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오사카가스는 지난 2023년부터 각 가정에 설치된 가정용 연료전지 에네팜 S형 1,500대를 기반으로 한 가상발전소(이하 VPP)를 구축하고 있다.
VPP는 전국 각지에 분산된 발전원들을 정보통신기술로 모아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생산하기 어려운 재생에너지 기반 분산발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오사카가스가 구축 중인 VPP는 에네팜 S형에 탑재된 IoT 기능을 활용해 연료전지들의 전력 생산을 원격으로 제어해 전력 수급을 안정적으로 조절한다.
오사카가스는 전력 소비량과 공급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한 후 결과를 전기공급자 계통제어시스템으로 전송한다. 이 측정값을 AI로 분석해 적절한 발전량과 공급 경로를 설정해 수많은 연료전지를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면 전력 수급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봤다.
그 일환으로 오사카가스는 지난 2021년 일본 경제산업성의 지원을 받아 가정용 연료전지 에네팜 3,600대를 원격제어해 1MW 규모의 예비전력을 도시에 공급한 바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진 파나소닉과 전기차 충전기, 태양광발전기, 에네팜 등을 보유한 단독주택 10세대를 대상으로 가정용 전력 수급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실증, 전력 수급에 따라 원격으로 제어하며 가상발전소 구축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오사카가스가 추진하는 연료전지 기반 VPP가 국내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통합관제로 연료전지 운영

연료전지 전문기업인 에이치앤파워(주)는 7월 1일 ‘도심형 미니 수소발전소’를 구축했다.
도심형 미니 수소발전소는 에이치앤파워가 공급한 여러 연료전지를 통합관제시스템으로 하나의 발전소처럼 원격으로 제어·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핵심이 바로 통합관제시스템인 ‘VI’다.
VI(Virtual Inception)는 각 건물에 설치된 연료전지로부터 운영정보, 상태데이터, 발전량 등 실시간 운영 데이터를 통합 모니터링하고 발전량과 상태정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운전과 유지보수를 지원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상징후 탐지, 예측 정비, 전력 수요 예측, 열·전기 자율운전 제어를 수행하고 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잉여전력을 도심 내 예비전력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강인용 에이치앤파워 대표이사는 “개별 현장에 설치된 연료전지의 가동률과 신뢰성을 올리기 위해선 사용자 패턴에 맞춰 연료전지를 제어할 수 있는 통합관리시스템이 필요했다”며 “특히 재생에너지가 설치된 곳에서는 간헐성 등으로 인해 생기는 지역적·시간적 편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도 있었다. 분산된 연료전지를 연계한 가상발전소 구축을 목표로 해당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VI는 두 가지 운영데스크로 구성됐다. 첫 번째 데스크는 각 건물에 설치된 연료전지가 실시간으로 보내는 데이터를 취합해 운영정보, 상태정보, 발전량 등을 확인·제어할 수 있는 통합관제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유지보수 및 예비진단에 사용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한다.
두 번째 데스크는 AI 기능 추가로 정상상태와 비정상상태를 사전에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시스템 성능을 개선한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보니 왼쪽엔 전국지도가, 중앙과 오른쪽엔 연료전지의 운전현황(모드, 상태, 시간, 단계), 총 발전량 및 총 열생산량 현황, 발전량 현황(시간, 주간, 월간, 누적) 등이 표시된다. 이 중 면밀하게 보고 싶은 현황이 있으면 마우스로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인버터 현황을 누르면 인버터에서 나오는 전압과 전류의 특성을 통해서 연료전지의 출력이 정확하게 나오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연료전지의 상태 등을 확인·진단하고 대응할 수 있다. 탈황기, 수처리필터 등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 관리에도 유용하다.
강인용 대표이사는 “각 건물에 설치된 연료전지로부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통합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 최적화 알고리즘이 작동하며 징후 탐지, 예측 정비 등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VI엔 AI가 탑재됐다. AI는 유량 범위가 설계 범위를 넘을 때, 데이터 변동성이 정상범위를 크게 벗어날 때, 실시간 탐지 중 분류가 안 되는 비정상 데이터가 생성될 때 등 이상 징후가 탐지되면 사용자와 에이치앤파워에 바로 알린다.

또 ChatGPT처럼 텔레그램 메신저로 필요한 정보를 요청하면 AI가 실시간으로 해당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에 AI가 데이터의 의미를 분석하고 학습하기 때문에 이전에 발생한 비정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준을 설정하고 추후 같은 이슈가 발생했을 때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강인용 대표이사는 “현재 VI는 전국에 있는 연료전지와 원격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알파버전이다. 지속적인 개발로 AI 분석 엔진을 도입해 더 정교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구현해 연료전지의 자율운전 및 유지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수요에 따라 연료전지가 생산한 전력을 제어하거나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목표는 VPP
에이치앤파워는 VI 시스템을 계속 발전시켜 연료전지 기반 VPP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강인용 대표이사는 “VI 시스템은 일본 오사카가스의 에네팜 사례처럼 분산된 연료전지를 연계한 VPP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VI를 통해 연료전지 기반 예비전력 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도시 전력망과 연계해 수요반응 및 전력거래까지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생태계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도시 단위의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치앤파워는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VI 시스템을 전력 생산·거래 플랫폼으로 만들고 AI 기반 EMS(에너지관리시스템)와의 연계를 통해 연료전지의 자율운전, 유지관리 자동화, 고객 맞춤형 에너지 서비스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