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 자구책만으론 정상화 어렵다
건물용 연료전지는 정부가 지원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2023년부터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해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들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 예산이 줄면서 연료전지에 배정되는 지원금이 줄어 회사 운영이 힘들어졌다. 또 낮은 가동률과 경제성, 고가의 설치비용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로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다.
한국은 올해 2월 말 기준 약 1,163MW를 보급한 세계 최대 연료전지 발전시장이지만, 건물용 연료전지 정책은 실종된 모습이다.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2022년 50MW, 2040년 2.1GW 보급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2024년 6월 말 기준 누적 설비용량은 25.4MW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건물용 연료전지에 공급되는 도시가스 가격이 비싸고, 자체 생산한 전기 단가가 한전의 전기요금보다 비싸다 보니 채산성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설치만 해두고 돌리지 않는 등 연료전지의 정상가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건물용 연료전지 업계를 보는 정부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사후관리 없이 국민 혈세를 들여 지원만 남발했다”는 지적을 들으며 움츠러들었고, 정책 추진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손을 놓은 측면이 있다.
눈앞에서 마른침만 꿀꺽 삼키는 사람을 앞에 두고 “앓는 소리를 한다”고 면박을 줘선 안 된다. 일단 귀를 열고 경청할 필요가 있다.
‘이슈 진단-건물용 연료전지 위기와 기회’ 두 번째 기획은 건물용 연료전지를 생산하는 PEMFC(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 업계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로 마련했다.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에스퓨얼셀, 케이퓨얼셀의 팀장급 실무진이 보내온 답변서를 싣는다.
에스퓨얼셀
“에스퓨얼셀은 GS그룹 하에서 2001년 11월, 국내 최초 연료전지 전문회사로 시작됐다. 이후 에스그룹에 편입되어 2014년 에스퓨얼셀로 거듭났으며, 2018년 코스닥에 상장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건물용 연료전지 전문업체다. 연료전지 스택, 연료변환기, 시스템 통합설계 등 핵심 분야에 독자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정용·건물용 연료전지시스템과 수소발전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김주일 에스퓨얼셀 사업부장

제품 소개 건물용 연료전지시스템 ‘ECOGENER’(5kW, 6kW, 10kW)를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 분산형 시스템으로 저소음, 고밀도 설계, 빠른 기동성을 갖추고 있다.
자사의 개질기 기술을 바탕으로 25kW급 건물용 연료전지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이외에도 연료전지 발전시장 공략을 위한 50kW, 200kW 수소발전시스템, 수소지게차 적용을 위한 2.5kW, 5kW 파워팩을 국내 지게차 제조사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약 1,100여 개소 건물에 연료전지를 설치했으며, 전국 단위의 유지보수 인력과 신속한 현장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위기 의식 정부의 설치 보조금 축소, 정책적 지원 부재로 인해 건물용 연료전지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위협이 커지고 있다. 2023년부터 주택·건물용 연료전지 보급 예산과 보조금 단가가 해마다 줄어들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건설경기 침체로 신축 수요가 줄면서 연료전지 시장도 함께 축소되고 있으며, 이는 매출 감소와 공급 확대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건설사의 법정관리 신청, 미수금 증가, PF 부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서울시의 민간건축물 연료전지 의무화 조기 폐지는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을 붕괴시킨 대표 사례이다.
ZEB을 통한 유연성 확대도 명분과 달리 실질적으로는 민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연료전지의 경제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설치비 부담, 낮은 가동률 등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료전지에 대한 수요자 신뢰도가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제조사 간 단가 경쟁이 과열되면서 품질보다는 가격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산업 생태계의 왜곡을 초래하는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건물용 연료전지 산업은 정책, 시장, 인식이라는 3중고에 직면해 있으며,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구개발 노력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현상적인 부분에서는 상당 부분 인정되는 내용이고, 업계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다만 결과만 놓고 ‘건물용 연료전지는 문제가 많다’라고 치부해버린다면 궁극의 목표인 탄소중립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을 찾기가 요원해진다. 비판에 앞서 상황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종합적이고 냉철한 반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먼저 언급하고 싶다.
