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BPCL와 산업용 가열로 패키지 공급 계약 체결
청주·인천서 온사이트 충전소 구축···전국 총 40여 곳
인도 업체와 현지 합작법인 설립···녹색기술 상용화 가속
바이오가스·플라즈마 활용 수소생산 사업도 추진

판교 본사를 찾아 김방희 제이엔케이글로벌 대표이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안민희)
판교 본사를 찾아 김방희 제이엔케이글로벌 대표이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안민희)

제이엔케이글로벌은 1998년 대림엔지니어링의 산업용 가열로 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됐다. 2011년 1월 코스닥에 상장된 중견기업으로, 최근 인도국영정유사인 BPCL(Bharat Petroleum Corporation Limited)과 4,066억 원 규모의 산업용 가열로 패키지 공급 계약을 맺으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김방희 대표이사는 “회사 출범 이래 단일 수주로는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라며 “지난 28년간 축적해온 산업용 가열로 기술력, 글로벌 EPC 기업들과의 기술협력, 인도 현지 맞춤형 프로젝트 전략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는 분명 과거 ‘제이엔케이히터’ 시절부터 주력해온 산업용 가열로 엔지니어링 기술 부문에서 이룬 성과다. 그렇다고 제이엔케이글로벌이 화석연료 기반 플랜트 사업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그린수소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인도 시장의 변화를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라며 “최근 인도의 JNK India가 켐디스트(Chemdist) 그룹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수소, 환경사업을 중심으로 한 녹색기술 분야에 협업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인도는 2023년에 ‘국가 그린수소 계획’을 확정하고 인도 전역에서 다양한 수소시범사업을 추진해왔다. 2030년까지 연간 500만 톤의 그린수소 개발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125GW의 재생에너지 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제이엔케이글로벌은 일찍이 수소 시장에 진출해 천연가스나 LPG 개질을 통한 고순도 수소추출기 공급, 온사이트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전국에 40여 개가 넘는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면서 충전 인프라 확산에 기여해왔다.

바이오가스 또는 도시가스를 활용한 온사이트형 수소충전소인 서울 상암수소충전소, 하루 1톤급 규모의 창원 성주동 수소생산기지, 하루 1.3톤급 규모의 동부산 수소생산기지를 비롯해 인천공항 T1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또 청주와 인천 두 곳에서 국내 최초로 탄소포집형 수소생산기지를 구축 중이다. 

제이엔케이글로벌 임원들이 인도국영정유사인 BPCL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사진=제이엔케이글로벌)
제이엔케이글로벌 임원들이 인도국영정유사인 BPCL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사진=제이엔케이글로벌)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소추출기를 수출한 이력도 있다. 

인도국영석유회사(IOCL)의 온사이트형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에 참여했고,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에 액화석유가스(LPG)를 활용한 수소추출기(100kg/day)를 공급하기도 했다.

해외 출장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방희 대표를 만나 제이엔케이글로벌의 현황을 짚어봤다.

Q. 먼저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제이엔케이글로벌은 지난 1998년 대림엔지니어링(현 DL E&C) 히터사업부에서 분사해 독립한 회사로 출발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의 핵심 설비인 산업용 가열로를 전문적으로 설계·제작하면서 성장해왔다. 또 세계 시장에서 다양한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기술력과 신뢰를 인정받았다.

제이엔케이글로벌은 산업용 가열로 부문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사진=제이엔케이글로벌)
제이엔케이글로벌은 산업용 가열로 부문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사진=제이엔케이글로벌)

최근에는 기존 캐시카우인 산업용 가열로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소제조장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소추출기, 수소충전소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의 선구자’라는 명확한 미션을 직원들과 공유하면서 미래 에너지 전환, 에너지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를 위한 사업 모델을 지속해서 발굴해가고 있다.

