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산업의 중심지인 ‘애버딘’, 70개가 넘는 섬이 모여 있는 ‘오크니’ 지역은 스코틀랜드 수소 허브 중 한 곳이다. 앞서 ‘스카치위스키 그린수소 프로젝트’에 이어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수소 허브’ 사례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스코틀랜드 애버딘 북쪽 세인트 퍼거스(St. Fergus) 가스터미널 부지에서 ‘Acorn CCS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그림=Acorn)
스코틀랜드 애버딘 북쪽 세인트 퍼거스(St. Fergus) 가스터미널 부지에서 ‘Acorn CCS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그림=Acorn)

 영국은 2021년을 기준으로 풍력·태양광에서 전체 전력의 24.9%를 얻었다. 수력(1.8%), 기타 재생에너지(12.9%)까지 더하면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량의 39.6%를 차지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7.43%로 10%에도 못 미친다.

영국은 수소생산 방식과 관련해서 그린수소와 블루수소 생산을 동시에 추진하는 트윈 트랙(Twin Track)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스코틀랜드에서 진행 중인 수소사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애버딘 지역 수소 허브

스코틀랜드의 관문으로 통하는 애버딘 지역은 CCS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CCS 프로젝트는 애버딘 북쪽으로 약 30마일 떨어진 세인트 퍼거스(St. Fergus) 가스터미널 부지에서 진행 중이다. 영국 전체 천연가스의 약 35%가 유입되는 곳이다.

가스배관 등 기존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저 파이프라인에 접근할 수 있는 CO2 저장소가 있다. 스토레가(Storegga)가 감독하는 이 시설은 ‘국제 탄소저장소’로 불리며, 탄소 처리·저장을 위해 다른 국가에서 포집된 가스를 들여오는 것도 가능하다.

바로 이곳에서 ‘Acorn CCS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에이콘(Acorn)은 스토레가, 셸(Shell UK), 하버에너지(Harbor Energy), 북해 미드스트림 파트너스(North Sea Midstream Partners)의 합작 투자회사다. 1단계 사업의 목표는 연간 30만 톤의 탄소를 포집하게 되며, 2단계 확장 사업을 통해 연 200만 톤으로 포집 양을 늘려갈 계획이다. 에이콘 하이드로젠(Acorn Hydrogen)을 통해 북해의 천연가스를 수소로 개질하고 이 과정에서 나온 CO2를 포집해 2.5km 떨어진 북해의 지중에 격리하게 된다.


애버딘에서 CCS 사업만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재생 가능한 수소 생산도 병행한다. 가장 중요한 개발은 ‘유럽 해상풍력 발전센터’로 알려진 애버딘 해안의 97MW 풍력발전소에서 진행되는 바텐폴(Vattenfall)의 ‘Hydrogen Turbine 1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작동 중인 풍력터빈 타워의 바닥 플랫폼에 전해조를 장착해 수소를 생산하며, 이 수소는 배관을 통해 애버딘 항구로 보내질 예정이다. 8MW 풍력터빈을 기반으로 하며, 실제 운영은 2025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수소생산에 해상풍력을 활용하는 ‘ERM Dolphin 프로젝트’도 있다. 심해용 10MW급 부유식 풍력터빈으로 전해조에 전력을 공급해 바닷물로 재생 가능한 수소를 생산한 후 배관으로 이송하게 된다. 이 시설은 2025년 말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애버딘은 지난 2021년에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이층버스가 운행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BP(영국국영석유회사)는 애버딘 시의회와 협력해 태양광과 연계한 수소생산시설과 차량용 수소충전소를 개발해 운영할 예정이다. 그린수소의 첫 생산 시기는 2024년으로 잡고 있다.

오크니 지역 수소 허브

애버딘과 달리 북쪽의 오크니 지역은 환경이 크게 다르다. 오크니 군도에는 70개가 넘는 섬이 있고, 이 중 사람이 사는 섬은 16개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풍력, 태양광 전력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고, 재생에너지의 저장·운반 역할을 하는 수소는 분산전원으로 기능한다. 이미 위스키 증류소와 학교, 이동을 위한 자동차나 소형선박 등에 수소를 활용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이지젯과 손을 잡고 배출가스 제로 비행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AE 2100-A 지역 항공기의 엔진을 수소용으로 개조한 후 지난 2022년 11월에 영국 국방부의 군용기 시험장인 바스캄 다운(Boscombe Down)에서 육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테스트에 필요한 그린수소를 바로 오크니 제도의 이데이(Eday) 섬에 있는 유럽 해양에너지센터(EMEC)에서 제공했다. EMEC는 조력, 풍력을 기반으로 그린수소 생산과 유통을 주도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연구진들이 수소용으로 개조한 AE 2100-A 항공기 엔진으로 육상시험을 진행했다.(사진=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 연구진들이 수소용으로 개조한 AE 2100-A 항공기 엔진으로 육상시험을 진행했다.(사진=롤스로이스)

오크니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수소 프로젝트 중 하나로 ‘플로타(Flotta) 수소 허브’를 들 수 있다. 플로타 섬에 있는 기존 석유터미널의 용도를 변경해 재생 가능한 수소생산시설을 구축하고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OWPL(Offshore Wind Power Limited)이 플로타 터미널의 소유주인 렙솔 시노펙(Repsol Sinopec), 유럽에서 22.5GW의 발전용량을 운영하는 전력생산 기업 유니퍼(Uniper)와 컨소시엄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

크라운 에스테이트 스코틀랜드(Crown Estate Scotland)의 해상풍력 임대 라운드(Scotwind)에 따라 3개의 대규모 해상풍력 부지가 선정된 오크니 주변 해역에서 해상풍력으로 구동되는 전해조를 통해 깨끗한 바닷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현지에서 수소선박 등에 활용하거나, 수소배관으로 이송한 후 영국의 천연가스 그리드에 혼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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