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기후위기에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당사가 직접 운영하는 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하고 수소를 적절하게 공급함으로써 다른 운수사업자와 지자체에 벤치마킹 기회를 제공해 수소경제 실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부산에서 시내버스와 수소충전소를 운영 중인 도경민 대도운수·대도하이젠 대표의 의지다.
지난 10월 16일 대도하이젠 본사에서 만난 도경민 대표는 시의회에서 2025년도 수소버스 보조금 예산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 오던 참이었다. 수소버스 도입 확대 타당성을 설명하고 온 것이다. 수소버스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다.
1980년 1월에 설립된 대도운수는 부산광역시 사상구 학장동에 본사를 둔 시내버스 회사로, 현재 운전·정비직 등을 포함한 총 21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수소버스 39대, 전기버스 17대, CNG버스 21대 등 총 77대의 시내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08년에는 대도하이젠을 설립, CNG 충전사업을 시작해 수소충전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수소충전소 2개소(사상구, 영도구)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수소를 직접 운송하기 위한 트랙터와 트레일러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 첫 도심 수소충전소 운영
도 대표는 지난 2019년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학장동 본사 사업부지에 부산 최초의 도심형 수소충전소인 ‘H 부산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소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차에 충전소 부지를 제공하고 충전소를 위탁 운영하게 됐다. 대도하이젠이 운영해온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 부지에 수소충전 설비를 추가로 설치해 ‘복합충전소’로 전환, 이 충전소에서 수소와 CNG 연료를 함께 충전할 수 있다.
현대차는 에어리퀴드를 설비 공급사로 선정해 충전소를 구축했다. 시간당 8대 이상의 수소전기차(승용차 넥쏘)를 완충할 수 있는 40kg/h의 충전 용량을 갖춰 하루 70대 이상의 수소전기차가 이용할 수 있다.

도 대표는 2010년에 대구에서 택시 사업을 시작했다. 택시 연료비 절감을 위해 CNG와 LPG 연료를 함께 사용하는 택시로 개조해 운행한 것이다. 이때부터 미래 연료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수소차에 눈을 뜨게 됐다.
수소 관련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동향을 공부하고 매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수소연료전지 박람회에도 방문해 수소차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실제 대구 택시 사업의 경험을 살려 부산에서 수소택시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현대차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대도하이젠 부지(부산시 학장동)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로 합의해 ‘H 부산 수소충전소’가 들어선 것이다.
현대차는 당시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 도심(국회, 부산, 인천, 강동 등)과 고속도로 휴게소(여주, 안성, 함안, 하남 등)에 수소충전소를 구축 중이었다. ‘H 부산 수소충전소’는 현대차가 처음으로 문을 연 도심 충전소다.

대도하이젠이 운영해온 ‘H 부산 수소충전소’는 부산의 첫 도심형 수소충전소로서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의 물꼬를 트고 충전 인프라 확충의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2019년 부산에는 수소충전소가 서부산NK수소충전소(부산 강서구)와 ‘H 부산 수소충전소’ 두 곳뿐이었는 데, 현재는 총 8개소가 운영 중이다. 지난 9월 말 현재 부산에 등록된 수소차는 총 2,181대이다.