Q. 2024년 3월에 ‘제이엔케이히터’에서 ‘제이엔케이글로벌’로 사명을 변경한 배경이 궁금하다

기존 ‘제이엔케이히터’라는 사명에는 당시 핵심사업이었던 산업용 가열로에 집중된 이미지가 있다. 실제로 당사는 산업용 가열로 분야에서 국내 유일의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해외 주요 정유·석유화학 기업들과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친환경 에너지와 수소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을 달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었다. 기존의 ‘히터 전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석유·수소·에코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히터를 넘어 석유, 수소, 에코 등 모든 에너지를’ 다루면서 ‘환경, 경제, 사회까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회사로 나아가겠다는 염원이 담겨 있다. 

김방희 대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한다.(사진=안민희)
김방희 대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한다.(사진=안민희)

Q. 수소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그레이수소 이슈로 수소생산기지에 대한 정부의 지원 의지가 약하고, 수소충전소도 액화수소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초기와 달리 힘이 빠진 모양새다

현재 수소사업은 초기처럼 단순한 양적 확장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음 도약을 위한 내실 다지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겉보기에는 시장의 열기가 다소 식은 듯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는 시기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당사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수가 초기에 비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의 수소 로드맵과 청정수소 중심의 정책 기조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고, 이에 발맞춰 탄소포집형 수소생산기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 블루수소, 암모니아 수소추출기에 대한 R&D(연구개발)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5개소의 수소충전소를 운영하면서 습득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기체충전소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액화수소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기존 기체충전소를 액화수소 혼용 충전소로 개조하는 연구과제를 창원산업진흥원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수소충전 인프라가 액화수소충전소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중형급 수소충전소에서는 여전히 기체충전소의 장점이 뚜렷하다. 잠재 고객들을 대상으로 기체충전소의 강점을 살린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제이엔케이히터 시절 창원시 성주동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단지에 구축한 하루 1톤급 수소생산시설.(사진=성재경)
제이엔케이히터 시절 창원시 성주동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단지에 구축한 하루 1톤급 수소생산시설.(사진=성재경)

Q. 수소생산기지, 온사이트 충전소, 일반 수소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구축 현황이 궁금하다

현재 청주와 인천 두 곳에 온사이트형 수소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먼저 청주 수소생산기지는 하루 3톤 규모로 국내 최초로 탄소포집형 수소생산 설비를 갖추게 된다. 단순히 수소차 충전에 그치지 않고 청주, 충북권역에 차량용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거점 인프라로 개발 중이다. 내년 3월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 수소생산기지는 하루 1.3톤 규모로 당사가 기존에 운영 중인 인천 왕길동 수도권매립지 수소충전소 옆에 들어선다. 기존 충전소를 온사이트·오프사이트 혼합형 충전소로 개조해 현장에서 생산한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제이엔케이글로벌이 구축한 수도권매립지 수소충전소에서 광역 수소버스를 충전하고 있다.(사진=제이엔케이글로벌)
제이엔케이글로벌이 구축한 수도권매립지 수소충전소에서 광역 수소버스를 충전하고 있다.(사진=제이엔케이글로벌)

일반 수소충전소의 경우 현재 8개 현장을 수주해 구축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 상암수소충전소, 인천공항 T1 수소충전소를 비롯해 전국에 40여 곳이 넘는 충전소를 구축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효율과 안전성, 경제성을 실현하고자 한다. 

Q. 해외 사업도 궁금하다.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소추출기를 수출한 걸로 안다 

먼저 인도 현지법인인 JNK India를 통해 납품한 IOCL(인도국영석유회사)의 온사이트형 수소충전소는 현재 구축 완료 후 인도 정부의 최종 인허가를 받아 운영을 앞두고 있다.

IOCL은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인도에 추가로 온사이트형 수소충전소 구축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IOCL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후속 사업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또 지난해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에 수출한 수소추출기 경험을 활용해 당사 사우디 지사인 JNK GULF가 수소추출기, 수소충전소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 실적과 더불어 인도국영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 프로젝트 경험을 더해 글로벌 수소추출기, 충전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국내외 후속 사업 수주와 기술 적용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제이엔케이글로벌이 구축한 서울 서소문청사 수소충전소.(사진=제이엔케이글로벌)
제이엔케이글로벌이 구축한 서울 서소문청사 수소충전소.(사진=제이엔케이글로벌)

