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수소시범도시 사업으로 구축한 세계 최초 수소아파트(뒤)와 아파트에 전기와 열원을 공급하는 연료전지 발전소.
울산이 수소시범도시 사업으로 구축한 세계 최초 수소아파트(뒤)와 아파트에 전기와 열원을 공급하는 연료전지 발전소.

지난 11월 1일에 열린 제7차 수소경제위원회는 3기 수소도시로 울산, 서산, 울진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수소도시를 추진하는 지자체가 12곳으로 늘어났다. 1기 수소도시는 평택, 남양주, 당진, 보령, 광양, 포항이며 2기 수소도시는 양주, 부안, 광주 동구다.

또 위원회는 새로운 차원의 수소도시를 만들기 위한 마련한 ‘수소도시 추진전략 2.0’을 시행하기로 했다.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수소도시가 점차 확산되자 기존 수소시범도시 추진전략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 수소시범도시를 조성하면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보완한 ‘수소도시 추진전략 2.0’을 만들었다.

국토부는 수소도시를 체계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수소시범도시 추진전략’을 마련하고 지난 2019년 울산, 안산, 전주‧완주 등 3곳을 수소시범도시로 선정했다. 수소시범도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여러 한계점이 드러났다.

지난해 9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도시 융합포럼 컨퍼런스’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수소시범도시 사업의 한계점으로 △여전히 화석연료 기반의 부생수소와 개질수소가 중심인 점 △시범사업이 도시 내 수소배관망 구축에 국한된 점 △수소도시 사업모델이 주거와 교통 분야에 국한된 점 △기술적 한계와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은 점 등을 꼽았다.

개선 방안으로는 △블루·그린수소 생산시설 확대 △액화수소공급망 추진 △수소 활용 범위를 산업·의료·문화·복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광역 연계 수소도시 구축으로 도시간 수소공급망 확충 △R&D 투자를 통해 그린수소 생산·저장·이송수단 다변화 등을 제시했다.

국토부는 수소시범도시 조성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점들을 바탕으로 ‘수소도시 추진전략 2.0’을 마련했다. 이 전략은 크게 △수소생태계 확산을 위한 수소도시 고도화 △12대 수소도시 조성 △수소도시 조성기반 강화 등 3가지 세부 추진과제로 구성됐다.

지난 11월 1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제7차 수소경제위원회.(사진=국무총리실)
지난 11월 1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제7차 수소경제위원회.(사진=국무총리실)

청정수소로 도시와 도시를 연결
‘수소생태계 확산을 위한 수소도시 고도화’는 △수소도시 범위를 기존 생활권 단위(3~10km)에서 도시 간 연계가 가능한 광역 단위로 △활용분야를 공동주택, 공공청사 등 일부 건축물 및 수소차, 수소버스 등 일부 모빌리티에서 산업, 문화, 복지, 주거 등 모든 건축물 및 트램, 선박, 트럭 등 모든 모빌리티로 △수소생산시설을 그레이수소에서 블루‧그린수소로 확대하는 것이다.

수소도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수소시범도시의 경우 생활권 단위로 수소기반시설을 구축하기 때문에 수소 생산·활용 여건이 미비한 지역은 참여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부터 수소 관련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부처의 장점을 한 공간 내에 담아내는 부처협력사업을 기획하고 수소 생산이 우수한 지역과 수소 활용이 필요한 지역을 연계할 수 있는 광역 연계형 수소도시 모델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소도시 사업모델이 주거와 교통 분야에 국한돼 수소생태계 확산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는 건물의 범위를 공동주택, 공공건축물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문화센터, 스포츠센터, 실버타운, 마을회관 등으로 확대한다. 모빌리티는 수소차와 수소버스에서 트램, 선박, 트럭 등으로 넓히고 충전소는 단독충전소뿐만 아니라 복합충전소 구축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수소충전소는 수소도시 조성기인 2027년 31기에서 수소도시 고도화기인 2040년 150기로, 연료전지 발전용량은 14MW에서 70MW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국토부는 수소시범도시 사업이 화석연료 기반의 부생수소와 개질수소가 중심이라는 지적에 따라 바이오가스, 이산화탄소 포집 등 지역별 여건을 반영한 수소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7년 블루‧그린수소 기반 수소도시 비중을 10%에서 2040년 5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생산된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수소배관망을 확충하고 수소생산이 풍부한 지역에서 주변지역으로 이송 가능한 광역도시 간 연계 공급망 구축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수소배관망 길이를 2027년 90km에서 2040년 280km로 확대하고 4개 광역권을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고압저장탱크, 액상‧액화수소저장탱크 등 기술개발과 연계해 차세대 저장시설을 구축한다.

