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동기대비 70% 급감…연 수출량 100대 못 넘을 수도
글로벌 시장 침체 여파…현대차·도요타, 미·EU서 70대 판매
내수는 할인 효과로 오름세…신형 넥쏘 이어받으면 탄력 받을 수도

지난해 수소업계 최대 화두는 바로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가 협력 관계를 맺은 것이다.
현대차의 정의선 회장과 도요타의 아키호 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는 침체된 수소시장을 살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오랜 기간 수소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그러나 수소시장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수소차 시장의 경우 2022년 정점을 찍으면서 활성화되는 듯 했으나 2023년 판매량이 20%나 감소하며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지금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2월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아키오 회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수소를 이야기해서 같이 좀 잘 협력하려고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아키오 회장은 “인프라와 관련된 것은 앞으로 경쟁이라기보다는 협조라는 차원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수소라든지 그런 부분을 오늘도 여기 개러지에서 활용하고 있다”며 “그거를 정의선 회장이 보고 갔다. 앞으로도 협력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양사가 이같이 노력하고 있지만 수소차 시장의 하향세는 지속되고 있다.
깊어지는 침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2,119대로, 전년동기대비 11.2% 감소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판매량이 증가했음에도 유럽이 91.0%, 미국이 86.1%, 일본이 53.2% 급감한 것이 컸다. 유럽, 미국, 일본의 판매량을 합치면 전체 판매량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93대에 불과하다.
브랜드별로 보면 현대차가 11.6% 늘어난 772대를, 중국업체들이 45.4% 늘어난 1,197대를 기록한 반면, 도요타는 82.8% 급감한 150대에 그쳤다.
SNE리서치는 “업체들의 지속적인 투자에도 정책 방향과 인프라 여건으로 인해 친환경차 시장이 점점 더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여기에 충전 인프라 부족과 낮은 경제성이 겹치면서 소비자가 수소차를 외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 침체로 국내 수소차 수출이 급감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이하 KAM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수출된 수소차는 승용차와 상용차를 포함해 18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동기대비 70% 급감한 것이다. KAMA는 이 같은 부진이 이어지면 올해 수소차 수출량이 100대를 못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소차 수출량은 수소전기트럭인 엑시언트 FCEV의 수출이 시작되면서 2021년 1,121대를 기록한 이후 2022년 400대, 2023년 296대, 2024년 101대로 매년 감소해왔다. 이러한 하락세가 올해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신차 출시로 반전 일어나나

수출과 달리 내수는 오름세를 보였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수소차 판매량은 727대로, 전년동기대비 15.0% 늘었다. 이는 구형 넥쏘 재고를 소진하고자 마련한 할인 혜택으로 인해 넥쏘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월부터 넥쏘를 구입할 경우 500만 원 기본 할인, 보유차량 매각 시 100만 원 할인, 노후차 특별조건 할인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구매 보조금을 더하면 넥쏘를 2,00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그 결과 3월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9% 증가한 324대를 기록했다. 그 여파로 재고가 줄어들어 4월 판매량은 전월대비 65.4% 감소한 112대에 그쳤다. 재고 감소로 인한 판매량 감소는 신형 넥쏘의 판매가 개시되기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신형 넥쏘 판매를 위한 인증 절차를 완료하고 지난 15일부터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출고는 이르면 6월 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현재 신형 넥쏘의 선행 양산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 공개된 신형 넥쏘는 지난 2018년에 출시된 1세대 넥쏘의 완전변경 모델로, 2.5세대 연료전지,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 루트 플래너, 용량이 확대된 저장용기 등이 적용돼 현행 넥쏘보다 실용성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신형 넥쏘 출시로 수소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올해 수소승용차 보급대수를 1만1,000대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61.8% 늘어난 것이다. 다만 구매보조금 액수는 작년과 동일한 2,25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