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까지 5만 대 출시 목표, 수소상용차에 집중
탕산·베이징·상하이·정저우·톈진에 보조급 집중
도요타, 청두에 두 번째 연료전지 공장 건설 예정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연료전지 차량.(사진=상하이자동차)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연료전지 차량.(사진=상하이자동차)

오스트리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OMV가 연구용 수소충전소 한 곳을 제외한 공공 수소충전소 4개소를 오는 9월까지 모두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의 수요 부진, 충전소 운영 손실 누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사정은 다르다. 지난 2022년 8월부터 시작된 수소전기차(FCEV) 보급사업을 통해 보조금 지급을 꾸준히 늘려왔다. 중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5만 대의 수소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물량의 대부분은 수소상용차에 집중돼 있다. 

SNE 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수소전기차 7,113대의 대부분이 승용차가 아닌 상업용 차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친환경차 개발을 추진하면서 승용은 전기차, 상용은 수소차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최근 3년차 보조금 4,600억 원 지급

중국 내 수소전기차 보급사업의 1년차 자금은 작년 4월에 처음 지급됐고, 2년차 자금은 작년 11월에 지급됐다. 그리고 올해 4월 3년차 자금인 23억4,000만 위안(약 4,600억 원)이 지급됐다.

3년 동안 지급된 보조금만 51억1,000만 위안(약 1조 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세계적인 리더가 되겠다는 중국의 야망을 보여준다. 

이번에 보조금을 받은 주요 도시를 보면 허베이성 동부의 탕산(4억7,900만 위안), 베이징(4억5,000만 위안), 상하이(4억1,900만 위안), 허난성의 정저우(2억5,900만 위안), 톈진(1억6,800만 위안)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사업 범위를 넓혀 루량, 푸양, 지위안, 다롄, 창저우, 하미 등 6개 도시를 추가했으며, 올해 말까지 4,000대 이상의 수소전기차를 추가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둥성 포산만 해도 물류용 수소차량 1,000대에 대한 입찰에 들어가는 등 지방정부 차원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속도전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기준 목표대수 3만2,455대 중 1만5,850대(48.8%)가 보급되었으며, 시범사업 마지막 해인 올해 말까지 51.2%에 해당하는 부족분을 채워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시노펙이 구축한 수소충전소에서 수소버스를 충전 중이다.(사진=Sinopec)
시노펙이 구축한 수소충전소에서 수소버스를 충전 중이다.(사진=Sinopec)

수소차 보급의 기반은 충전 인프라 확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Sinopec)은 중국 중부의 충칭시와 남부의 친저우항을 잇는 1,150km 구간에 지역 간 수소트럭 운송로를 개통하는 등 충전 인프라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4월 14일에는 충칭의 물류터미널에서 수소트럭 운송로 개통식을 열기도 했다. 고속도로상에 4개의 충전소를 배치해 트럭 운행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시노펙은 베이징-상하이, 베이징-천진, 청두-충칭, 상하이-자용, 지난-칭다오, 후베이의 한이 고속도로 등 6곳에 ‘수소 통로’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진다.

도요타, 슈다오그룹 손잡고 연료전지 공장 준비

도요타의 행보도 주목해야 한다. 도요타는 최근 ‘쓰촨 슈다오 장비·기술’의 모회사인 슈다오 투자그룹과 합작투자를 통해 청두에 10억 엔(약 100억 원) 규모의 연료전지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는 중국 내 도요타의 두 번째 연료전지 합작투자로, 도요타는 베이징 시노하이텍(SinoHytec)과 상용차에 주로 사용될 연간 1만 개의 연료전지 생산시설을 갖춘 합작공장을 작년 8월부터 가동 중이다.

지난해 8월 20일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에 들어선 화펑연료전지(FCTS) 1기 신공장이 가동에 들어갔다.(사진=화펑연료전지)
지난해 8월 20일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에 들어선 화펑연료전지(FCTS) 1기 신공장이 가동에 들어갔다.(사진=화펑연료전지)

도요타는 2020년 6월에 시노하이텍, 디이자동차, 둥펑자동차, 광저우자동차그룹, 베이징자동차그룹(BAIC)과 FCRD(United Fuel Cell System R&D)를 설립했을 정도로 중국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 또 이듬해 4월에 시노하이텍과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FCTS(Toyota SinoHytec Fuel Cell)를 설립했다.

FCRD는 연료전지 기술개발과 연구에 집중하고, FCTS는 제품 개발과 생산, 마케팅을 맡고 있다. 중국은 도요타의 연료전지 기술을 자국 내 상용차에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친환경차 시장의 포트폴리오를 확보해가고 있다.

이번에 청두에 새로 들어서는 두 번째 연료전지 공장에선 중장비 차량도 생산될 예정이며, 중국의 상용차 제조사인 시노트럭(Sinotruk)과 자사 차량에 연료전지를 사용하기로 이미 계약이 된 상황이다. 

슈다오가 쓰촨성의 도로, 교량 등 인프라 건설에 특화된 회사로 광산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광범위한 건설장비 포트폴리오에 연료전지 기술이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요타가 지난 2월 도쿄 H₂&FC EXPO에서 공개한 3세대 연료전지 스택이 적용될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도요타가 H₂&FC EXPO 2025에서 공개한 차량용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사진=독자 제공)
도요타가 H₂&FC EXPO 2025에서 공개한 차량용 3세대 연료전지시스템.(사진=독자 제공)

도요타는 수소트럭 시장을 염두에 두고 3세대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해왔다. 효율을 20% 정도 높이면서 스택 제작비용을 절반으로 떨어뜨리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다. 다만 도요타-슈다오 합작사 연료전지 공장의 연간 생산량이나 가동 시점을 명확히 공개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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