특히 ‘H 부산 수소충전소’는 수소 승용차 ‘넥쏘’의 성지로 불렸다. 부산에 여러 충전소가 들어서기 전까지 도심형 수소충전소가 이곳뿐인 이유가 있지만 충전속도가 빨라 대기시간이 짧고 연중무휴 운영으로 수소차 운전자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단일 운수업체 중 최다 수소 버스 운영
도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대도운수 시내버스를 단계적으로 수소버스로 전환하고 있다. 정부의 탄소 감축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서다. ‘H 부산 수소충전소’ 오픈 당시 정부는 수소전기버스 대중화를 목적으로 부산 등 전국 7곳의 도시 시내버스 노선에 수소버스 35대를 투입하는 시범사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전기버스보다 수소버스가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시내버스 운수업을 직접 운영하고 있어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지원을 받아 수소버스 전환이 쉽고, 충전소 운영도 자체 수소 운송으로 안정적인 수소공급이 가능해 다른 충전소 운영사업자보다 경제성이 있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대도운수는 2019년 수소버스 5대 도입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수소버스 도입을 확대해 현재 국내에서 단일 운수업체로는 가장 많은 총 39대의 수소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도 대표는 “다른 운수사업자의 여건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현재 당사가 버스 운영비를 검토한 결과 전기버스보다 수소버스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되어 수소버스 도입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라며 “시내버스 대·폐차 기한(9년)이 만료되는 CNG버스는 전량 수소버스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소충전소에도 적극 투자
도 대표는 수소버스 전환을 위해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H 부산 수소충전소’는 2019년 수소버스 5대에 적합한 수소충전기 1기를 시작으로 점차 수소버스 도입을 확대해 2021년에 2기를 증설, 현재는 총 3기가 운영 중이다. 하루 충전 가능 용량이 기존 640kg에서 1,920kg으로 3배 증가했다. 추가로 2023년에는 부산 영도구에 하루 충전 가능 용량이 1,000kg인 특수형(승용, 상용) 수소충전소(총 2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들 충전소는 하루에 버스 150대, 승용차 90대를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는 하루 평균 40대의 수소버스와 50대의 수소승용차에 대해 수소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루 약 1톤가량 수소충전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도 대표는 “아직은 승용차 위주의 수소차가 공급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버스, 트럭 등 상용차 위주의 수소차가 운행되어야 빠르게 온실가스 감축 등 수소경제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어 특수형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게 되었다”라며 “수소충전소 2~3개소 추가 구축을 계획하고 있어 2025년에는 대상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 부산 수소충전소’를 운영하면서 에어리퀴드의 설비 기술과 유지보수 서비스에 만족해 추가로 구축한 충전소에도 에어리퀴드 설비를 적용해 협력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도 대표는 “지금까지 안정적인 수소충전소 운영이 가능했던 여러 요인 중에 에어리퀴드의 완성도 높은 수소충전소 설비와 유지보수 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대도하이젠은 수소 누적 충전량 100만kg, 대도운수는 수소버스 누적 운행 거리 1,000만km 돌파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대도하이젠은 지난 9월 13일 에어리퀴드로부터 ‘누적 수소 충전량 100만kg’ 기념패를 받았다. 대도하이젠 수소충전소 운영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형섭 이사와 강건창 대리가 감사장을 받았다.
도 대표는 “수소버스 39대로 최근 누적 운행 거리 1,000만km를 돌파한 것과 충전량 100만kg을 돌파한 것은 당사에 큰 의미로 남을 것 같다”라며 “빠른 수소충전과 안정적인 수소공급으로 많은 수소차가 이용했고, 많은 시민과 관계자들이 수소버스에 대한 관심을 보였기에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대도하이젠과 처음부터 지금까지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안정적인 충전소 운영에 늘 수고를 아끼지 않는 에어리퀴드 유지보수팀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도 대표는 수소충전소 유지보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도하이젠은 2009년부터 대도 CNG충전소 유지보수 전담팀을 구성해 현재는 경상권 CNG충전소 20개소 60기의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충전소의 유지보수 관리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수소버스 전환 지원 강화해야”
수소에 진심인 도 대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도 대표는 “전국의 민간 수소충전소가 대부분 적자 운영을 하고 있는데, 적자 해소를 위해 상용차 위주로 수소충전소가 운영되어야 한다”라며 “시내버스와 전세버스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등을 도입해 하루 빨리 수소버스로 전환하고, 현실적인 수소공급 가격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소버스 보급 확대를 위해선 지자체의 지원이 중요한데, 정부보다 재정이 좋지 않은 지자체의 부담을 줄이고 정부가 더 지원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소의 안정성, 경제성, 친환경성 등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부족한 것 같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정부와 지자체,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홍보와 협조가 강화되길 바라는 이유다.
정부가 대량의 수소수요 창출을 위해 수소상용차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수소버스 도입을 선도하고 있는 도 대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