운영 경제성에서 비롯된 문제는 가동률, 품질 이슈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운영 경제성은 인위적으로 억눌려 있는 전기요금, 대외 요인으로 상승한 가스요금의 차이에 해당하는 스파크 스프레드(Spark Spread)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경제성이 안 나오면 가동률은 낮아지고 품질 이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료전지 가동이 아닌 설치에만 집중되어 있는 보급 정책도 가동률을 낮춘 원인이라고 본다.
또 하나, PEMFC는 원천적으로 가스만을 원료로 사용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도심에서 수소배관으로 경제성 있는 그린수소를 활용할 수 있기 전까지 적용할 수 있는 최선의 연료가 도시가스이기 때문에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일본은 가정용 연료전지시스템 보급사업인 에네팜(Ene-Farm)에서 가스를 연료로 하는 연료전지에 대해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하고 있다. 도시가스를 원료로 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연료전지 발전과 건물용 연료전지는 적용 대상, 규모, 설치 환경 자체가 다른 상황에서 용도와 시스템의 특성은 무시하고, 대용량 발전용과 동일한 기준으로 전기효율 55%, 시스템 단가 250만 원(1kW당)을 목표로 제시한 것도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에스퓨얼셀은 고내구성 스택 기술, 고효율 시스템, 통합제어 기술 등을 통해 현장의 운전 안정성과 장기 신뢰성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해왔다. 상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25kW급 시스템의 경우 기존 제품 대비 동일한 면적에 5배의 성능향상, 30% 원가절감을 목표로 한다. 또 하반기 납품 예정인 3.5톤 수소지게차용 5kW 파워팩 시스템의 경우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의 낮은 납품가격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연료전지는 연구개발비가 여전히 높고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라 업계의 고충이 많다. 정부 정책과 지원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한계 속에서도 수익사업 모델 개발, 국내외 실증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연료전지 기술의 고도화, 시장 적합형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SOFC를 보는 관점 SOFC는 전기효율이 높고, 신재생에너지원별 보정계수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어 있어 사업성 측면에 유리하다. 특히 장시간 안정운전이 필요한 발전용에 적합해서 발전용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보정계수는 시장 상황과 정책 방향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기술의 실효성과 응용 가능성에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에스퓨얼셀은 SOFC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 않으며, PEMFC에 집중하고 있다. PEM 방식은 기동성, 저온 운전의 안정성, 소형화, 설치 용이성 등에 강점이 있다. 특히 건물용·분산형 전원 시스템에 적합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 순수수소 기반 PEM 연료전지 기술 고도화와 더불어 ZEB, 비상전원 등 다양한 응용 영역에서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위기 극복 노력 어려운 여건에서도 국내외 시장 다변화, 기술 신뢰도 제고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먼저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국영 전력사(Eesti Energia AS), 호라이즌(Horizon Europe), 미국 AT&T 등과 협업을 위한 해외 입찰에 참여하고 있으며, 일본과 유럽에서 열리는 국제전시회에 활발히 참가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또 Europa 조달 플랫폼 등 글로벌 벤더 등록을 통한 입찰 기반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대만에 샘플 제품을 처음으로 출하해 매출 가시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해외시장별로는 다음과 같은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여 실행 중이다. 유럽은 CE 인증을 기반으로 독일을 중심으로 한 순수수소 및 천연가스 기반 연료전지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에네팜 시장, 재난 대비용 백업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한 LPG 연료전지 제품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인도는 산업용·상업용 백업 전력 시장을 타깃으로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고, 대만은 재난 대응형 전력 솔루션 중심의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데이터센터, 통신 타워, 군사시설 등연료전지 수요 확대에 맞춘 조달시장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축아파트 사업모델 개발, 비상전원 전용 제품 개발 등 새로운 시장 수요 창출을 위한 기술개발, 실증 확대를 통해 제품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기축아파트 사업모델은 현재 신축에만 적용되고 있는 제한된 의무화 시장을 기축으로 확장하는 개념으로 포항시와 협업해 연내 시범사업에 나선다.
아파트 대상 수익성 확보, 가동률 제고, 온실가스 감축 데이터를 확보해 전국 아파트로 확대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정상 가동을 위한 제안 건물용 연료전지는 높은 설치비와 연료비, 설치 이후 낮은 가동률 등으로 인해 실제 운전이 이뤄지지 않는 ‘비가동’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도시가스 요금 구조상 자체 발전단가가 한전 전기요금보다 높아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연료전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현실 기반의 제도, 수요처 전략을 제안한다.
