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그린에너지는 경기도 화성시 향남 일반산업단지 내 2만여㎡ 부지에 지난 2011년 한수원을 주축으로 삼천리, 포스코 등과 함께 3,000여억 원을 투자해 설립되어 2013년부터 상업발전을 시작, 현재까지 가동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이다.  

MCFC(용융탄산염연료전지) 방식인 이 발전소는 2.8MW 규모 연료전지 총 21기 발전설비로 한 해에 최대 42만3,000MWh의 전력을 생산하며, 이는 화성시 일반가정 사용 전력의 약 40%(8만5,000가구)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간 약 2만 가구에 난방용 중온수를 공급할 수 있는 열(연간 22만Gcal)도 생산하며, CO2 감축효과는 22만 톤, 원유수입 대체효과는 12만 TOE에 달한다.

하지만 세계 최대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가동 시작 11년차(2회차 사업 5년차)에 접어든 현재 설비가동률 50% 이하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한국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서 PAFC(인산형연료전지)나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대비 MCFC는 존재의 명함도 못 내미는 상황이다.

2007년 포스코에너지는 미국 퓨얼셀에너지(FCE)로부터 MCFC 원천기술을 이전받아 연료전지사업을 시작, 연료전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낮은 가격으로 연료전지를 공급하고 장기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이를 바탕으로 2014년 포스코에너지의 국내 연료전지 시장 점유율은 90%가량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포스코에너지가 발전고객사들에 설치한 연료전지의 스택에 결함이 생겨 이를 자주 교체하게 되면서 장기서비스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장기서비스계약(LTSA) 단가의 대폭 인상을 받아들인 경기그린에너지도 2019년부터 일단 재가동은 가능해졌지만 경영악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특히 2024년 들어 경기그린에너지에 설치된 연료전지 대부분(가동 4~5년차)이 잦은 고장 등에 시달리면서 발전량 급감으로 인한 경영악화는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 경기그린에너지는 올해 6월 MCFC 원천기술사인 미국 FCE와 직접 계약을 맺어 2024년 9월부터 2025년까지 총 21개 호기를 수명 7년짜리로 단계적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5년 하반기부터는 정상적인 연료전지 가동으로 기존보다 더 많은 전력·열 생산, 효율적인 연료 소비 등으로 최소한의 경영악화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온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 Molten Carbonate Fuel Cell)는 전해질로 용융 탄산염을 쓰는 연료전지로, 600℃가 넘는 고온에서 작동하고 양질의 폐열을 얻을 수 있어 열병합발전 등으로 활용된다. 내부에서의 전기화학 반응과 연료 개질반응이 동시에 진행되는데, 전기화학 반응에서 발생하는 열을 흡열반응인 개질반응에 이용해 전체 시스템의 열효율이 증가하고 시스템 구성도 간단한 장점이 있지만 연료전지의 전해질을 구성하는 탄산칼륨, 탄산리튬과 같은 알칼리 물질이 운전 중 생성되는 수증기에 녹아 나오며 내부개질 촉매를 비활성화시켜 연료전지의 성능과 수명이 저하되는 약점도 있다.

수소경제의 꽃이라 하면 단연 연료전지를 꼽을 수 있다. 수소경제 시대가 다가올수록 연료전지의 중요성은 점차 커질 수밖에 없고, 수소 밸류체인에서 연료전지는 활용 부문을 담당하는 필수 요소이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은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를 추출해 산소와의 전기 화학반응을 일으켜 연소과정 없이 전기와 열을 생산해 내는 친환경 발전설비로, 기존 화력·석탄 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다 보니 다른 발전 방식이 만들어 내는 에너지 규모와 비교했을 때 손실이 훨씬 적어 최고 수준의 발전 효율을 나타낸다. 

또 365일 24시간 동안 안정적 발전이 가능한 데다 무엇보다 공간 효율성이 좋아 입지 제약을 거의 받지 않는 친환경 분산형 전원이란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차지하는 면적이 다른 발전설비 대비 현격히 적고, 진동이나 소음 등의 문제가 없다. 유해가스 발생도 거의 없다.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연료전지 발전은 송변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손실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별 전력 과잉 생산 시 송배전망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기에 연료전지와 같은 분산형 발전원이 적합한 국가이다.

다만 단점으로는 투자비용이 많고, 촉매 등의 부식으로 인해 수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아직은 LNG 대신 청정수소를 대량생산으로 얻을 수 없는 한계도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친환경 발전원으로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 발전원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MCFC는 양질의 열과 전력을 동시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분산형 전원으로서 열병합용으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국가 전력수급 안정은 물론 분산형 에너지공급 시스템의 새로운 모델로서 국내 신에너지 사업의 미래상을 제시할 수 있도록 경기그린에너지가 다시 한번 기술적 존재감과 역할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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