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크리스 그레이링 의원이 도요타의 수소전기차 미라이(Mirai) 시승행사를 하고 있다.(사진=도요타) 
영국의 크리스 그레이링 의원이 도요타의 수소전기차 미라이(Mirai) 시승행사를 하고 있다.(사진=도요타) 

도요타가 수소전기차 ‘미라이’로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소택시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도요타가 수소차 기술의 실용성을 검증하고, 단계적으로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영국 브래드퍼드, 미라이 수소택시 도입 추진

영국 브래드퍼드 시의회가 도요타 미라이를 활용한 수소택시 실증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 사업은 브래드퍼드 로우 카본 하이드로젠(Bradford Low Carbon Hydrogen) 수소 생산·충전 시설과 연계해 진행된다. 해당 시설은 하루 12.5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최대 800대의 수소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된다.


브래드퍼드의 수소충전소 프로젝트는 영국 정부의 ‘넷제로 수소펀드(Net Zero Hydrogen Fund)’ 지원을 받아 추진되고 있다. 이 펀드는 약 9,000만 파운드(약 1,530억 원) 규모로, 저탄소 수소 생산을 촉진하고 수소경제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정책이다. 이는 정부 지원금을 받는 11개 그린수소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에 든다.

브래드퍼드 프로젝트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저탄소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볼링백 레인(Bowling Back Lane)에 있는 옛 버크숄 가스 공장(Birkshall Gas Works) 부지는 100년 이상 브래드퍼드 지역의 산업 폐기물 처리장으로 사용되다 환경 규제 강화와 지역 개발 정책에 따라 폐쇄됐다. 이후 저탄소 인프라 구축 계획의 일환으로 수소 생산 및 충전소 부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브래드포드 로우 카본 하이드로젠 수소충전소 부지 전경.(사진=Bradford Council)
브래드퍼드 로우 카본 하이드로젠 수소충전소 부지 전경.(사진=Bradford Council)

브래드퍼드 시의회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약 1억2천만 파운드(약 2,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와 125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청정공기 EV 택시 기금(Clean Air EV Taxi Fund)을 통해 이미 520대의 택시를 무공해 전기차로 교체했으며, 이를 800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수소택시 파일럿 프로그램이 추가되면 브래드퍼드는 영국에서 런던 다음으로 가장 많은 친환경 택시를 보유한 도시로 거듭날 전망이다.

사우디, 도요타 미라이 수소택시 실증 진행

도요타는 사우디아라비아 교통총괄청(TGA)과 협력해 2023년 10월부터 미라이를 활용한 수소택시 실증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도요타의 현지 유통사 압둘 라티프 자밀 모터스(Abdul Latif Jameel Motors)와 압둘라 하심 산업가스(Abdullah Hashim Industrial Gases & Equipment)가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사우디 내 최초의 수소택시 사업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사우디에서 실증 중인 도요타의 수소택시.(사진=Abdul Latif Jameel Motors)
사우디에서 실증 중인 도요타의 수소택시.(사진=Abdul Latif Jameel Motors)

이번 실증의 목적은 수소를 친환경 연료로 활용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비전 2030’ 전략에 맞춰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자료를 확보하는 데 있다. 실증 기간 동안 차량의 연비, 주행 거리, 충전 시간,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 등을 분석했으며, 수소차를 대중교통 시스템에 도입하는 가능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사우디 교통총괄청의 파와즈 알사흘리(Fawaz Al-Sahli) 부청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사우디의 교통 및 물류 전략과 맞물려 있다”라며 “2030년까지 무공해 차량 비율을 45%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교통총괄청은 도요타 미라이 차량으로 수소택시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사진=jameel motors)
사우디아라비아 교통총괄청은 도요타 미라이 차량으로 수소택시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사진=jameel motors)

도요타 사우디 대표 노부유키 다케무라(Nobuyuki Takemura) 역시 “미라이가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탄소중립 교통수단을 확대하기 위한 사우디의 노력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정부는 수소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와 에어프로덕츠(Air Products)의 참여로 첫 번째 수소충전소를 구축했으며, 최근 주요 도시에 충전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향후 수소택시뿐만 아니라 대중교통과 물류 부문에도 수소 연료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른쪽부터) 아민 H.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사장, 세이피 가세미 에어프로덕츠 회장, 사헬 N. 압둘자와드 킹파드석유광물대학 총장 대행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첫 번째 수소충전소 개소식에 참석했다.(사진=아람코)
(오른쪽부터) 아민 H.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사장, 세이피 가세미 에어프로덕츠 회장, 사헬 N. 압둘자와드 킹파드석유광물대학 총장 대행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첫 번째 수소충전소 개소식에 참석했다.(사진=아람코)

도요타는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실증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과 사우디의 사례는 유럽, 중동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수소차 기술의 실용성과 시장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단계다.

도요타는 미라이 외에도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상용차, 발전용 연료전지, 선박 및 항공기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일본, 독일, 미국 등 주요국과 협력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표준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이런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소모빌리티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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