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국내 건설업계는 경제적 불확실성, 수요 감소, 규제 강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전례 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건설사들은 신사업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플랜트 사업, 인프라 사업, 발전소 사업 등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암모니아 발전소 등 청정에너지 인프라가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GS건설

GS건설은 암모니아를 중심으로 청정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려 한다.
지난 21일 GS건설은 HD현대인프라코어, 아모지, 포항시와 암모니아 발전 플랜트 실증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포항시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S건설은 포항시와 협력해 영일만산업단지에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곳엔 수소엔진발전소와 연료전지발전소를 구축해 수요기업에 청정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GS건설은 지난 1월 HD현대인프라코어, 아모지와 청정수소화합물 기반 수소엔진 발전기 개발을 위한 전략적 기술 협의를 맺었다. 해당 발전기는 아모지의 암모니아 개질기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수소엔진이 결합된 4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 형태로 개발된다.
3사는 암모니아 수소엔진 발전기를 영일만산업단지에 구축하고 오는 2027년부터 실증사업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GS건설은 실증사업을 통해 사업성이 확보되면 암모니아 수소엔진 발전기를 앞세워 데이터센터, 대형 제조공장, 제로에너지빌딩 등 분산형 무탄소 에너지 수요를 공략해 청정에너지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20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본사에서 열린 제7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수소에너지사업’을 추가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소에너지 사업은 현대차그룹의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이다. 향후 그룹사와 협력해 수소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장기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의 수소사업 밸류체인에서 현대차, 현대로템, 현대엔지니어링과 수소생산단계에 해당하는 업스트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현대건설은 전북 부안에 2.5MW급 PEM 수전해 시스템으로 하루 1톤 이상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르면 내달에 준공하며 본격적인 수소생산은 하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부안 수소생산기지 운영을 통해 수년 내 저렴한 메가와트(MW)급 PEM 수전해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 롯데케미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CCU분야 국책과제인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하이브리드식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공정의 최적화 및 실증’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과제는 평택 LNG 인수기지 인근에 있는 평택수소특화단지에 구축된 2곳의 수소생산기지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액화탄산 등으로 활용하는 공정을 개발하는 것이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보령 청정수소사업 FEED(기본설계), 제주 구좌읍 10.9MW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개념설계 등을 수행하면서 수소플랜트 역량을 키우고 있다.
삼성물산

삼성물산은 3월 14일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6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수소발전 관련 부대사업을 추가했다. 이는 건설부문과 상사부문 신사업 강화를 위한 선제 작업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재생에너지 사업개발과 플랜트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플랜트 EPC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경북 김천에서 태양광발전소 연계 그린수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경북 김천에 있는 태양광발전소에 하루 600kg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을 구축하고 생산된 수소는 충전소, 연료전지 발전소 등에 공급하는 것이다.
특히 외부에서 전기, 가스 등 에너지를 받지 않고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인 오프그리드가 적용된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은 2024년 초 노르웨이의 AEC 전문업체인 넬ASA와 10MW급 AEC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또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력기술 등과 울산시 울주군에서 ‘원자력 전력 연계 10MW급 저온 수전해 청정수소 생산 설비 설계·구축과 실증 운영 및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새울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으로 하루 4톤의 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을 구축하고 생산된 수소는 온산공단, 충전소 등에 공급하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이같이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구동 부하 범위 및 부하변동 속도에 적합한 BOP를 개발하고 스택 내 소재의 전력 효율 향상 및 양산성·신뢰성을 확보해 여러 국가에 높은 경제성을 갖춘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대우건설은 태백 육상풍력, 인천 굴업도 해상풍력 등 풍력발전사업뿐만 아니라 연료전지발전, 청정 수소·암모니아 프로젝트를 발굴하며 친환경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우건설은 안산도시개발, 삼천리, 신한은행, 하나은행과 ‘안산단원 1단계 연료전지 발전사업’ 금융조달 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2026 준공 후 20년간 운영하며 연간 160GWh의 전력과 8만Gcal의 열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력은 4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며 열은 2,0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안산단원 2단계 연료전지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개설된 일반수소발전시장 경쟁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된 만큼 사업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대우건설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과 연계한 수소생산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하반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연계 수소생산기술 개발했다. 이는 1GW급 연계 시스템의 개념 패키지를 구성한 것으로 사업 리스크를 고려한 요소 기술이다. 상용화 수준은 아니나 관련 기술 개발에 첫발을 뗐다는데 의미가 있다.
대우건설은 노르웨이선급(DNV)로부터 해상풍력 기업인 모노베이스윈드(MBW)와 공동으로 개발한 15MW급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시스템 개념설계에 대한 기본승인(AiP)을 획득했다.
또 2026년까지 산업통상자원부와 균등화발전비용(LCOE) 절감형 20MW+급 초대형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 설계기술을 수행한다.
DL이앤씨

DL이앤씨는 암모니아 플랜트 기본설계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며 관련 역량을 키우고 있다. 특히 CCUS 전문 자회사인 카본코와 협력해 청정암모니아 사업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DL이앤씨는 호주의 친환경 비료기업인 뉴라이저의 암모니아·요소 플랜트 기본설계 사업을 수주했다. 뉴라이저는 남호주에 있는 광산에 합성가스로 만든 암모니아로 연간 100만 톤의 요소를 생산하는 플랜트를 구축하려 한다.
이를 통해 DL이앤씨는 2022년 3월 CCUS 시설 건설을 위한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수행하는 우선계약합의서를 맺었다. 이는 5MW급 소형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연간 5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저장하는 공간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어 DL이앤씨는 지난해 11월 캐나다의 비료업체인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와 비료 공장 프로젝트에서 설계와 기술 라이선싱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캐나다 중남부에 있는 서스캐처원주에 하루 1,500톤의 블루암모니아로 연간 105만 톤의 비료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것이다.
DL이앤씨는 기본설계(FEED)를 수행하며 CCUS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는 자회사인 카본코가 공급한다. 이를 통해 향후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가 발주할 해당 프로젝트의 EPC를 수주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수소분야가 기술 진입장벽이 높지만 중장기적으로 확실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만큼 정부의 정책 지원과 방향성에 맞춰 투자와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