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정수장서 그린수소 공급 개시…올 연말부턴 배관 활용
美 유틸리티 글로벌, 내년 말 수질복원센터에서 H2GEN 시범운영 추진

유틸리티 글로벌이 성남에 구축할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생산시스템인 H2GEN.(사진=유틸리티 글로벌)
유틸리티 글로벌이 성남에 구축할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생산시스템인 H2GEN.(사진=유틸리티 글로벌)

성남시가 지역자립형 수소 생산체계를 구축한다. 소수력발전과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첫 소수력발전 수소 생산

청정수소 생산에 사용되는 주원료가 바로 물이다. 태양광, 풍력, 원자력 등 청정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수전해 시스템을 가동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제약이 많다.

청정에너지 발전시설을 구축할 만한 최적의 장소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데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천차만별이어서 ESS 등 별도의 저장장치가 필요하고, 전력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한 출력제어 조치에 따른 손실이 크다.

이런 이유로 다양한 청정수소 생산방식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수력발전을 활용한 수소생산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수력발전은 발전 생산원가가 매우 저렴하고 전력생산 시간이 5분 이내로 짧아 전력 수요량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수차 회전 속도가 일정하고 발전 전력의 주파수가 균일해 전력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섬진강 등 4대강에 수력발전시설을 갖춘 댐들이 구축돼 있어 수소생산사업을 바로 추진할 수 있다.

만약 신규 수력발전이 필요하다면 소수력발전을 활용하면 된다. 소수력발전은 출력 규모가 10MW 이하인 수력발전으로, 규모가 작아 초기 비용이 적은 데다 농업용 저수지, 하수처리장, 정수장 등 물이 흐르는 곳에 대부분 설치가 가능해 분산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수력발전으로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성남 광역정수장에 국내 첫 소수력발전 기반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성남 광역정수장엔 700kW급 소수력발전시설이 구축돼 있다.

지난 2023년에 가동을 시작한 해당 시설은 600kW급 알칼라인 수전해 시스템으로 하루 최대 200kg의 그린수소를 생산한다. 생산된 수소는 지난 7월부터 인근 충전소에 공급되고 있다.

이르면 올 연말부턴 수소배관으로 정수장 인근에 있는 버스공영차고지에 설치될 이동형 수소충전소에 공급된다. 이동형 수소충전소는 현대자동차가 제작한다.

이런 가운데 성남 광역정수장 인근에 있는 하수처리시설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로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성남 광역정수장에 설치된 그린수소생산설비.(사진=이상현)
성남 광역정수장에 설치된 그린수소생산설비.(사진=이상현)

혁신 기술로 바이오가스 수소 생산

성남시는 미국의 수소기술시업인 ‘유틸리티 글로벌(Utility Global)’와 손잡고 지역 내 하수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실증 사업에 착수한다.

이번 협력은 성남시 복정동에 있는 성남 수질복원센터 부지 내에 고순도 수소생산 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틸리티 글로벌은 자사 기술을 적용해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 중 미활용 분을 수소로 전환하는 설비를 구축한다. 시는 부지를 제공하고 행정 절차를 지원한다.

사업 일정은 내년 중 설비 설치를 완료하고, 2027년부터 약 6개월간 실증 운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생산된 수소는 인근 수요처에 공급될 예정이다. 하루 생산량은 수소승용차 7대를 충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진다.

유틸리티 글로벌은 현재 부생가스, 바이오가스 등 폐가스로 수소를 생산하는 eXERO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XERO는 환원-산화 반응 기반 화학적 공정과 전기화학적 공정을 결합한 세라믹 기반의 반응기 기술이다. 특징은 외부에서 전기를 공급받지 않고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폐가스는 메탄, 일산화탄소 등 에너지를 가진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 물질들은 연소하거나 화학적 변환 과정에서 발열 반응을 일으킨다. 이 반응열은 수소생산을 위한 고온 조건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 에너지로 수증기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eXERO는 이러한 폐가스의 특성을 활용한다. 여기에 효율적인 에너지 전환과 고순도 수소 분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구조를 최적화해 운영 비용과 전력 소비를 기존 기술보다 크게 낮출 수 있다. 이렇게 개발한 청정수소 생산시스템이 ‘H2GEN’이다.

유틸리티 글로벌은 H2GEN을 2026년에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최종 설계 및 제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북미 지역에 있는 대형 철강공장에서 H2GEN 시스템 실증을 진행, 3,000시간 이상 운영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유틸리티 글로벌은 성남에서 추진하는 시범운영을 통해 H2GEN의 상업성과 가능성을 입증하고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성남시는 이번 사업이 지역에서 발생한 자원을 다시 지역에서 활용하는 ‘자립형 청정수소 모델’로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하수처리시설이 단순한 수처리 기능을 넘어 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역할을 넓히게 될 것”이라며 “탄소중립, 자원순환 기술을 접목해 지역자립형 수소경제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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