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수소버스 보급대수가 1,000대를 돌파했다. 지난 2019년 6월 경남 창원에 1호 수소버스가 등록된 지 약 5년 1개월 만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인천이 213대로 가장 많았으며 전북(141대), 경남(109대), 부산(93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정부가 설정한 목표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지난 2018년 정부는 수소차 보급을 시작하면서 2022년까지 수소버스를 총 2,000대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기버스보다 높은 가격과 짧은 보증기간, 저렴한 중국산 전기버스 공세, 턱없이 부족한 충전소 등으로 인해 수소버스 수요가 좀처럼 형성되지 않았다.
그 결과 2022년까지 실제로 보급된 수소버스는 목표량의 10분의 1수준인 281대에 그쳤다.
이에 정부는 수소버스 구매보조금 증액,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확충,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교체 비용 지원 등을 제시하며 수소버스 수요 확대를 꾀했다. 또 현대차가 고상수소버스인 유니버스 FCEV를 출시하며 선택지가 늘었다.
지난해 4월에는 수소상용차 보급 지원단을 꾸려 수소상용차 보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지자체, 전국버스연합회, 물류협회, 수소버스 제작사 등과 소통하며 수요를 발굴하는데도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에 지난해 보급된 수소버스는 370대로, 152대가 보급된 2022년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2023년 수소버스 목표보급대수인 700대(시내 400대, 광역 300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우여곡절 끝에 누적 보급대수가 1,000대를 돌파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버스는 총 2만1,200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시내버스 910대, 광역버스 810대 등 총 1,72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고무적인 것은 액화수소충전소 인프라와 수소버스 생산능력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4월과 6월에 각각 인천 가좌 액화수소충전소와 경기 이천 대흥 액화수소충전소가 운영을 개시했으며 전북 익산, 충북 청주, 전남 광양에 구축 중인 액화수소충전소들이 이르면 오는 10월에 개소할 예정이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의 극저온 상태로 냉각해 액화한 수소로, 대규모 운송이 가능해 1회 충전량이 25~30kg인 수소버스 등 수소상용차 보급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액화수소 1회 운송량은 3톤 수준으로, 기체수소 1회 운송량인 최대 300kg보다 10배 많다.
환경부는 올해까지 40기, 2030년까지 누적 280기 이상의 액화수소충전소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현대차는 수소버스 연간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 초 대형 상용차 전용 생산기지인 전주공장 내 버스1공장에 수소버스 설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버스는 주로 전주공장 버스2공장에서 생산돼왔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500대 수준이던 수소버스 연간 생산능력을 3,000대까지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