먼저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 ‘도시가스 전용 요금제’의 실효성 강화가 필요하다. 현재 도입된 건물용 연료전지 전용 요금제는 가격 면에서 실효성이 제한적이다. 할인 폭을 확대하거나 요금 단가를 구조적으로 조정하는 식으로 실제 운전 유인을 강화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여기에 ‘사후 가동 인센티브 제도’가 시행되었으면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연간 운전시간을 달성한 시스템에 대해 운전보조금 또는 에너지 자립 포인트를 부여하는 등 정상가동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두 번째로 기축 공동주택 적용 확대를 제안한다. 공동주택은 국내 주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전기 누진요금 적용과 상시 열 수요로 인해 연료전지의 가동률과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수요처에 든다.
현재 포항시, 포항테크노파크와 함께 ‘기축아파트 연료전지 설치 시범사업’을 기획 중이며, 3개 단지에 PEMFC 75kW 규모(25kW×3대)를 설치·운용하여 에너지 절감 효과를 입주민에게 환원하는 사업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간 약 1,500만~3,000만 원 수준의 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기축아파트로 확대 적용하는 걸 목표로 한다.
정부에 바라는 점 건물용 연료전지 산업은 기술적으로 충분한 성숙 단계에 이르렀음에도 제도적 기반이 따라주지 않아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최근 ZEB 평가, 공기열 히트펌프 법제화, 보급지원 축소 등 다양한 외부 변수들이 더해지며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연료전지의 분산형 전원, 탄소중립, 비상전원 등 다기능적 가치가 제도적으로 온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정책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ZEB 인증만 해도 현재 연료전지를 열병합발전과 동일하게 보고 별도의 평가 항목 없이 용량과 효율만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연료전지의 에너지자립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를 야기한다.
연료전지의 특성을 반영한 별도 평가 항목 도입, 예를 들어 정격 용량, 연료 소비량 등을 고려해 연료전지의 에너지자립률을 개선하는 형태로 평가체계가 보강되었으면 한다.
또 비상전원으로서 연료전지의 법제화가 필요하다. 연료전지는 자체 발전이 가능하고 상시가동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소방설비·피난용 승강기 등 건물의 필수 전력설비에 공급 가능한 비상전원으로 기능할 수있다. 국내와 달리 일본은 이미 2006년부터 소방법상 연료전지를 비상전원으로 인정해 활용하고 있다.
관련 부처(산업부, 소방청 등)와의 협의를 통해 제도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연료전지의 활용이 비약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케이퓨얼셀
“케이퓨얼셀은 친환경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코렌스그룹의 계열사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관련 부품의 개발, 판매를 주력으로 한다.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15~20년 경력의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건물용뿐만 아니라 모빌리티용·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스택, 개질기, 주변장치(BOP)를 비롯해 시스템 제어기술까지 모두 내재화해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국주호 케이퓨얼셀 연료전지사업부장

제품 소개 도시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건물용 연료전지의 경우 5kW, 6kW 제품은 이미 KGS 인증을 완료했으며, 현재 KS 인증을 진행 중이다. 또 10kW 제품이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으며, 상반기에는 인증을 마칠 계획이다. 대용량 제품 개발을 통해 단일 제품 기준 국내 최대출력을 갖춘 건물용 연료전지 라인업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건물용 외에도 순수수소를 연료로 하는 모빌리티용 제품으로 선박용 300kW급 시스템을 현재 공급 중이며, 국방용으로 100kW급 이동식 발전기용 제품도 개발 중이다. 아울러 주행거리 연장형 배터리-연료전지 하이브리드 버스용 30kW 제품도 수주를 받아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수소지게차에 적용되는 핵심 BOP 부품을 국내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위기 의식 ZEB 제도 확대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 등으로 연료전지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반면, 주택·건물지원사업 예산의 축소, 연료전지 관련 R&D 예산 삭감 등 정권에 따라 급변하는 정책이 혼란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이 정체되고 건설경기 악화가 겹치면서, 특히 새롭게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신생기업에는 더 열악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경제성 확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장 전반에 퍼진 부정적인 인식이 가장 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설치비와 짧은 시동시간, 그리고 가변부하에 유리한 대응 능력을 갖춘 PEM 연료전지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정책적, 산업적 어려움으로 인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제품을 실증할 기회조차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다. 기존 연료전지 기술의 최대 약점인 내구성 문제를 크게 개선해 시장에 진입하려는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기술력과 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꽃을 피우기 위한 시도조차 어려운 현실이 매우 우려된다.
