 생산 사이클 개발 모식도.(사진=POSTECH)

POSTECH의 기계공학과 진현규 교수, 이동규 박사 연구팀과 서울대의 재료공학부 정인호 교수, 남준현 박사 연구팀은 열에너지만으로 청정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특정 산화물 물질이 열을 받으면 산소를 내보내고 식으면 물에서 산소를 빼앗아 되돌리는 과정을 반복해 수소를 생산하는 ‘열화학적 수소 생산 기술’이 어떤 원소를 넣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 최적의 원소 비율과 반응 온도는 어떻게 되는지 찾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열역학 원리를 바탕으로 한 대용량 데이터베이스와 고속 계산 기술을 결합해 ‘고속 대량 스크리닝’ 방법을 개발했다. 이를 사용하면 1,000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조건을 24시간 만에 분석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방식보다 무려 7,000배 이상 빨라진 것이다.

이렇게 걸러낸 유망한 후보 물질들을 실제 실험실에서 직접 만들어 성능을 확인한 결과 ‘(MgMnCo)0.65Fe0.35Oy’이라는 복잡한 이름을 가진 새로운 물질을 발견했다.

이 물질은 마그네슘, 망간, 코발트, 철 등 여러 금속이 절묘한 비율로 섞여 만들어진 복합 산화물로, 열에너지 변환 효율과 원자당 수소 생산량 등 지표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AI만으로는 설계가 어려운 복잡한 산화물 소재를 계산과학적 데이터베이스로 단기간에 찾아낸 좋은 사례이자 새로운 수소생산 물질을 찾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기술 상용화에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태양열 청정수소 생산뿐만 아니라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메탄 개질 공정, 폐배터리에서 귀중한 금속을 회수하는 배터리 재활용, 철강 제조 과정의 금속 산화·환원 공정 등에서도 온도와 가스 조건에 따라 최적의 물질을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게 됐다.

경상대, 저온 폐열 활용 높이는 고성능 암모니아 흡착제 개발

브로민화 나트륨(NaBr)이 함유된 공유결합 유기 골격 에어로젤(NaBr@COFAs)의 저온 탈착 성능을 보여주는 그래픽.(그림=경상대)
브로민화 나트륨(NaBr)이 함유된 공유결합 유기 골격 에어로젤(NaBr@COFAs)의 저온 탈착 성능을 보여주는 그래픽.(그림=경상대)

경상국립대학교의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김덕종 교수 연구팀은 저온 열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흡착식 히트펌프와 열화학식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고성능 암모니아 흡착제를 개발했다. 

흡착 기반의 열에너지 관리 시스템에서 흡착제에 흡착된 작동 유체를 낮은 온도에서도 효율적으로 탈착시키는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저온 탈착 성능이 우수해야 40℃와 같이 낮은 온도의 폐열을 흡수하여 시스템을 구동하고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작동 유체를 순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발된 브로민화 나트륨(NaBr)이 함유된 공유결합 유기 골격 에어로젤(NaBr@COFAs)은 이러한 저온 탈착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 신소재는 0.82g/g의 높은 작동 용량을 달성하며 기존 최고 성능 흡착제(0.60g/g) 대비 35.4%나 향상된 성능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능 향상은 NaBr과 다공성 공유결합 유기구조체(COF) 에어로젤의 시너지 효과 덕분이다. 

NaBr의 Na+는 암모니아 분자의 질소 원자와 배위결합을 형성하고, Br−는 수소 결합을 강화하여 암모니아를 안정적으로 잡아두는 동시에, 에어로젤의 다공성 구조가 원활한 암모니아 이동을 가능하게 해 빠른 흡탈착을 돕는 메커니즘이다. 이를 통해 반복적인 사용에도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김덕종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신소재는 저온 열원을 활용하는 흡착 기반 열에너지 관리 시스템의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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