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트럼프의 정책이 시장에 불러올 변화에 주목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트럼프의 정책이 시장에 불러올 변화에 주목했다.

행정명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1월 20일) 26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에너지 정책을 대거 철회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되면서 미국의 에너지 정책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되면서 미국의 에너지 정책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 해안선과 북극해 지역에서 석유·가스 개발을 금지한 제한조치 철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한 허가 절차 간소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에 대한 LNG 수출 허가 동결조치 해제 건이 포함됐다.

또 국가 에너지 및 국경 비상사태 선포, 전기차 의무화 철회,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등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무더기 행정명령을 통해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사진=백악관)
트럼프는 무더기 행정명령을 통해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사진=백악관)

관세 전쟁

트럼프는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최우방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월 10일에는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일률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바로 이 ‘보편관세’에 이어 상대국이 부과하는 관세율 수준에 맞춰 동등한 관세를 매기는 ‘상호관세’도 부과한다.

철강, 알루미늄 등 25% 보편관세 적용 대상에는 완제품도 포함된다.
철강, 알루미늄 등 25% 보편관세 적용 대상에는 완제품도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만큼 한국의 주요 수출품이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IT, 전기·전자, 반도체, 자동차 부문 등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북미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교역품에 대한 관세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교역품에 대한 관세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소법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신종 녹색 사기(Green New Scam)’로 규정한 바 있다. 그는 대통령 취임 직후 청정수소 부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플레이션 감소법(IRA),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에 따른 자금 지원을 즉시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청정수소 허브로 선정된 미국 내 7개 지역.(그림=OCED)
청정수소 허브로 선정된 미국 내 7개 지역.(그림=OCED)

7개 지역 청정수소 허브에 배정된 70억 달러와 IRA에 따라 1kg당 최대 3달러의 수소생산 세액 공제가 포함된 관련 보조금, 대출, 재정 분배를 재검토하게 되면서 미국 내 청정수소 사업은 동력을 잃게 됐다. 미국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탄소의 사회적 비용을 지표로 한 글로벌 기후 전략, 정책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주식과 펀드

산업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열기는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다. 미 대선 이후 플러그파워, 발라드파워시스템즈, 넬 같은 대표적인 수소 기업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수소전기트럭을 만들어 파는 니콜라와 하이존은 ‘상폐(상장폐지) 위기’가 꼬리표처럼 붙어 다닐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수소 ETF(상장지수펀드)를 대표하는 Global X Hydrogen(HYDR)도 덩달아 힘이 빠졌다.

트럼프 당선 후 미국은 예상과 달리 강달러 추세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당선 후 미국은 예상과 달리 강달러 추세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고온연료전지(SOFC) 기술을 활용하는 블룸에너지의 주가는 오히려 크게 올랐다. AI 인프라 등 분산전원으로 화석연료를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선행학습을 토대로 두 번째로 맞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AI 인프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2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5천억 달러(약 700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중국에 대항해 미국의 AI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 주도 사업으로, 슈퍼컴퓨터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다. 앞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1천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12월 16일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1천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12월 16일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1천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해 중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가 AI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데이터센터를 위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를 위한 소형모듈원전(SMR), LNG 가스발전,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이 큰 주목을 받으면서 연관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이 큰 주목을 받으면서 연관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략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수소산업의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 정부가 LNG 수출 확대에 힘쓰고 있고, 청정수소를 LNG 프리미엄 시장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청정암모니아를 활용한 연료전지, 암모니아 선박엔진, 액화수소운송선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

올해 상반기 넥쏘 후속 모델 출시 시점에 맞춰 국내 수소전기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넥쏘 후속 모델 출시 시점에 맞춰 국내 수소전기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청정수소 인증제 도입,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로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긴 했지만, 이 제도가 현실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려면 세부 보완이나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 플러그파워의 액화수소 저장탱크.(사진=플러그파워)
미국 플러그파워의 액화수소 저장탱크.(사진=플러그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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