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PT가 개발 중인 중형급 수소전기트럭.(사진=도요타)
CJPT가 개발 중인 중형급 수소전기트럭.(사진=도요타)

일본은 한국과 함께 수소전기차 시장을 개척했다. 그러나 역내 수소상용차 시장은 거의 전무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수소기본전략에 따라 수소상용차를 2030년까지 소형트럭 최대 2만2,000대, 대형트럭 5,000대, 버스 1,200대 보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연료전지 상용차 도입 지원을 위한 ‘중점지역 선정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수소사회추진법에 따라 수소 수요가 많고 수소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지역을 수소상용차 보급 거점으로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선정된 지역은 일본 최대 물류 및 경제 중심지인 도쿄도 간토를 비롯해 도요타 본사가 있는 아이치현 주부, 수소에너지 공급망 구축 거점인 후쿠시마현 도호쿠 등 총 6곳이다. 이들은 1kg당 700엔 수준의 연료비 지원, 수소충전소 집중 구축, 초기 수요 창출 등을 통해 보급을 촉진한다.

이 밖에도 일본 정부는 수소상용차 구매, 충전소 구축, 연료비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상용차에 필요한 대용량·고속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충전소의 대규모화 및 다용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지난 5월까지 보급된 수소상용차는 160여 대에 불과하다. 이 중 100여 대가 도요타의 10m급 수소전기버스 소라(Sora)이며, 나머지는 실도로 테스트를 위해 제작한 실증차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딘 수소차 개발 속도, 충전인프라 부족, 높은 구매 비용 등으로 인해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에 신규 수소상용차가 대거 출시되면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도요타의 상용차 자회사인 히노자동차는 지난 10월 24일 일본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트럭인 ‘히노 프로피아 Z FCEV’를 출시했다.

히노가 출시한 수소전기트럭 ‘히노 프로피아 Z FCEV’(사진=히노)
히노가 출시한 수소전기트럭 ‘히노 프로피아 Z FCEV’(사진=히노)

이 트럭은 히노의 대형트럭인 프로피아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도요타의 2세대 연료전지 스택 2개를 기반으로 한 추진 시스템, 총 50kg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700bar급 용기 6개 등이 탑재됐다. 1회 완충 시 주행가능거리는 약 650km다. 시스템 총출력은 공개되지 않았다.

연료전지와 저장용기를 탑재하면서도 화물 적재 공간과 적재량을 최대화하기 위해 섀시를 재설계했다. 그 결과 총중량은 약 25톤, 최대 적재량은 11.6톤이다. 또 히노는 물류 파트너사들과 함께 40만km 이상의 주행 시험을 거쳐 내구성과 실용성을 검증했다.

아울러 도요타, 이스즈, 히노의 합작회사인 CJPT는 2020년대 후반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중소형 상용차를 개발하고 있다. 차량은 이스즈와 히노의 중소형 상용차 플랫폼에 도요타의 CASE 기술(커넥티드, 자율주행, 공유, 전동화)과 연료전지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수소엔진을 탑재한 차량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주요 상용차 개발에 참여한 도요타는 각 차량에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은 핵심 소재와 셀 구조를 개량해 내구성이 2세대보다 2배, 연료효율성은 1.2배 향상됐다.

도요타는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수소전기차를 오는 2026년 일본, 유럽, 북미,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상용차의 경우 2027년에 소형트럭을, 2029년에 대형트럭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수소차 라인업을 상용차 중심으로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6월 수소차 판매를 재개한 혼다는 이스즈와 함께 2027년 출시를 목표로 대형 수소전기트럭인 기가 퓨얼셀(GIGA FUEL CELL)을 개발하고 있다.

혼다와 이스즈가 개발 중인 대형 수소전기트럭 기가 퓨얼셀.(사진=혼다)
혼다와 이스즈가 개발 중인 대형 수소전기트럭 기가 퓨얼셀.(사진=혼다)

혼다가 지난 2023년 12월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가 퓨얼셀(총중량 약 25톤)엔 103kW급 연료전지 스택 4개로 구성된 추진 시스템과 56kg의 수소를 저장하는 용기가 탑재된다. 이를 통해 1회 충전 시 800km 이상(자체 검증 결과)을 주행할 수 있다.

연료전지 시스템은 혼다가 2027년에 내놓을 3세대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혼다의 3세대 연료전지는 내구성과 체적 전력밀도가 이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으나 생산비용은 절반에 불과하다. 설치 배열의 유연성을 높여 소형화를 이룬다.

특히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을 적용했다. 이 기능은 2개의 차데모 커넥터로 최대 530kWh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는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혼다와 이스즈는 현재 도쿄, 가나가와 등 주요 지역에서 공공도로 시험주행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술 과제를 해결한 후 양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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