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장 아모지 아시아지역 상무이사.(사진=아모지)
스톤 장 아모지 아시아지역 상무이사.(사진=아모지)

지난 2022년 6월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의 한 암모니아 발전 시스템 개발 스타트업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기술 협력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로 국내에서 이 스타트업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즈음 국내에서도 암모니아가 중요한 청정에너지원으로 부상했다. 

암모니아는 1개의 질소원자와 3개의 수소원자가 결합된 알칼리성 화합물로, 상온에서 10기압 정도면 쉽게 액화되고 잘 증발하지 않으며 액체암모니아의 경우 부피가 기체수소의 1,400분의 1에 불과해 수소를 액체수소보다 1.5배 더 많이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다.

또 공기량을 적절히 공급하면 가솔린, 디젤 등과 비슷한 수준의 열량을 발휘할 수 있고 연소촉진제와 함께 사용하면 가연성과 연소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연료탱크, 연료주입시스템, 배관 등을 부식에 강한 소재로 제작하고 미연소 암모니아와 질소산화물을 억제하는 장치를 설치하면 암모니아를 내연기관 연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화학비료, 플라스틱, 폭발물, 의약품의 원료로 오랫동안 사용해온 만큼 글로벌 유통시장이 형성된 데다 끓는점(–33°C)이 LPG(–42°C)와 비슷해 기존 LPG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인프라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

발전, 해운 등 대량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업계는 암모니아를 수소운반체뿐만 아니라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로 주목하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포스코홀딩스, GS건설 등 암모니아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은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한 미국 암모니아 발전 시스템 개발 스타트업과 잇따라 파트너십을 맺었다.

여기에 이 스타트업은 자체 제작한 암모니아 연료전지 대형트럭과 암모니아 추진 예인선을 성공적으로 운행하며 기술에 대한 신뢰성과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암모니아 분야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 스타트업이 최근 한국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그 업체가 바로 ‘아모지’다. 

아모지는 미국 MIT 출신인 우성훈 대표와 한국인 동료들이 2020년 11월 미국 뉴욕에 설립한 암모니아 발전 시스템 개발 업체로, 사명인 아모지(Amogy)는 암모니아(Ammonia)와 에너지(Energy)의 합성어다.

아모지의 암모니아 크래킹 시스템과 수소엔진이 결합된 발전시스템 조감도.(사진=아모지)
아모지의 암모니아 크래킹 시스템과 수소엔진이 결합된 발전시스템 조감도.(사진=아모지)

아모지의 강점은 기존 암모니아 크래킹 시스템보다 100분의 1 작은 암모니아 크래킹 시스템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것이다. 이는 자체 개발한 루테늄 촉매 때문이다.

이 촉매는 시스템 작동 온도를 기존 촉매보다 수백도 낮출 수 있어 열교환기 등 부가장비 대신 자체 개발한 설비를 적용하면 시스템의 크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운영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확장성이 뛰어나 수소엔진, 연료전지 등과 결합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

아모지는 이러한 암모니아 크래킹 시스템을 기반으로 여러 업체와 협력해 다양한 암모니아 발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해당 시스템을 적용한 드론, 트랙터, 대형트럭, 선박을 성공적으로 운행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아모지 한국사무소를 이끄는 스톤 장 아시아지역 상무이사에게 아모지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Q. 많은 에너지원 중 암모니아를 선택한 이유는?
암모니아는 지난 100년 동안 비료, 플라스틱, 폭약,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화학물질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화학물질인 만큼 매년 2,000만 톤의 암모니아가 세계 각지로 운송될 정도로 탄탄한 글로벌 공급망이 구축됐다.

이 암모니아가 아직 연료로 활용되지 않고 있으나 우수한 수소운반체이자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아모지는 보고 있다. 

특히 암모니아의 에너지 밀도가 700바(bar) 조건에서 수소보다 3배 높아 더욱 효율적으로 저장·운송할 수 있어 대규모 산업 응용 분야에 적합하다.

이 때문에 해운 산업에선 암모니아를 대체연료로 주목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암모니아와 화석연료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시스템이 적용된 선박들이 등장하고 있다.

아모지가 자제 제작한 암모니아 추진 예인선인 NH₃ 크라켄.(사진=아모지)
아모지가 자제 제작한 암모니아 추진 예인선인 NH₃ 크라켄.(사진=아모지)

Q. 암모니아의 단점은 냄새와 독성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계획인가?
암모니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아모지는 암모니아를 안전하게 도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신뢰할 수 있는 벙커링 안전기준 개발, 선원 대상 교육체계 구축, 종합적인 사고 대응 계획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 선원들이 암모니아를 안전하게 다룰 수 있도록 선급기관, 정부, 고객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해양항만청, 21개 파트너사와 대체연료선박을 운항하는 데 필요한 것을 교육하는 해양에너지훈련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설은 2040년까지 약 1만 명의 해양 인력을 교육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여러 업체와 협력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선급과 ‘암모니아 개질기 및 연료전지 시스템의 선박 적용을 위한 기술 협력 및 인증’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선급 규칙과 국제협약·표준에 근거해 시스템의 안전성과 적합성을 검증하고 신기술 적합성 검증확인서를 발급하는 것이다.

