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수소는 기체수소 대비 부피를 1/800까지 줄일 수 있어 운송효율이 10배 이상 높아 수소의 대량 운송이 가능하다. 수소 버스·트럭 등 대량의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상용차 보급을 촉진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히는 이유다.  액화수소플랜트와 액체수소충전소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선 수소버스 보급 확대가 최대 관건이다. 이외에 반도체, 자동차 등의 산업용으로도 액체수소 수요가 확대될 지 주목된다. <편집자주>   

인천 그린수소충전소에서 수소버스가 충전 중이다.(사진=인천시)
인천 그린수소충전소에서 수소버스가 충전 중이다.(사진=인천시)

 수소버스 보급 확산이 액화수소산업 활성화의 최대 관건이다. 

국내 수소버스 보급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업부는 2018년 10월 울산시 시내버스 노선에 수소버스 1대 투입을 시작으로 2019년부터 전국 6개 도시에 수소버스 30대를 투입하는 시범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또 산업부는 수소버스 기반 대중교통망을 조성하기 위해 2019년부터 소규모 수소추출시설 구축사업을 진행했다. 수소버스는 수소 승용차에 비해 다량의 수소를 소비하기에 수요지 인근 수소 생산을 통해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수소공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소규모 수소추출시설은 버스충전소와 직접 연결해 액화천연가스(LNG) 등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시설로, 하루 약 1톤의 수소 생산(수소버스 40대 가량 분량)이 가능하다. 

산업부는 소규모 수소추출시설 구축을 통해 수소버스 확산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수소버스 확산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소규모 수소추출시설 구축 지원사업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수소버스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수소버스 1,000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올해 1월 말 현재 전국에 보급된 수소버스는 670여 대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수소상용차 보급 확대 의지를 표명하며, 수소버스ㆍ트럭 구매보조금 확대 및 수소연료보조금 지원, 수소버스 연료전지시스템 교체비용 지원, 경찰버스의 수소버스 전환, 수소버스 취득세 감면 및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연장 등의 정책을 펼쳐왔다. 지난 2022년 11월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는 2030년까지 수소상용차 3만 대, 액체수소충전소 70개소 보급 계획이라는 구체적인 목표 수치까지 제시했다.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전경.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전경.

SK E&S, 효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등의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수소상용차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액화플랜트 구축에 나선 배경이다. 

특히 지난해 정부는 지자체, 기업들과 수소버스 보급 확대를 위한 MOU를 잇따라 체결하는 한편 수소액화플랜트 구축 현장을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액화수소 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MOU를 통해 인천시는 2024년까지 누적 700대의 시내버스와 광역ㆍ전세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공항버스 300여 대와 서울시 시내버스 및 민간기업 통근버스 1,000여 대를 포함한 총 1,300여 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등 7개 기업, 서울ㆍ인천ㆍ부산ㆍ경기ㆍ충북 등 12개 지자체,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ㆍ제로쿨투어 등 7개 운수사는 2026년까지 2,000대 이상의 통근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밖에 오는 2026년까지 강원혁신도시 내 공공기관들이 사용하는 통근버스, 행사ㆍ업무용 버스 100여 대 이상을 수소버스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가 않다. 인천시가 지난해 전국 최대 규모인 200대의 수소버스를 보급하기로 했는데, 124대 보급에 그쳤다. 

환경부는 2024년도 예산을 통해 올해 수소 시내버스 910대와 수소 광역버스 810대, 수소 화물차 15대, 수소 청소차 15대의 구매보조금을 지원한다.

환경부가 올해 지원하는 수소버스 중 인천시가 전국 최다 물량인 505대를 차지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CNG버스 보조금이 사라진 데다가 운수업체들이 전기버스보다 수소버스를 선호하는 추세여서 수소버스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올해 340대의 버스 대ㆍ폐차 물량을 수소버스로 전환하고, 추가로 수소버스 수요를 확보해 올해 보급목표인 505대를 달성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 성주수소충전소에서 수소버스가 충전 중이다.
창원 성주수소충전소에서 수소버스가 충전 중이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시행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교체비용 지원사업이 수소버스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공모(수소버스 400대)에 8개 지자체가 총 705대(저상 363, 고상 342)를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수소버스 보급 의지가 높은 인천, 전북, 부산 등 6개 지자체가 최종 선정되었다. 인천이 130대로 가장 많았다. 

환경부는 올해 30대의 수소버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교체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때 현대차가 수소버스의 수요에 맞추어 적기에 공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2023년 하반기부터 생산능력을 높여 수소버스 적기 보급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가 올해 1,720대의 수소버스를 보급하기로 해 2,000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사업을 인수한 점도 국내 수소버스 보급확산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올해는 국내 처음으로 액화수소 생산을 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수요가 미미해 당분간 액화플랜트 운영사업자들의 가동률 저하가 예상된다. 산업부가 액화수소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액화수소 수요처를 수송용뿐만 아니라 반도체, 자동차 등 산업용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규제개선 방안을 검토해나가겠다고 언급한 만큼 액화수소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민관이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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