연구개발 노력 건물용 연료전지는 본래 분산발전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수소공급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100% 탄소중립이 힘든 부분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화력발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저히 낮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기효율 문제 또한 수소배관이 설치되기 전까지는 도시가스를 기반으로 수소를 추출해서 사용하는 기존 방식을 써야 한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향후 순수수소를 연료로 쓰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PEM 연료전지는 높은 반응성과 운전 유연성을 바탕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당사는 스택의 내구성 향상을 위해 자동차용 연료전지에 적용된 핵심 기술을 건물용 연료전지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해왔다.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인 코렌스 본사의 차량용 부품을 최대한 적용해 시스템 전체의 내구성을 높이고 원가절감을 실현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기술 기반을 바탕으로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있으며, 업계 최장의 무상 보증기간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kW당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고출력의 단일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당사는 상반기에 출시하는 수소승용차 ‘디 올 뉴 넥쏘’ 차량의 BOP를 수주했는데, 이러한 기술을 고출력 시스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빌리티용 수준의 시스템 가격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모빌리티 수량에 맞먹는 생산량 확보가 필요하다. 경쟁은 둘째치고 우선적으로 시장의 확대가 필요한데, 이를 뒷받침할 연구개발이나 보급사업에 대한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
또 기존의 미가동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지원금 지급 방식을 가동률과 연계해 수정할 필요가 있다. 즉, 연료전지용 도시가스 가격을 더 낮게 책정해 경제성을 확보하면서 가동시간에 비례한 지원금 제도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이렇게 가야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면서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갈 수 있다.
SOFC를 보는 관점 ZEB 제도상에서 보정계수는 큰 의미가 없다는 말이 있다. 또 고온에서 작동하는 SOFC 시스템 특성상 연료전지를 구성하는 부품 소재 자체의 내구를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자동차뿐 아니라 연료전지 업계도 이제 중국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기차만 해도 중국의 LFP 배터리가 대세가 되었듯, 중국에서 PEMFC를 주력으로 하는 이유를 잘 고민해봐야 한다.
현재 위축된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 기준으로는 SOFC가 PEMFC의 경쟁자라 할 수 있으나 연료전지의 적용 분야, 시장이 확대된다면 상대적으로 제약이 많은 SOFC는 PEMFC와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고 본다.
위기 극복 노력 당사 입장에서 이제부터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앞서 말한 내구성 개선이나 생산단가 인하를 위한 노력 외에도 신규 사업모델 개발을 위한 정책 제안을 적극적으로 하고, 정부도 신규사업 모델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예를 들어 현행 CHPS(청정수소발전 의무화제도) 입찰 시장처럼 건물용 연료전지도 설치 의무화 사업자를 대상으로 500kW 미만의 별도 전력거래 시장 입찰제도를 도입해서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면 건물용 연료전지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또 PEMFC를 건물의 비상발전기 용도로 적용하면 기존 디젤엔진 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다.
정상 가동을 위한 제안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성이 확보돼야 한다. 높은 도시가스 요금 대비 낮은 전기요금 간의 격차로 건물용 연료전지의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건물용 연료전지에 공급되는 도시가스 요금을 경제성이 나오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정책적인 접근이 있었으면 한다.
이를 통해 연료전지 가동률을 높이는 기반을 마련하고, 앞서 말한 설치 지원금을 가동시간에 비례해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한다면 결국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정부에 바라는 점 개별 기업의 자구책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시기이다. 특히 스타트업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제품으로 정부의 정책 지원 없이 초기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줄어든 예산의 회복이 필요하며, 제조사의 지속적인 기술개발 투자를 위해서는 시장 활성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연료전지용 도시가스에 별도 요금제를 도입하고, 가동시간에 따른 설치 지원금 제도를 신설해 사용자가 활용하는 여건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성능의 제품이 가려질 것이며, 기술개발을 더 가속화하고 시장의 규모를 키워가면서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
전기차 지원금 정책이 시작된 시점도 건물용 연료전지와 비슷한데, 성능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유도해서 기술 고도화를 이루고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보조금을 줄여가는 전략을 쓸 수 있었다. 이런 선례가 건물용 연료전지에도 적용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