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트럭이 개발 중인 수소트럭.(사진=볼보트럭)
볼보트럭이 개발 중인 수소트럭.(사진=볼보트럭)

유럽청정수소관측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유럽에 등록된 수소상용차는 총 977대(버스 613대, 트럭 364대)다. 국가별로 독일이 273대로 가장 많았으며 영국 191대, 네덜란드 110대, 노르웨이 107대로 그 뒤를 이었다.

2019년 109대에 불과했던 유럽 수소상용차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인 것은 다양한 보급 촉진 정책 때문이다.

지난 2023년 EU는 친환경차 충전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체연료 인프라 규정’을 도입했다. 규정에 따라 EU 회원국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유럽 횡당 운송네트워크 핵심 노선에 최대 200km 간격으로 700bar의 수소를 하루 2톤 공급하는 수소충전소를 구축해야 한다.

또 2030년까지 신규 승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 감축하는 등 상용차에 대한 배출규제를 강화하고 2035년 이후 신차는 무배출차량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일부 회원국은 수소상용차 구매 시 최대 9,000유로의 구매보조금과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의 연간 그린수소 생산량을 1,000만 톤으로 확대하기 위해 2030년까지 수전해 설치 규모를 최소 40GW로 확대하고 액화수소 저장 및 공급 기술, 대용량 연료전지 시스템 등 차세대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업체들이 수소상용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유럽 수소상용차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임러트럭은 현재 고속형 수소전기버스인 세트라 H2 코치와 대형 수소전기트럭인 젠H2를 개발하고 있다.

세트라 H2 코치는 자회사인 세트라(Setra)의 고속버스를 기반으로 한 수소전기버스다. 특징은 연료전지 시스템 등 주요 부품이 젠H2에 적용되는 것과 같다. 이를 통해 1회 완충 시 항속거리를 800km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임러AG가 개발 중인 세트라 H2 코치.(사진=다임러)
다임러AG가 개발 중인 세트라 H2 코치.(사진=다임러)

다임러는 지난 9월부터 세트라 H2 코치의 공공도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대 말부터 시리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유럽과 라틴아메리카의 모든 차급에 무공해차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젠H2는 2030년 초반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젠H2는 볼보트럭과 합작 설립한 셀센트릭이 개발·생산한 150kW급 연료전지 2개와 70kWh 용량의 배터리를 기반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1,000km 주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주행거리를 늘리고 연료 주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액화수소 연료공급시스템을 적용한다.

지난 2023년 유럽 업체 최초로 수소트럭(HD FCEV)을 출시한 이탈리아의 이베코는 수소버스인 E-WAY H2와 수소경상용차 e데일리 FCEV를 개발하고 있다.

E-WAY H2는 12m급 저상버스로, 지난 2023년 벨기에서 열린 버스박람회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특징은 연료전지 시스템을 현대자동차가 공급한다. 현대차는 일렉시티 FCEV와 유니버스 FCEV에 탑재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E-WAY H2에 맞게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E-WAY H2는 1회 충전 시 최대 45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베코는 내년까지 이탈리아 포자 공장에서 총 3,000대를 생산해 유럽에 납품한다. 2027년부턴 매년 1,000대씩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e데일리 FCEV는 7톤급 대형 수소전기밴으로, 여기에도 현대차의 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된다. 1회 충전 시 최대 35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베코는 지난 2022년 프로토타입을 공개했으며 현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부터 유럽 전역에서 트럭-버스-밴으로 이어지는 수소상용차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게 이베코의 목표다.

독일의 만트럭과 스웨덴의 볼보트럭은 수소연료전지트럭과 수소엔진트럭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이는 오랜 기간 축적해온 화석연료 내연기관 관련 기술 및 인프라를 유지하면서 친환경차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만트럭은 대형 수소엔진트럭인 ‘MAN hTGX’를 개발하고 있다.

차량엔 B38 디젤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된 16.8리터 H4576 직렬 6기통 수소엔진이 탑재된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 520마력을 발휘하며 최소 100톤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다.

만트럭그룹이 개발 중인 수소엔진트럭 MAN hTGX.(사진=MAN)
만트럭그룹이 개발 중인 수소엔진트럭 MAN hTGX.(사진=MAN)

또 56kg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700bar 수소저장탱크가 탑재돼 1회 완충 시 6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 200대 한정으로 판매한다.

연료전지를 탑재한 수소전기트럭도 개발하고 있으나 연료전지 기술이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출시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볼보트럭은 오는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엔진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수소엔진은 고압직접분사(HPDI)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수소를 첨가하기 전 소량의 점화연료를 고압으로 분사해 압축 점화를 가능하게 해 연료 소비를 줄이면서 에너지 효율과 엔진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점화연료는 수소화식물성오일(HVO)이 점쳐진다.

이를 위해 볼보트럭은 지난해 9월 이탈리아의 자동차 부품기업인 웨스트포트 퓨얼 시스템(Westport Fuel Systems)과 합작회사인 세스피라(Cespira)를 설립했다.

볼보트럭은 이르면 내년부터 고객을 대상으로 공공도로 테스트를 진행한다.

수소전기트럭의 경우 2030년 이전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 트럭엔 셀센트릭이 개발·생산하는 300kW급 연료전지 시스템이 탑재된다. 이를 통해 1회 충전으로 최대 1,0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볼보트럭은 스웨덴 북부에서 극한 환경의 공공도로 시범주행을 진행했으며 이르면 올 연말부턴 북유럽에서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 운행에 나서 운행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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