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상하이 오토쇼 현장의 지리 부스로 파리존도 함께 참여했다.(사진=Geely Farizon)
2025 상하이 오토쇼 현장의 지리 부스로 파리존도 함께 참여했다.(사진=Geely Farizon)

올해 들어 중국 각지에서 수소트럭 보급을 위한 대규모 시범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의 톈진 경제기술개발구(TEDA)에서 20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장착한 대형트럭 양산 소식을 전했다. 이게 신호탄이었다. 

중국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 대형트럭은 지리 파리존(Geely Farizon)과 룽청신에너지(Rockcheck FuturEnergy)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3월 중순에 파리존 톈진 공장에서 600대를 양산하면서 첫 번째 물량인 100대를 인도하기 시작했다. 이들 트럭은 톈진항과 황화항의 물류 현장에 투입됐다. 이후 허베이성 청더, 산시성의 창즈, 내몽골의 바오터우로 수소트럭 보급을 늘려가게 된다. 

지난 7월 18일 현대차 중국법인인 ‘HTWO 광저우’가 광저우의 물류기업인 위안상물류와 맺은 업무협약도 그 연장선에 있다.

차량 제작은 현대차 HTWO 광저우에 속한 상용차 제조기업인 현대트럭앤버스차이나(HTBC)가 맡는다. 연내 위안상물류에 100대의 수소차량을 인도하고, 중장기적으로 도심 배송과 장거리 물류 수요에 맞춰 1,000대 이상의 수소트럭을 공급할 계획이다. 

룽청그룹의 수소 전략

파리존은 지리그룹의 계열사로 ‘신에너지 상용차’ 개발에 집중해왔다. 여기에는 배터리전기, 메탄올, 수소가 포함된다. 2,000명이 넘는 연구개발 인력을 통해 모듈화 플랫폼, 지능형 자율주행 기술 등을 접목한 친환경 상용차를 양산하고 있다.

파리존은 지난 2023년 12월 ‘홈트럭(Homtruck)’이라는 브랜드로 배터리전기트럭, 메탄올을 연료로 한 주행거리 연장형 트럭을 출시했다.

메탄올 REV 트럭의 경우 1회 연료 주입으로 최대 1,500km의 주행거리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CLTC 기준이 실주행 거리와 차이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수치임을 알 수 있다.

상하이 오토쇼 기간에 맞춰 항저우 지리 본사에서 열린 ‘Geely Global Intelligent Mobility EXPO’ 현장에 파리존의 홈트럭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은 메탄올 REV 차량이다.(사진=Geely Farizon)
상하이 오토쇼 기간에 맞춰 항저우 지리 본사에서 열린 ‘Geely Global Intelligent Mobility EXPO’ 현장에 파리존의 홈트럭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은 메탄올 REV 차량이다.(사진=Geely Farizon)

파리존의 200kW급 수소전기 대형트럭은 ‘Xinghan G’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룽청신에너지의 Fe6-200kW 연료전지시스템에 450kW급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있으며, 최대 62kg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타입4 수소저장탱크를 장착해 최대 700km를 달릴 수 있다. 

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한 룽청신에너지는 룽청그룹(Rockcheck Group) 계열사로 수소에너지 산업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룹사 중 하나로 톈진에 본사를 둔 룽청연합철강만 해도 탄소 저감에 관심이 많다. 공장의 지붕과 오수처리장에 태양광, 수상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디젤트럭을 수소트럭으로 대체해가고 있다. 

룽청연합철강은 호라이즌(Horizon)의 전해조 회사인 ‘HET 하이드로젠’과 손을 잡고 수전해 사업도 진행 중이다. 17MW급 태양광 설비에 5MW급 음이온교환막(AEM) 전해조를 붙여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연료전지시스템 개발, 수소트럭의 양산과 보급, 수소충전소 구축, 청정수소 생산 등 수소생태계 전반에 중국 지방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연계해 손발을 맞춰왔다는 뜻이다. 

룽청그룹은 8월 초에 네이멍구 최대 도시인 바오터우에 수소전기트럭 1,000대를 배치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바오터우 지우위안 구청, 화뎬 수소에너지(Huadian Hydrogen Energy)와 2026년 말까지 대형 수소트럭 1,000대를 도입하는 3자 계약을 맺었다. 올해 지리 파리존의 톈진 공장에서 생산한 트럭 100대를 우선 투입한다. 

호주에서 열린 2025 멜버른 모터쇼 현장의 파리존 부스.(사진=Geely Farizon)
호주에서 열린 2025 멜버른 모터쇼 현장의 파리존 부스.(사진=Geely Farizon)

흥미로운 것은 이번 사업에 지역의 풍력·태양광 전해조 시설을 연계한 새로운 물류 허브, 수소충전소 구축 계획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룽청그룹은 현재 수소충전소 11곳을 통해 수소전기차 700대를 운용하고 있다. 향후 5년 안에 1만 대의 수소트럭을 공급하고 자사 공급망을 활용해 바오터우 지역의 장비 제조업체를 유치할 계획이다.

대규모 수소 수요처 확보

네이멍구는 태양광·풍력을 중심으로 하는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 생산의 핵심 지역으로 ‘대형화물 운송 부문의 탈틴소화’라는 청사진을 제공하는 최적지로 통한다. 

지역 내 수소 유통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수소배관망 구축이 활발하고, 시린하오터의 한 광산에서는 수소연료전지로 작동하는 대형 광산 덤프트럭의 자율주행 시범사업이 한창이다. 

중국은 차량 전동화에 명확한 밑그림을 그리고 이를 실천해왔다. 소형 승용차 부문은 배터리전기차, 대형 상용차 부문은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집중하면서 시장의 간섭을 피했다. 지리 파리존만 해도 수소트럭과 함께 C8F, C10F, C12F 모델의 수소버스를 양산하고 있다. 

지리는 친환경 상용차 브랜드인 파리존을 통해 수소전기버스도 공급하고 있다.(사진=Geely Farizon)
지리는 친환경 상용차 브랜드인 파리존을 통해 수소전기버스도 공급하고 있다.(사진=Geely Farizon)

중국은 7월 말 광저우시 바이윈구에 하루 최대 4톤 규모의 수소충전소를 개장하는 등 대용량 충전소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 충전소가 수소의 대량 수요처라는 점에서 청정수소의 생산, 저장·운송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소전기차 개발, 충전 인프라 구축,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청정수소의 생산과 유통 등 중국이 그려온 수소생태계가 또렷한 윤곽을 찾아가고 있고, 그 중심에 대형 수소트럭이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도 운송 부문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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