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규제자유특구서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선 개발
해양쓰레기 수거선 기반···암모니아 1톤으로 12시간 운행
이동 가능한 액화암모니아 벙커링 시스템도 제작
도출된 실증데이터로 법제화 추진···상용화 촉진

부산 암모니아 친환경에너지 규제자유특구에서 개발한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추진선.(사진=부산테크노파크)
부산 암모니아 친환경에너지 규제자유특구에서 개발한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추진선.(사진=부산테크노파크)

부산테크노파크가 총괄하고 파나시아, 동일조선, 범한퓨얼셀, 한국선급 등 16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지난 8월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추진 선박, 이동형 액화암모니아 표준용기, 벙커링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증을 완료했다. 

부산시는 국내 최다 조선기자재 기업 및 항만 인프라를 보유한 지역 조선·해운산업의 역량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기술과 거점을 확보하고 친환경 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암모니아 선박 R&D 실증사업을 추진, 지난 2021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컨소시엄은 지난 2022년부터 3년간 국비 198억 원 포함 총 336억 원을 투입해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선박 개발, 이동형 액화암모니아 표준용기 개발, 이동형 기반 선박용 암모니아 연료 벙커링 구축 및 안전성 실증 등 총 세 가지 세부 과제를 수행했다.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선박에 탑재된 암모니아 저장용기로, 최대 저장용량은 약 1톤이다.(사진=박상우 기자)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선박에 탑재된 암모니아 저장용기로, 최대 저장용량은 약 1톤이다.(사진=박상우 기자)

친환경 관공선 제작 기술 확보

컨소시엄은 해양쓰레기 수거선(총톤수 30톤)을 기반으로 ‘BP(Busan+Panasia) 챌린저’를 제작했다.

여러 지자체가 운용하는 중소형 관공선의 친환경 선박 대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에 암모니아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을 중소형 선박에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갑판 상부엔 암모니아 개질기와 저장용기가 배치됐다.

파나시아에서 개발한 암모니아 개질기.(사진=박상우 기자)
파나시아에서 개발한 암모니아 개질기.(사진=박상우 기자)

개질기를 개발한 파나시아의 천상규 기업부설연구소장은 “한국선급의 AIP 승인설계를 바탕으로 기화기, 버너, PSA 등을 모듈화해 최적화했다. 또 부식에 강한 소재를 사용해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99.5% 이상의 암모니아를 열분해 반응을 통해 수소로 전환한다”고 말했다.

갑판 하부엔 연료전지와 배터리시스템이 배치됐다. 범한퓨얼셀이 제작한 연료전지 시스템은 2개의 25kW 연료전지 스택과 주변장치가 통합돼 해상 운항 중 발생하는 부하 변동에 대응하면서 장시간 연속운전이 가능하다. 

배터리시스템은 KTE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75kW급 선박용 배터리셀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전력변환장치 2세트, 배전반, 통합제어시스템 등으로 구성되어 전기추진시스템의 전력을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공급한다. 

이를 통해 목표치보다 4시간이 늘어난 12시간가량 연속운전할 수 있다.

갑판 하부에 설치된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25kW급 연료전지 2기를 기반으로 한다.(사진=박상우 기자)
갑판 하부에 설치된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25kW급 연료전지 2기를 기반으로 한다.(사진=박상우 기자)

어디서든 안전하게 암모니아 공급

컨소시엄은 선박과 함께 액화암모니아 컨테이너와 벙커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 특징은 이동형에 있다.

윤원근 부산테크노파크 에너지테크센터장은 “중소형 선박이라 연료 공급량이 많지 않은 데다 충전시설 부지를 확보하기가 어려워 항만 어디서든 암모니아를 공급할 수 있도록 이동형으로 제작했다. 개발은 대창솔루션이 맡았다”라고 밝혔다.

이동형 액화암모니아 컨테이너는 20피트 저온탄소강(2만 리터)과 30피트 스테인리스강(약 3만 리터) 재질의 실증용 컨테이너 두 종류로 제작됐다. 암모니아를 안전하게 저장·운송하는 표준 ISO 컨테이너로, 기존보다 저렴하면서 부식에 강한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이동형 액화암모니아 컨테이너.(사진=부산테크노파크)
이동형 액화암모니아 컨테이너.(사진=부산테크노파크)

액화암모니아의 기화를 막기 위해선 영하 33°C를 유지해야 한다.

복사열 전달을 최소화해 탱크 내부의 내압 상승이 안전장치 설정 압력의 65% 이내로 유지될 수 있는 차단기술을 적용했다. 또 고압을 견딜 수 있는 안전 설계를 반영했다.

벙커링 시스템 개발은 MS가스가 맡았다. 이중 차단 밸브,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 등을 적용해 고압에서도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 여기에 파도, 염수 등 해안가 충전 환경을 반영해 설계했다.

특히 암모니아의 부식성을 감안해 연료공급 라인과 저장시스템에 대한 시험인증을 병행하고, 실증 과정에서 소재의 내부식 시험과 평가를 진행해 안전성을 검증했다.

이 두 가지 기술은 경남 거제에서 추진 중인 ‘경남 암모니아 혼소 연료추진시스템 선박 실증사업’과 울산에서 추진 중인 ‘중대형 암모니아 추진선 암모니아 벙커링 실증사업’에도 활용된다.

암모니아 벙커링 실증시설 전경.(사진=부산테크노파크)
암모니아 벙커링 실증시설 전경.(사진=부산테크노파크)

법제화 추진 중

컨소시엄은 해양수산부, 산업통상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 부처의 의견조회를 거쳐 실증을 통해 확보한 안전관리 기준과 실증데이터를 기반으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법제화를 추진한다. 

그 일환으로 현재 6차 규제자유특구의 임시허가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또 해상실증 과정에서 연료전지, 개질기 등 기자재의 무게가 선박 설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고 경량화 소재와 모듈화 설계를 통해 활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선한다.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특구사업자의 기술과 제품을 널리 홍보해 암모니아 연료 기반 친환경 선박 상용화를 촉진하고, 지역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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