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재 한국수소·청정메탄올산업협회 회장.
장봉재 한국수소·청정메탄올산업협회 회장.

 수소 경제·사회 조기 구축과 수소 전주기 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2014년 3월 28일에 설립된 한국수소산업협회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수소산업 진입기에 한국수소산업협회 제2대 회장을 역임하고 지난 3월 27일 제7대 회장으로 선출된 장봉재 효진이앤하이 고문(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 회장 겸임)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수소산업의 도약을 여는 중요한 시기에 다시 협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회장은 먼저 “수소산업 진입기엔 전국을 다니면서 각종 포럼과 전시를 통해 수소사회 도래를 홍보하고 수소법 제정,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대 등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실행하는 데 힘을 쏟았다”라며 “이제 수소산업 도약기를 맞아 국내 수소 산업영역 확장과 산업 규모 확대와 더불어 해외로 뻗어 나가 수소 기술 수출국 위상을 확립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수소산업의 도약이 현실적으로 녹록하지가 않은 게 사실이다. 과거보다 수소산업의 분야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넓어지고 참여 기업 수도 많이 늘어났는데, 여전히 수소(신에너지)가 기존 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보다 경제성에서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회원사 대부분이 직접 투자사업을 수행하기보다는 정부 지원사업에 의존하고 수소산업에 적극적인 지자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장 회장의 설명이다. 

장 회장은 “그나마 보급이 확대된 수소충전소나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도 적은 수소차 보급, 낮은 가동률과 판매단가로 인해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회원사들은 협회가 정부, 지자체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산업과 지원제도의 활성화로 수익성이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 산업 규모가 커져 자력으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시점까진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확대를 꾸준히 요구하겠지만 쉬운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수소차와 충전소 보급확대가 시급하고 수소도시, 연료전지발전, 통합 바이오가스화 사업을 지자체 중심으로 확대해 기업들의 사업참여 기회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암모니아·메탄올·그린수소 등으로 수소산업의 영역을 확대해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고. 그러기 위해선 협회의 위상 재정립과 조직력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울산지역 협회 이미지 벗어날 것”

“울산이 소재지인 수소산업협회는 울산지역 협회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폭넓은 회원사와 정부·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해 협회 본연의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또 다른 산업과 달리 수소산업협회와 준정부 기관인 한국수소연합(옛 수소융합얼라이언스)의 역할이 많은 부분 중복되어 있고, 협회 기능을 한국수소연합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수소산업의 근간을 형성하고 전주기 산업 활성화를 주도해야 하는 협회 특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부의 수소전담기관 지정이나 정부지원사업 관리 등에도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협회의 역량 부족과 전략 부재가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봉재 한국수소산업협회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수소산업협회)
장봉재 한국수소산업협회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수소산업협회)

장 회장은 내부적으로 협회의 역할과 목표를 재정립하고 사무국과 조직을 재정비 중이다. 최근 이사회 결의로 확정된 서울사무소를 개설, 수도권에서의 역할을 강화해 지역협회 이미지를 벗어나고 협회의 수도권 이전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다. 

수소는 에너지 저장수단이자 캐리어로써 그린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이퓨얼(e-fuel)까지 활용 분야가 다양하다. 회원사들과 협력해 이들 신사업 분야 진입과 기회선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회원사들이 이들 신사업에 필요한 기술들을 확보하고 실증해 사업화로 이어가도록 정부, 지자체와 협력해 기술개발 과제와 사업모델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또 수소차, 수소연료전지, 수소충전, 수소발전, 수소액화, 수소생산 등과 관련한 기술과 소부장 산업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의지다. 

이밖에 국내 유수의 수소연관 연구소와 협력해 상용화 수준의 기술을 회원사에 이전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고, 국내외 보고서, 산업 동향, 기술정보, 사업공고 등을 회원사 정보공유방을 통해 매일 제공하고 있다. 


수소산업 도전과 기회

“글로벌 탄소중립과 수소경제 확산 움직임에 따라 국내 수소산업에 많은 도전과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수소산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장 회장은 수소법, CCUS법, 바이오가스 생산·이용 촉진법까지 어느 나라보다 빨리 수소산업과 연관 산업의 근간이 이미 마련되었고, 수소차, 충전인프라, 수소연료전지, 수소발전, 수소트램, 수소선박, 액화수소, 블루수소까지 수소를 활용하는 대부분 관련 산업의 기술개발 속도나 보급이 동등 또는 우위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 기술이 전략적으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수출 확대는 수소산업에 매우 큰 기회라는 설명이다. 

반면에 수소산업의 궁극은 그린수소의 생산과 활용인데, 그 여건이 열악한 게 국내 수소산업의 도전이다.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수급여건이 매우 불리하고 그린수소 대량생산 기술과 보급도 너무 뒤처져 있어 매우 큰 위협요소라는 것이 장 회장의 판단이다. 현재 국내는 수MW급 그린수소 생산 실증에 머물러 있는 반면에 해외는 수백MW~GW급 상업 플랜트를 건설하는 추세다. 특히 중국이 태양광·풍력산업 시장을 거의 점유한 것과 같은 상황이 그린수소 생산·활용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또 산업용, 건설용, 농업용, 드론, 바이크, 카트 등과 같은 수소 활용 분야는 실증과 보급이 없거나 더딘데, 그린수소 생산과 이들 영역이 결합하면 매우 훌륭한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분야에 대한 정부의 실증·보급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장봉재 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 회장이 지난 6월 27일에 개최한 ‘제2회 청정메탄올 산업 활성화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청정메탄올산업협회)
장봉재 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 회장이 지난 6월 27일에 개최한 ‘제2회 청정메탄올 산업 활성화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청정메탄올산업협회)

유럽, 중국 등에선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한 산업영역인 암모니아와 메탄올 및 이퓨얼과 같은 수소화합물 프로젝트가 많이 실행 중인 반면 국내는 기술개발, 실증과 보급이 더딘 점도 지적했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으로 수소화합물 사업 근간은 마련되었으나 기술 및 경제성 확보의 문제로 보급이 느리다고 평가했다. 

