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에 납품된 하이리움차트의 액화수소 탱크트레일러.(사진=하이리움산업)
CJ대한통운에 납품된 하이리움차트의 액화수소 탱크트레일러.(사진=하이리움산업)

지난 2022년 10월 하이리움산업과 미국의 차트인더스트리스(이하 차트)는 공동출자를 통해 하이리움차트(HYLIUM-CHART)를 설립했다.

국내 최초로 액화수소 저장 및 운송용 극저온 기술을 상용화한 하이리움산업은 국내 액화수소 유통망을 구축하고 액화수소 트레일러 설계·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산업용 가스 극저온 장비 제조업체인 차트와 손을 잡은 것이다.

차트는 액화천연가스 기술을 바탕으로 공정 시스템, 열교환기, 대형 극저온 저장고, 진공단열 배관 등 수소의 액화와 압축을 위한 장비 솔루션과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트레일러, 열차, 선박 등 액화수소 운송에 최적화된 극저온 분배 시스템의 설계와 제작에 강점이 있다.

하이리움차트는 3톤급 액화수소 탱크트레일러 3대를 CJ대한통운에 납품했다. 이들 차량은 SK가 지난해부터 가동 중인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에 투입되어 액화수소 운송을 맡고 있다. 

지난 2023년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인증과 승인을 받은 차트의 액화수소 탱크트레일러.(사진=Chart Industries)
지난 2023년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인증과 승인을 받은 차트의 액화수소 탱크트레일러.(사진=Chart Industries)

두 달 만에 합병 계약 변경

하이리움차트를 설립한 차트가 곧 새 주인을 맞는다.

차트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전에 체결한 합병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합병 계약을 맺는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차트는 미국의 산업기계 공급업체인 플로우서브 코퍼레이션(이하 플로우서브)과 190억 달러(약 26조 원) 규모의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차트 측은 “자사의 공정 기술 전문성과 플로우서브의 유량 관리 역량을 결합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 사는 주주 승인 등 절차를 거쳐 올 4분기에 해당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바로 미국의 에너지 기업인 베이커휴즈(Baker Hughes)가 끼어든 것이다.

베이커휴즈는 136억 달러(약 18조8,000억 원)를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여기에는 차트의 액화수소 및 LNG 역량을 확보해 에너지·산업 기술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베이커휴즈의 수소충전소 예상도.(사진=Baker Hughes)
베이커휴즈의 수소충전소 예상도.(사진=Baker Hughes)

차트는 베이커휴즈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질 에반코(Jill Evanko) 차트 사장 겸 CEO는 “전액 현금 거래는 주주들에게 즉각적인 가치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차트는 베이커휴즈와의 합병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플로우서브와 맺은 계약을 해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차트는 플로우서브에 해지 위약금 2억6,600만 달러(약 3,677억 원)를 지급해야 한다.

일각에선 차트의 이번 행보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플로우서브와 합병되면 대주주에 오르는 데다 합병회사는 양 사의 기술을 기반으로 극저온 밸브 및 수소연료 시스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차트와 베이커휴즈의 합병 계약은 2026년 중반에 완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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