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3kW급 LNG 기반 SOFC 시스템.(사진=에이치앤파워)
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3kW급 LNG 기반 SOFC 시스템.(사진=에이치앤파워)

정부는 암모니아 혼소 발전 도입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2040년 탈석탄 정책 기조와 맞지 않아 실효성이 낮은 데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암모니아만을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암모니아 전소 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직접 암모니아 연료전지 시스템(DAFC)이 대표적이다.

크래킹이 필요 없는 암모니아 연료전지

암모니아는 수소를 가장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는 수소운반체인 동시에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무탄소 연료다.

일반적으로 수소연료전지에 암모니아를 사용하려면 고가의 크래킹 설비가 필수적이다. 암모니아 크래킹은 고온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전체 발전 효율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아모지(Amogy)의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은 자체 개발한 루테늄 촉매를 통해 기존 기술보다 낮은 온도에서 효율적인 분해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주변에서 열에너지를 흡수하는 흡열 반응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DAFC다.

DAFC는 암모니아를 별도의 복잡한 처리 과정 없이 직접 투입해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시스템이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기반으로 600°C 이상에서 작동하는 ‘고온형’과 수산화물교환막 연료전지(AEM)을 기반으로 100°C 이하에서 작동하는 ‘저온형’이 대표적이다.

이 중 현재 기술적 성숙도가 높은 것이 바로 SOFC 기반 고온형 DAFC다.

높은 작동 온도에서 연료극 촉매로 암모니아를 수소와 질소로 자동으로 분해하기 때문에 시스템을 단순화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에너지 손실이 적어 시스템의 전체 발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SOFC가 이미 선박용과 발전용으로 상업화되고 있어 SOFC 플랫폼을 활용하면 SOFC 기반 DAFC를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단점들이 있다. 적정 작동 온도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온에서 오래 작동함으로 부품의 열적 안정성과 내구성이 매우 높아야 한다.

또 온도가 급격히 변하면 세라믹 소재인 전해질이나 전극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암모니아의 부식성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업체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에이치앤파워가 국내 최초로 SOFC 기반 DAFC 시스템의 시험 운전에 성공했다.

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암모니아를 시스템에 공급하는 피팅라인.(사진=에이치앤파워)
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암모니아를 시스템에 공급하는 피팅라인.(사진=에이치앤파워)

일주일간 시험 운전, 3.1kW 정격 출력 유지

에이치앤파워는 선박용이나 발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SOFC 기반 DAFC 기술을 확보하고자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대전에 있는 한 시험시설에서 3kW급 LNG 기반 SOFC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든 시제품을 테스트했다.

회사는 암모니아의 높은 분해 온도와 부식성을 감안해 연료 주입 라인과 제어로직을 세밀하게 조정하고, 연료 흐름 제어 기술, 시스템 열관리 기법, 하드웨어 설계를 적용했다.

에이치앤파워 관계자는 “연료가 도시가스에서 암모니아로 변경됨에 따라 연료주입구 일부를 변경했다. 또 암모니아 분해율에 따라 수소생산량이 달라지는 만큼 사전에 진행한 공정 해석 작업과 단위 공정 테스트를 통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작동 온도 등을 세밀하게 조정하며 테스트를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여서 시스템의 효율, 출력 등을 검증하는 데 집중하고자 스택 내 분리판, 촉매 등 주요 부품을 그대로 사용했다. 암모니아 피독에 따른 부식 정도는 향후 연구를 통해 검증하고, 이미 확보한 부식문제 해결방법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해당 시스템을 일주일 정도 시험 운전한 결과 출력 저하 없이 평균 3.1kW의 정격 출력을 일정하게 유지한 것을 확인했다. 또 운전 중 암모니아가 연료전지 내부에서 완전히 분해 처리됨에 따라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가 거의 배출되지 않았다.

에이치앤파워는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DAFC 시스템과 액체연료 처리 기술을 통합한 하이브리드형 연료 공급 솔루션을 개발한다. 또 시스템의 열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고효율화 작업과 플랫폼 재설계도 진행할 방침이다.

강인용 에이치앤파워 대표는 “시스템의 출력을 크게 늘려 이르면 2027년에 메가와트(MW)급 중대형 시스템을 개발해 선박용이나 발전용 등으로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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