장 회장은 “수소를 수소산업만으로 한정해서 바라보는 정책과 지원은 한계가 있다. 수소를 미래 에너지인 동시에 암모니아, 메탄올, 이퓨얼 등의 수소화합물로 확장된 산업으로 보고 통합적으로 실증·보급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라며 “예를 들어 통합 바이오가스화 사업을 수소생산뿐만 아니라 메탄올이나 이퓨얼 생산으로 확장해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은 매우 뛰어난 에너지 저장수단이므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며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도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변동성, 그리드 계통 문제를 고려해 수소, 수소화합물 같은 연관 산업과 더불어 수립해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소·청정메탄올협회 협업 중요 

“청정메탄올은 원료이자 연료로  활용도가 매우 넓고 청정화에 따른 산업 규모 또한 큽니다. 메탄올 전주기 산업도 수소산업 전주기와 같은 구조로 보고 접근할 경우 단기적으론 수소산업 못지않게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메탄올을 활용하는 선박, 발전 그리고 화학산업까지 외연을 확장해갈 수 있는 겁니다.”

장봉재 회장이 지난 2023년 11월 20일 사단법인 발기인 총회에서 안건토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
장봉재 회장이 지난 2023년 11월 20일 사단법인 발기인 총회에서 안건토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

장 회장은 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 초대 회장직도 겸임하고 있다. 청정메탄올 전주기 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해 9월에 출범한 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는 지난 4월 24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은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약 80개 회원사를 두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전 세계 물동량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3~4% 정도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글로벌 해운업계는 탄소중립을 위해 친환경 선박건조 발주를 서두르고 있다. 부산·울산·마산항을 거점으로 청정연료 선박들이 운항하는 녹색항로도 개설되고 있다. 현재 해운업계의 청정연료 1순위는 메탄올이다. 지난해 말 청정메탄올 추진 선박이 선주에 처음으로 인도된 이후 올 상반기에만 5척의 청정메탄올 추진 선박이 인도되었다. 

장 회장은 “청정메탄올 추진 선박의 운항으로 바이오메탄올과 e-메탄올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전 세계 1억7,900만 톤 정도의 화석연료(석탄·천연가스) 기반의 브라운·그레이 메탄올을 청정메탄올로 대체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라며 “해양수산부도 2030년까지 연간 50만 톤의 청정메탄올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현재 약 200만 톤 이상 수입하는 화석연료 메탄올도 대체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이어 “메탄올은 석유처럼 취급되므로 직접메탄올연료전지(DMFC)를 지게차, 드론, 카트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경우 취급 안전성, 관리 용이성 등에서 수소보다 훨씬 뛰어나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봉재 회장(오른쪽 3번째)은 지난 2023년 10월 11일에 개최된 ‘청정메탄올 이니셔티브 발대식 및 신산업촉진 컨퍼런스’에 패널토론자로 참여했다.
장봉재 회장(오른쪽 3번째)은 지난 2023년 10월 11일에 개최된 ‘청정메탄올 이니셔티브 발대식 및 신산업촉진 컨퍼런스’에 패널토론자로 참여했다.

청정메탄올산업협회는 청정메탄올 관련 정책 마련과 법·제도 정비, 인증과 표준화 확립 등에 힘을 쏟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주관하는 ‘청정메탄올이니셔티브’와 협업해 전주기 사업 추진에 매진할 계획이다. 그린수소와 포집한 CO2를 이용한 e-메탄올, 바이오가스와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바이오메탄올까지 다양한 청정메탄올을 생산하는 연관 산업과의 조화로운 성장 방안을 찾아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협회 회원사들과 태백시가 협력해 국내 최초 청정메탄올 생산 프로젝트인 미이용 목재 활용 바이오메탄올 생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장 회장은 “수소와 바이오매스를 활용하는 그린메탄올은 정부의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계획에 따른 탄소감축 기여도가 낮음에 따라 그린수소와 포집 CO2를 이용하거나 재생 CO2와 블루수소를 이용하는 블루메탄올도 협회의 중요한 사업 영역”이라며 “블루메탄올은 청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분명 탄소감축 효과가 있기에 선박, 차량, 산업용 기계 등에 충분히 활용할 경우 그린메탄올 시장보다 더 큰 산업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e-메탄올 생산은 그린수소와 CCUS 기술로 이루어져 있어 관련 기관, 협회 및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라며 “해수부는 메탄올 산업 전주기 중 기술개발, 생산과 관련한 업무를 주관하지 않아 수소산업협회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수소산업협회와 청정메탄올산업협회가 함께 가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밝혔다. 

장봉재 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 회장(왼쪽 6번째)이 ‘청정메탄올 산업 활성화 포럼’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
장봉재 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 회장(왼쪽 6번째)이 ‘청정메탄올 산업 활성화 포럼’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청정메탄올산업협회)

“수소산업협회 회원사들은 수소의 확장영역에 메탄올도 있음을 인지하고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랍니다. 청정메탄올산업협회 회원사들도 수소가 청정메탄올의 필수 원료이자 궁극적으로 수소를 활용한 e-메탄올이 청정메탄올을 주도함을 이해하고 관심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양 협회의 사무국을 통해 이들 산업간 조화로운 성장을 도모하도록 조율하고 협업방안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처럼 장 회장은 회원사들에 수소산업협회와 청정메탄올산업협회가 공생과 협업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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