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화력발전 비중을 줄이고 수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발전소 구성을 재편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연료전지 발전소를 확대하고 있으나 높은 초기비용과 연료비, 주민수용성 문제, 낮은 기술적 성숙도 등 여러 한계가 드러나면서 속도가 좀처럼 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화력발전소를 설계수명이 한참 남은 상태에서 폐쇄하면 구축하기 위해 투입한 천문학적인 비용을 전부 회수하지 못하고 좌초자산으로 전락한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선 발전분야 탄소중립이 필수다. 이에 선택한 것이 엔진과 가스터빈이다.
수소는 기존 화석연료보다 에너지효율과 에너지밀도가 높고 탄소배출량이 전혀 없어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화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석탄발전 대비 수소 100%를 연료로 활용해 1MW 발전용 수소엔진을 가동하면 연간 7,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 또 가스터빈의 경우 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태우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이 석탄보다 45% 적다. 이때 수소를 50% 혼합해 연소하면 기존 LNG 전소 대비 최대 21.4%의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스터빈과 엔진은 현존하는 관련 기술과 설비를 활용할 수 있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데다 저순도 수소로도 구동할 수 있고 수소가격에 따라 수소와 천연가스의 혼소 비율을 조절하며 운전할 수 있어 경제성도 좋다.

이런 이유로 발전업계는 수소혼소발전 또는 수소전소발전이 가능한 엔진과 가스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실례로 효성중공업은 지난 4월 중순 울산시 효성화학 용연2공장에 설치한 1MW급 발전용 수소엔진의 가동을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발전용 수소엔진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해당 엔진은 컨테이너 타입으로 제작됐으며 엔진, 발전기, 펌프, 라디에이터, 환기팬, 소화시스템 등 운전에 필요한 여러 제품이 컨테이너 내부에 설치됐다. 수소는 발전기가 설치된 효성화학 용연공장에서 생산하는 부생수소를 사용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 5번째로 개발한 발전용 가스터빈을 기반으로 수소터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7년 400MW급 수소 전소 터빈 개발 완료를 목표로, 50% 수소 혼소 및 수소 전소 연소기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순수 국내 기술을 활용한 고효율 H급 대형 수소터빈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고효율의 H급 수소터빈은 기존 수소터빈(E급) 대비 연간 약 700억 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신규 가스터빈 공급을 기반으로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가스터빈 사업은 장기유지보수 계약을 통해 제품 판매 후에도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이 담보되는 ‘리커링(Recurring) 비즈니스’에 든다. 그 일환으로 최근 국내 중소 협력사와 손을 잡고 연간 1조 원 이상으로 전망되는 7F(150MW급)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국내 발전사들은 이들의 기술을 활용해 수소발전소를 구축하려 한다.
실례로 11월 26일 한국남동발전은 삼성물산과 2032년까지 4조5,000억 원을 투입해 충남 당진시 송산면 가곡리 일원 43만6,400㎡ 부지에 900MW급 수소전소발전소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발전소엔 300MW급 수소전소터빈 3기와 300MW급 BESS(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구축된다. 인근에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
발전소는 당진 송산터미널에서 청정수소를 공급받아 전력을 생산해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한다. BESS는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뿐만 아니라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한다.
남동발전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사업 개발 및 연료 공급, 발전소 설계·조달·시공(EPC) 및 운영, 수요 개발 및 재원 조달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수소전소발전소 대형화, 수소 유통 거점 조성, 전력 및 ICT 기술·열에너지를 활용하는 스마트팜 단지 조성 방안 등을 검토한다.
남동발전은 이를 위해 지난 8월부터 두산에너빌리티, 서울대학교, 한국기계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중형급 유연발전용 수소 전소 가스터빈 기반 발전시스템 실증’에 대한 국책과제를 수행 중이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해 7월부터 한화임팩트, 두산에너빌리티 등 17개 기업 및 연구기관과 150MW급 가스터빈 50% 수소혼소 핵심기술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실증은 지난 2021년부터 2년 동안 서부발전과 한화임팩트가 진행한 80MW급 가스터빈 50% 이상 수소혼소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하며 기술개발이 끝나면 서인천발전본부 등에 적용해 발전 실증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수소발전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무탄소전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5월에 발표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 2038년까지 무탄소전원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2037~2038년에 설계수명 30년이 도래하는 석탄발전 12기를 수소발전, 양수발전 등 무탄소전원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반영했다.
또한 2035년부터 2036년까지 신규설비 1.5GW는 수소전소 등 다양한 무탄소전원 간의 경쟁이 가능한 무탄소 입찰시장을 도입해 수소·암모니아의 발전 비중을 2030년 2.4%(15.5TWh)에서 2038년 5.5%(38.5TWh)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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