일본의 얀마 홀딩스(Yanmar Holdings)와는 당사의 기술을 수소내연기관에 적용한 저비용 수소연료 공급시스템 개발을, 미쓰비시 조선(Mitsubishi Shipbuilding)과는 암모니아 추진 해양 솔루션 타당성 조사를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아모지가 제작한 암모니아 추진 예인선인 ‘NH₃ 크라켄’을 성공적으로 시연하면서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는 귀중한 실증 데이터와 경험을 확보했다.

Q.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현대 등 여러 해운업체와 협력 중이다. 해운산업이 아모지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해운산업은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시기적절하고 실현 가능한 해결책으로 암모니아를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기술은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모지는 크라켄의 첫 항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는 암모니아를 화석연료 대신 해양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탈탄소화된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아모지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과다.

이러한 청정에너지 솔루션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협력이 필수인 만큼 아모지는 해운업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파트너들과 함께 더욱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 선주는 차세대 기술에 투자하고 정부와 규제 기관은 명확한 탄소가격제도를 도입하며 산업 전반은 안전·교육·운영 기준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는 등 해운산업 모두가 에너지 전환에 참여해야 한다. 

아모지가 지난 2023년 1월에 시범운행한 암모니아 연료전지 클래스8 대형트럭.(사진=아모지)
아모지가 지난 2023년 1월에 시범운행한 암모니아 연료전지 클래스8 대형트럭.(사진=아모지)

Q. 작년 9월 크라켄의 첫 운항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축하드린다. 이 성과는 무엇을 의미하나? 
크라켄의 성공적인 운항은 아모지에게 매우 중요한 이정표이자 해운업계에 우리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한 상징적인 성과다. 특히 최근 성공적인 투자 유치와 맞물려 더욱 고무적인 진전을 가능케 했다. 

현재 아모지는 해운, 분산형 발전시장에서 계약을 체결한 첫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핵심 수익 모델인 암모니아-전력 변환 시스템과 자체 개발한 촉매를 제조·공급해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해운산업이 암모니아를 사용할 준비가 가장 잘된 산업인 만큼 해운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해운뿐만 아니라 발전, 중공업 등 전동화 전환이 어려워 암모니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산업도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암모니아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면 자동차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Q. 지난 2월 판교에 한국사무소를 개설하고 공식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에서 확장 전략은 무엇인가?
한국은 세계 최초로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을 개설하는 등 수소경제를 위한 강력한 제도적 지원을 바탕으로 제조, 해양, 수소·암모니아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아모지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번 한국사무소 개설로 아모지는 현지 파트너 및 투자자들과 더욱 긴밀히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아모지의 솔루션을 시장에 선보이기 위한 활동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이처럼 한국은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시장이자 산업 리더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다양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다.

아모지의 임직원들이 암모니아 연료전지 클래스8 대형트럭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모지)
아모지의 임직원들이 암모니아 연료전지 클래스8 대형트럭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모지)

Q. 여러 한국 기업과 함께 암모니아 연료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한국의 암모니아 관련 기술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진보적인 정부 정책과 산업계, 학계, 전문기관의 지원을 통해 암모니아 기반 연료 솔루션 개발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노력은 암모니아를 지속가능한 연료로 발전시키기 위한 한국의 기술 전문성과 적극적인 접근 방식을 잘 보여준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암모니아 생산, 저장, 활용을 위한 R&D와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산업간 협력뿐만 아니라 민관 협력을 통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한국을 글로벌 암모니아 경제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시켰다.

여기에 한국의 견고한 제조 생태계와 세계적인 조선 기술력은 분산형 발전 분야와 해양산업에서 암모니아 솔루션의 확산과 상용화를 위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아모지는 한국을 기술 선도국일 뿐만 아니라 세계 청정암모니아 기술 채택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번에 진행한 HD현대인프라코어, SK이노베이션과의 분산발전 시스템 개발 협력은 아모지가 추구하는 청정에너지 솔루션 실현이라는 비전을 한층 앞당길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친환경 미래 구현을 위한 노력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혁신적인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여정을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대가 크다.

Q. 이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시점이 된 것 같다. 현재 진행 중인 시스템의 상용화 시점과 향후 계획은?
맞다. 현재 아모지는 상용화에 전념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해운, 분산형 발전 시장에서 계약을 체결한 첫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모지의 암모니아-전력 변환 시스템의 첫 상용화 시점을 2026년으로 예정하고 있다.

미 휴스턴에 있는 제조공장.(사진=아모지)
미 휴스턴에 있는 제조공장.(사진=아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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