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의 성장 기반은 기술 혁신에서 온다. 토토 사이트는 불철주야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국내 연구진의 성과를 모아 H2-Tech 코너에 소개한다.
한국기계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수소 충전 시 온도가 상승하는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과 강원대·부산대·생기연팀은 각각 태양광 기반 수소생산기술의 효율성을 높일 기술을 선보였다.
기계연, 세계 최초 고압수소 충전 시 온도상승 방지기술 개발

한국기계연구원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 원전기기검증연구실 김대환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고압수소 충전 중 충전탱크 온도 상승 방지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수소 충전 방식은 충전 중 온도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영하 40℃로 냉각된 수소를 주입한다. 이 방식은 충전 시간이 길고 추가 냉각 장치가 필요해 인프라 구축 및 운용 비용이 증가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비압축성 유체를 활용해 충전 과정에서 온도상승 자체를 원천적으로 방지해 냉각 시스템 없이도 안정적인 충전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충전 전 수소탱크 내부에 비압축성 유체(물)를 주입하고 충전이 진행됨과 동시에 유체를 회수해 탱크 내부에서 수소가 단열 압축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를 통해 충전 과정에서 수소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을 억제하며 이에 따른 충전용기 내부의 압력증가도 억제해 더 빠르고 효율적인 수소 충전이 가능하다.
또 기존 방식 대비 충전 속도를 높이면서도 온도상승을 억제할 수 있어 수소모빌리티 이용자의 편의성과 충전 인프라 운용자의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현행 충전 인프라에 요구되는 고성능 냉각 장치 없이도 적용할 수 있어 설비 구축 및 운영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아울러 충전 탱크 내부 부품의 열화 방지로 인해 장기적인 내구성이 증대돼 수소모빌리티 및 충전 인프라의 유지보수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연구팀은 350bar급 수소 충전 모사 시험을 통해 실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수소 충전 시 탱크 내부 온도상승을 5℃ 이내로 억제할 수 있으며, 수소 냉각 없이 충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연 김대환 책임연구원은 “해당 기술은 기존 수소 충전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소 충전 인프라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기술이다. 차량뿐만 아니라 대용량 용기를 사용하는 선박, 열차, 군용차 등 다양한 수소모빌리티에도 활용할 수 있는 지 검토 중”이라며 “수소경제 활성화와 글로벌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기술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UNIST, 사탕수수 찌꺼기로 수소 만드는 기술 개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욱·서관용 교수팀과 신소재공학과 조승호 교수팀은 사탕수수 찌꺼기에서 나온 바이오매스와 실리콘 광전극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효율적인 태양광 수소생산기술을 실현하기 위해선 결정질 실리콘의 높은 광전류를 활용하면서 낮은 광전압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 사탕수수 찌꺼기에서 나오는 물질인 푸르푸랄(Furfural)을 이용하기로 했다.
푸르푸랄은 사탕수수 찌꺼기에서 나오는 바이오매스 유래 물질로, 구리전극에서 산화되면서 수소가 나오고 남은 물질은 고부가가치 물질인 푸로산(furoic acid)으로 바뀐다. 푸르푸랄의 산화 반응을 활용하면 기존 물 산화 반응(1.6V)의 16분의 1수준인 0.1V 전압에서 효율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연구팀은 푸르푸랄 산화 반응이 적용된 양극과 물 환원 반응이 적용된 음극으로 구성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문제는 결정질 실리콘 광전극은 많은 전자를 만들 수 있어 수소생산에 유리하지만 생성되는 전압은 낮아 외부 전원 없인 단독으로 수소생산을 일으키기 어렵다.
연구팀은 반대쪽에서 푸르푸랄이 산화되는 반응을 일으켜 시스템의 전압 균형을 맞춰 문제를 해결했다. 결정질 실리콘 광전극 소재의 장점인 높은 광전류 밀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체 시스템의 전압 부담을 줄여 외부 전력 없이도 수소가 생산되도록 했다. 광전류 밀도는 단위면적을 통과하는 전자의 흐름양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소생산 속도와 직결된다.
또 이 시스템은 후면전극형(IBC) 구조를 활용해 광전극 내부에서 발생하는 전압 손실을 줄였으며, 광전극을 니켈 호일과 유리층으로 감싸 전해질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장기적인 안정성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시스템은 일반적인 광전기화학시스템보다 2배 빠른 1.4mmol/cm²·h의 생산 속도를 기록했다. 1.4mmol의 수소는 약 31mL의 양이다. 이는 미 에너지부(DOE)가 제시한 상용화 기준인 0.36mmol/cm²·h보다 4배가량 많은 수치다.
실리콘 광전극이 물속에 잠긴 구조는 자체 냉각 효과를 제공해 외부 연동형 구조보다 효율과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외부 연동형 구조는 물을 분해하는 전기를 생산하는 전지와 물 분해돼 수소가 나오는 전해조가 각각 구분된 형태를 말한다.
장지욱 교수는 “이번 기술은 태양광 기반 수소생산 속도가 미 에너지부의 상용화 기준보다 4배 높아 태양광 수소의 경제성을 높이고 화석연료 기반 수소 생산 기술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북대, 수소생산 효율 2배 높은 초친수성 전극 개발

