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이르면 오는 5월에 신형 수소전기차를 출시한다.
신형 수소전기차는 2024년 10월에 공개된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을 기반으로 개발된다.
이니시움은 수소저장탱크 용량 증대, 에어로다이나믹 휠 적용, 구름저항이 적은 타이어 탑재 등을 통해 650km 이상의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또 연료전지 시스템과 배터리 성능 향상으로 모터 최고 출력이 넥쏘(113kW)보다 30% 높은 150kW 이상을 발휘한다.
이 차량엔 2.5세대 연료전지가 탑재된다. 2.5세대 연료전지는 막전극접합체, 기체확산층, 금속분리판 등 부품의 성능과 내구성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수소연료탱크 등 연료계 크기를 키우고 소프트웨어 무선업데이트(OTA)를 서스펜션 브레이크에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당초 3세대 연료전지를 탑재할 계획이었다. 3세대 연료전지는 2세대 연료전지보다 부피가 30%가량 줄었으나 출력이 2배가량 높고 50만km 이상 주행할 수 있도록 내구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가격은 현재보다 50% 이상 낮추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개발이 지연되면서 3세대 연료전지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미뤘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신형 수소전기차에 2.5세대 연료전지를 탑재하는 것이다.
이런 현대차를 당혹스럽게 할 소식이 전해졌다. 경쟁자인 일본의 도요타가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을 내놓은 것이다. 심지어 현대차보다 1년 앞선 2026년에 3세대 연료전지를 탑재한 수소승용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혀 현대차를 더욱 당혹케 했다.
내구성·연료효율성 향상
도요타는 지난 19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H2&FC EXPO 2025에서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을 최초로 공개했다.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은 내구성과 연료효율성이 이전 세대보다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내구성은 이전 세대보다 최대 2배 향상돼 디젤엔진과 동등한 내구성을 갖췄다. 또 설계를 개선해 유지보수가 필요 없을 정도로 신뢰성을 높였다.
연료효율성은 1.2배 향상돼 주행거리가 20% 증가했다. 2세대 연료전지가 탑재된 2세대 미라이의 주행거리가 400마일(약 644km)인 것을 감안하면 80마일(약 129km)를 더 주행할 수 있다.
아울러 제조공정을 개선해 3세대 연료전지의 제조비용을 낮췄다. 이를 통해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발전기 등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촉매, 플레이트 등 핵심 소재와 셀 구조를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례로 2세대 연료전지의 경우 미세한 메조 다공성이 있는 새로운 다공성 탄소 운반체 내부에 약 80%의 백금을 적재하는 방식으로 촉매를 개선해 활성도가 50% 증가했다. 이와 함께 이전보다 산소 확산 성능이 3배 향상된 새로운 고산소 투과성 이오노머를 채택했다. 이를 통해 단위 면적당 전극의 최대출력이 15% 증가했다.
여기에 매니폴드, 공기유동장 등을 개선해 물 제거 성능과 산소 확산성을 향상시키고 셀 구조를 단순화했다. 이를 통해 셀당 전력이 이전보다 26% 증가해 스택의 최대 전력이 114kW에서 128kW로 증가하는 대신 부피는 33L에서 24L로, 무게는 41kg에서 24kg으로 줄었다. 그 결과 2세대 연료전지의 단위면적당 발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인 5.4kW/L로 나타났다.
이처럼 3세대 연료전지도 핵심 소재와 셀 구조를 개량해 용량 대비 효율을 높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용량 대비 효율이 높아지면 소형화와 경량화가 가능해 연료효율성 등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수소전기차를 오는 2026년 일본, 유럽, 북미,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상용차의 경우 2027년에 소형트럭을, 2029년에 대형트럭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수소차 라인업을 상용차 중심으로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수소전기차 파트너십을 맺은 BMW에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요타는 지난해 9월에 맺은 양해각서에 따라 수소저장탱크, 연료전지 시스템 등 수소전기차 핵심 부품을 이전보다 더 많이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BMW는 오는 2028년에 첫 번째 수소전기차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다른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파트너사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도요타는 파트너사와 협력해 2030년까지 20만대분의 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주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50%까지 확대되는 것은 물론 견고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수소연료 공급가격을 낮추기 위해 3세대 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소생산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3세대 연료전지 스택을 기반으로 한 10MW급 수전해 시스템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있는 혼샤공장에 설치해 2026년부터 실증에 나선다. 이를 통해 시스템 검증과 제품 개발을 거쳐 이르면 2029년에 대용량 수전해 시스템을 상용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