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팀 주도로 실도로 장거리 주행 결과 공개
미라이 1,360km 공식 기록 넘어선 주행 데이터 확보
효율 설정·항속 전략으로 30시간 연속 주행
수소전기차 장거리 경쟁이 본격화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가 단일 충전으로 1,400km를 주행하며 도요타 미라이가 보유한 1,360km 기네스 공식 주행 기록을 넘어섰다.
이번 도전은 기업이 아닌 민간팀이 진행한 비공식 프로젝트로, 유튜브 채널 잇섭(ITSub), 안오준TV, Station.B 등이 차량 두 대를 투입해 이틀간 실도로 장거리 주행에 나섰다. 민간 주도로 실제 도로 기반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행 효율 검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기네스 공식 기록은 여전히 ‘미라이’
수소전기차 단일 충전 최장거리의 공식 기록은 일본 도요타 ‘미라이’가 보유하고 있다. 2021년 8월 23~24일 미국 캘리포니아 가디나(Gardena)에서 미라이는 1360.378km를 주행해 기네스 월드레코드 인증을 받았다.
당시 주행은 도요타 리서치센터에서 출발해 산타바바라까지 올라간 뒤 다시 샌디에이고까지 내려오는 코스를 이틀간 반복하는 방식이었다.
운전은 웨인 거디스(Wayne Gerdes)와 밥 윙거(Bob Winger)가 번갈아가며 맡았다. 웨인 거디스는 미국 48개 주 최저 연비 주행, 미국 동·서해안 최저 연비 주행 기록을 보유한 연비 전문 드라이버로 통한다.
기네스 심사위원은 수소탱크 봉인, 출발·도착 확인, 연료 및 배터리 잔량 검증 등을 현장에서 직접 감독했다.
연비 운전을 위한 세밀한 설정···30시간 주행
이번 군산 도전은 기네스 공식 절차를 따르지 않았지만, 실도로 조건에 가까운 환경에서 장거리 효율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도와 연륙도로 등 실제 주행 조건을 그대로 반영해 기온·풍속·노면 상태 등 다양한 외부 변수가 자연스럽게 포함됐다.
도전팀은 군산 일대를 주행 코스로 선택했다. 한 대는 홍성–정읍 국도를 왕복했고, 다른 한 대는 새만금도로를 반복 주행하며 서로 다른 노선에서 데이터를 확보했다.
효율 확보를 위해 차량 설정은 세밀하게 조정됐다. 내비게이션, 무선충전, 통풍 시트, 오디오 등 전장 기능은 대부분 끄고, 타이어 공기압을 높여 구름 저항을 최소화했다. 주행 속도는 효율이 높은 시속 40~60km 구간을 유지했다.
또 회생제동 기능을 비활성화했고, 언덕 구간에서는 운전자가 직접 가감속을 조절해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을 줄였다. 이러한 설정은 저속·장시간 항속 조건에서 수소전기차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단일 충전으로 1400km! Hyundai Nexo의 실도로 장거리 주행을 담은 영상.
넥쏘의 주행은 약 30시간 동안 이어졌다. 주행 시작 18시간 만에 767km를 기록했고, 당시 수소 사용량은 약 31%였다. 이 시점에서 도요타 미라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후 수소 잔량이 10% 미만으로 떨어지자 차량은 자동으로 배터리 활용 비중을 높이며 항속 패턴을 유지했다. 넥쏘는 결국 미라이의 1,360km 기록을 뛰어넘었고 도전 목표로 잡은 1,400km 운행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종료 시점에 확인한 수소 잔량은 약 2%였다.
공식 등재는 이뤄지지 않아···넥쏘 오너들 사이에 “나도 한 번?”
이번 주행은 기네스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 공식 세계기록으로 등록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단일 충전으로 1,400km를 달린 기록이 공개되자 넥쏘 오너들 사이에서는 “실생활 연비 주행으로 얼마나 갈 수 있을까”, “나도 한번 기록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결과는 단순한 개인 도전을 넘어 수소전기차의 효율·주행 전략·에너지 관리 방식에 대한 실측 데이터가 공개됐다는 점에서 해석의 폭이 넓다.
제조사 주도가 아닌 민간 테스트에서 이러한 수치가 나온 것은 차량 효율성에 대한 사용자 신뢰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향후 수소차 확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가 수소 인프라 확충과 차종 다변화를 추진하는 시점에서 넥쏘의 장거리 주행 기록은 기술적 가능성뿐 아니라 사용자 층의 관심을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로 평가된다.
공식 인증과는 별개로 실제 도로 환경에서 증명된 장거리 주행 사례가 축적될수록 수소전기차 시장의 체감 가치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