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도입 확대로 연료 공급망 중요성 대두
해수부,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망 구축방안 마련
울산항·부산항서 선박에 메탄올 공급하는 실증 수행

‘선박 대 선박(STS, Ship-To-Ship)’ 방식의 메탄올 벙커링‧하역 동시 작업 실증이 이뤄지고 있다.(사진=부산항만공사)
‘선박 대 선박(STS, Ship-To-Ship)’ 방식의 메탄올 벙커링‧하역 동시 작업 실증이 이뤄지고 있다.(사진=부산항만공사)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 7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 회의에서 2050년경 국제해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하는 ‘2023 IMO 온실가스 전략’을 채택했다. 

이날 회의에서 임기택 IMO 사무총장은 “2023 IMO 온실가스 전략의 채택은 기념비적인 발전이자 해양 탈탄소화를 향한 새로운 장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이것은 최종 목표가 아니라 여러 면에서 우리 앞에 놓인 수십 년에 걸쳐 더욱 강화되어야 하는 작업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한국인 최초의 IMO 사무총장인 임기택 사무총장은 지난 2016년 1월에 취임해 지난해 12월에 임기를 다 채우고 퇴임했다.

이에 해운업계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선박을 도입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영국의 해운분야 전문매체인 리비에라 뉴스(Riviera News)에 따르면 2023년에 발주된 대체 연료 추진 선박은 539대(총톤수 3,380 GT)로 전체 발주 선박의 45%를 차지한다. 이 중 LNG 이중연료 선박이 220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메탄올 이중연료 선박은 125척, 암모니아 연료 선박은 4척으로 집계됐다.

특히 그린메탄올 추진 선박도 발주됐는데 머스크가 25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에버그린이 24척, CMA CGM이 22척으로 그 뒤를 이었다. HMM은 9척을 발주했으면 모두 컨테이너선이다.

친환경 연료선박이 늘어나는 만큼 안정적인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지난 2월에 발표한 ‘글로벌 선사의 미래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망 확보 전략 조사’에서 “친환경 선박연료의 수급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망 확보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향후 도래할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

 

친환경 선박 시대 선도

지난해 11월 해양수산부는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망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은 2030년까지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비중을 30%까지, 국내 항만에 입항하는 친환경 연료 추진 컨테이너 선박의 비율을 20%까지 확대하고 항만의 친환경 선박연료 저장 능력을 100만 톤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 선박 연료 시장 창출,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망 구축 등 4대 과제를 추진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울산항을 친환경 연료 공급 거점항만으로 지정해 수요에 대응한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LNG 60만 톤과 그린메탄올 23만 톤을 선제적으로 공급하고 가스공사의 통영기지를 예비 공급기지로 활용한다. 또 2030년까지 국적 외항선 등 총 317척을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고 미국, 호주, EU와 각각 연결된 기존 항로를 녹색해운항로로 개발한다.

해양수산부는 또 ‘선박 대 선박(STS)’ 방식의 연료공급 안전관리계획 승인제를 신고제로 전환하고 항만별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탱크로리를 통한 연료공급 영업구역 제한을 폐지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아울러 그린 메탄올과 관련해 연안 액체화물선의 연료공급 겸업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제를 혁신하고, 기존 항만의 케미컬 인프라 탱크를 활용해 연료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 수소와 암모니아는 기존 항만 인프라를 활용하고 향후 수요에 따라 항만 내 생산·저장시설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항만개발단계에서부터 입지를 먼저 배정할 계획이다.

이에 국내 주요항만에선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실증이 이뤄지고 있다. 가장 먼저 실증을 수행한 곳이 바로 울산항이다.

지난해 7월 울산항만공사는 울산본항 8부두에서 세계 최초로 1,000톤의 그린메탄올을 2,100TEU급 컨테이너선에 육상-선박(PTS, Port To Ship) 방식으로 공급하는 실증을 진행했다. PTS 방식은 육상 항만부두에서 선박으로 연료를 공급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울산항만공사는 또 지난해 11월 1만6,2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STS 방식으로 1,000톤의 메탄올을, 지난 2월엔 같은 규모의 선박에 ‘선박 대 선박(STS, Ship-To-Ship, STS)’ 방식으로 3,000톤의 그린메탄올을 공급하는 실증을 수행하기도 했다. STS는 한 선박이 다른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울산항에 이어 부산항에서도 메탄올을 STS 방식으로 공급하는 실증이 이뤄졌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 4일 부산항 신항 2부두(PNC)에서 하역 중인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에 STS방식으로 공급하는 실증을 진행했다. 메탄올 공급과 하역 작업을 동시에 진행한 것은 국내 최초다.

울산항에서 진행된 
지난 2월 울산항에서 진행된 ‘선박 대 선박(STS, Ship-To-Ship, STS)’ 방식의 그린메탄올 공급 실증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울산항만공사)

국가적 장기 프로젝트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2021년 5월에 내놓은 분석자료인 ‘Net Zero Emission by 2050 시나리오’에 따르면 바이오연료, 수소, 암모니아와 같은 저탄소 연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특히 암모니아는 장거리 수송에 있어 중요한 연료로 전망되며 바이오연료의 경우 2050년 총 선박 연료 수요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면에 전기는 장거리 운송에 적합하지 않아 활용도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50년엔 수소와 암모니아가 주요 저탄소 선박연료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선박연료 전환이 기업의 미래 경영 전략이자 국가적으로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협의체 구성 및 운영, 정책적 지원 등 민관 협력을 확대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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