경북대학교 화학과 최상일 교수팀은 기존 상용 전극보다 수소 생산 효율을 2배 높인 초친수성 전극을 개발했다.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에 주로 적용되는 ‘니켈-철 나노입자 촉매’는 물과 친하지 않은 소수성 전극에 부착돼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AEM 수전해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전극 표면에 기포가 쌓이는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초친수성인 ‘티타늄 산화물 나노튜브’ 위에 ‘다공성 니켈-철 나노입자’를 전착해 초친수성 전극을 제작했다. 이 전극은 전해질이 쉽게 달라붙어 물을 전기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와 산소 기포를 신속하게 제거해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인다.
해당 전극을 적용한 AEM 수전해를 가동한 결과 1.80V의 전압에서 1.67A/cm²의 높은 전류 밀도로 기존의 상용 전극보다 2배 이상의 수소 생산 성능을 보였다. 여기에 80°C의 가혹한 구동 환경에서 1,5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연구팀은 티타늄 산화물 나노튜브가 보유한 초친수성 특성이 수소 생산 성능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상일 교수는 “지금까지는 수전해 성능 향상을 위해 주로 촉매 자체의 활성도를 높이는 연구에 집중됐다. 그러나 촉매를 부착하는 전극 소재의 화학적 특성이 반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연구도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는 초친수성 전극 소재의 성질을 최적화해 수소 생산 성능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국내 수전해 기술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산업계와 협력해 실제 적용 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원대·부산대·생기연, 태양광 수소생산 효율 높이는 공간 기술 개발

강원대 화공·생물공학부 화학공학전공 엄한돈 교수, 부산대학교 남기민 교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민준 박사는 기존 광전기화학셀(PEC)이 지닌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설계 전략을 제시해 태양광 수소 생산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연구팀은 기존 실리콘 광전극에서 ‘광흡수’와 ‘촉매 활성’ 간 기능 충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간 분리 전략(Spatial Segregation)’이라는 혁신적 접근법을 개발했다. 이는 광흡수와 촉매 반응 기능을 공간적으로 분리해 각각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정밀하게 설계된 촉매 와이어를 테이퍼형 마이크로와이어 배열로 감싸는 새로운 구조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빛의 흡수를 극대화하고 반사 손실을 최소화해 96.5%의 높은 광흡수율을 달성했다. 동시에 촉매 활성화 반응의 효율도 크게 향상시켰다.
이번 연구는 그린수소 생산의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향후 다양한 태양에너지 전환 응용 분야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내구성 향상 및 상용화 가능한 대량 제조 공정 개발을 통해 기술 확산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엄한돈 교수는 “이번 연구는 태양광 수소 생산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제어된 습식 에칭과 선택적 촉매 증착 기술을 통해 정밀 구조를 구현함으로써, 향후 대량 생산에도 적용할 가능성을 열었다”라고 밝혔다.
- [H2-TECH] 수소·암모니아 생산성 높일 신개념 기술 개발
- [H2-TECH] 청정수소 생산 촉진할 신개념 촉매 개발 잇따라
- [H2-Tech] 수소모빌리티 활성화 이끌 혁신기술 개발
- [H2-Tech] 저장성능 높인 수소저장합금 소재 등 신기술 개발
- '냉각 없이 충전' 기계연, 수소충전 온도상승 방지기술 개발
- [H2-TECH] 폐알칼리수, 정제없이 수전해로 수소 만든다 外
- [H2-TECH] KIST, 상온서 초음파로 고성능 연료전지 촉매 제조기술 개발 外
- ‘스티로폼, 수소운반체 되다’ UNIST, 신개념 LOHC 개발
- [H2-TECH] 청정수소 생산 위한 공정기술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