Q. 최근 인도에서 4,000억 원이 넘는 산업용 가열로 EPC 사업을 수주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번 계약은 어떤 의미가 있나?

인도의 국영 석유·가스 회사인 BPCL은 마디아프라데시 주 비나 지역에서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경쟁입찰에 대한 낙찰통지를 접수하고 9월 말에 4,066억 원 규모의 산업용 가열로 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설계,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EPC 전 과정을 총괄 수행하는 프로젝트로, 당사의 EPC 수행 능력을 다시 한번 증명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이번 수주는 창립 이래 역대 최대 단일 수주라는 성과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JNK의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다. 경쟁입찰에서 글로벌 유수의 EPC 기업들을 제치고 1순위 낙찰자로 선정된 것은 당사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납기 대응력, 가격경쟁력까지 종합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 할 수 있다. 

본계약 체결 과정에서 인도의 BPCL 본사를 방문해 산자이 칸나(Sanjay Khanna) 회장을 면담했다. 그는 제이엔케이글로벌이 9조 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뛰어난 기술력과 사업 수행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고,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프로젝트로 인도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추가 수주에 나설 방침이다. 

샤힌 프로젝트의 가열로에 들어가는 모듈 설비를 바지선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사진=제이엔케이글로벌)
샤힌 프로젝트의 가열로에 들어가는 모듈 설비를 바지선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사진=제이엔케이글로벌)

Q. 최근 인도의 켐디스트 그룹과 합작법인인 ‘JNK 켐디스트 테크놀로지스’를 설립했다. 양사가 손을 잡게 된 계기, 향후 사업 방향 등이 궁금하다

켐디스트는 녹색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개발 실적과 IP(지적재산)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이다.

JNK India의 엔지니어링, EPC 역량이 켐디스트의 기술력과 만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이번 파트너십의 바탕이 됐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녹색기술의 상용화를 가속하고,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공통의 목표에 교감하고 있다.

‘JNK 켐디스트 테크놀로지스’는 앞으로 그린수소와 지속가능한 화학 산업, 첨단 공정 플랜트 엔지니어링과 장비 산업, 그리고 멤브레인과 분리 기술이라는 세 가지 핵심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제이엔케이글로벌은 두 기업의 파트너십이 에너지 전환 시대에 정유·석유화학, 수소산업 전반에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확산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월에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인도 켐디스트 그룹 본사를 방문하고 R&D 실증 현장을 둘러봤다. 

지난 8월 인도를 방문해 켐디스트 그룹 본사와 R&D 실증 현장을 둘러봤다.(사진=제이엔케이글로벌)
지난 8월 인도를 방문해 켐디스트 그룹 본사와 R&D 실증 현장을 둘러봤다.(사진=제이엔케이글로벌)

당사도 자체적으로 수소, 환경사업을 추진 중인 만큼 켐디스트와의 협업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재생에너지 기반 청정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것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인도 현지법인과 함께 다수의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고, 현지 기업, 기관과 네트워크를 꾸준히 다져왔다. 

이를 활용해 인도 정부의 수소사업이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고, 인도 수소 시장 진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Q. 바이오가스 정제를 통한 수소생산,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한 청록수소 생산에도 관심이 있는 걸로 안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바이오가스 고질화 설비에 당사의 수소생산 설비를 접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재생가스 정제, 수소에너지 인프라솔루션을 제공하는 캐나다의 IVYS 사(구 Xebec)와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김방희 대표가 통합관제실에서 수소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주성훈 전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안민희)
김방희 대표가 통합관제실에서 수소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주성훈 전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안민희)

다만 국내에도 신뢰할 수 있는 고질화 설비 기업이 많기 때문에 IVYS 사와의 협력뿐 아니라 국내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더불어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추진 중인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생산시설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플라즈마 기반 청록수소 생산 기술도 검토 중인 사안이다. 플라즈마 기술을 보유한 회사와 당사의 수소사업 기술을 접목해 공동 연구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탄소 활용(CCU) 기술로 블루수소에 주목하고 있다. 플라즈마를 활용한 메탄 열분해 기술은 실현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수소생산 기술로 평가받는다. 단순히 실험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경쟁력을 갖춘 상용 플랜트에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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