공급‧저장‧이송‧활용 전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 가능한 지역 통합 안전운영센터를 2040년까지 30개소로 확대하고 2033년부터 전국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중앙 통합안전운영센터를 구축·운영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안산이 수소시범도시 사업으로 구축한 수소배관.
안산이 수소시범도시 사업으로 구축한 수소배관.

12대 수소도시 조성
수소도시 조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12개 지자체는 ‘수소도시 추진전략 2.0’을 기반으로 수소도시를 조성한다.

1기 수소도시인 남양주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수소도시를 조성한다. 수소도시로 조성할 왕숙2지구 인근에 세울 자원순환종합단지에 바이오가스 생산시설과 수소추출시설을 구축해 연 1,300톤의 수소를 생산한다. 수소는 3km의 배관을 통해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이 적용된 건물(1,200세대 공동주택, 청소년수련관, 체육문화센터)와 수소충전소에 공급한다. 아울러 수소버스 5대와 수소청소차 2대를 운영한다.

평택은 도시, 농촌, 산업을 연계한 수소복합도시를 만든다. 지난 2022년 7월부터 가동 중인 수소생산기지에 이산화탄소 포집설비를 설치해 연간 9,000톤의 블루수소를 생산한다. 수소는 15km의 배관을 통해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이 적용된 수소도시지원센터와 평택항 수소교통복합기지 충전소에 공급한다. 아울러 수소버스 50대와 수소카캐리어 50대를 운영한다.

당진은 수소공급 다변화를 통한 산업단지 기반 수소도시를 조성한다. 연산 2만4,000톤 규모 폐플라스틱 활용 수소생산시설과 연산 180톤 규모 바이오가스 활용 수소생산시설을 구축한다. 수소는 6.2km의 배관을 통해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이 적용된 건물(자원순환센터, 통합운영센터)과 수소충전소 4기에 공급한다. 아울러 수소버스 5대, 수소청소차 5대, 수소지게차 2대를 운영한다.

보령은 세계 최대 블루수소 생산시설과 연계한 수소도시를 계획했다. 연산 12만5,000톤 규모 블루수소 생산시설과 연산 200톤 규모 바이오가스 활용 수소생산시설을 구축한다. 수소는 14.9km의 배관을 통해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이 적용된 실버타운, 산단 내 연료전지 발전소, 공영버스 차고지 수소충전소, 에너지슈퍼스테이션 수소충전소에 공급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보령에 세울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조감도.(사진=보령시청)
현대엔지니어링이 보령에 세울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조감도.(사진=보령시청)

광양은 제철·물류 배후산업단지와 연계한 수소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가 운영하는 매립장에 폐플라스틱 활용 수소생산시설을 구축한다. 수소는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이 적용된 성황스포츠센터와 광양항 배후지 이동식 충전소에 공급한다. 아울러 수소지게차, 수소드론 등을 운영한다.

포항은 제철소, 수소발전클러스터와 연계한 수소도시를 만든다.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연간 1,000톤의 수소를 16.7km의 배관을 통해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이 적용된 행복주택 관리동과 부품평가센터에 공급한다. 아울러 수소버스 2대와 수소홍보차 2대를 운영한다.

2기 수소도시인 양주는 내륙 거점형 친환경 수소도시를 조성한다. 하수처리장 부지에 LNG 개질 수소생산시설을 구축해 연간 220톤의 수소를 생산한다. 수소는 1km의 배관을 통해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이 적용된 건물(781세대 공동주택, 공공청사)과 수소충전소 1기에 공급한다. 아울러 수소버스 5대와 수소청소차 2대를 운영한다.

부안은 그린수소 생산시설과 연계한 에너지 자립 수소도시를 지향한다. 재생에너지 클러스터와 연계한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시설을 구축해 연간 360톤의 수소를 생산한다. 수소는 5km의 배관을 통해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이 적용된 기숙사(42세대), 마을경로당, 스마트팜, 산단 입주기업에 공급한다. 아울러 탈부착 수소저장용기 실증을 추진하고 수소버스 15대와 수소청소차 3대를 운영한다.

광주 동구는 위생매립장 부지를 활용한 수소도시를 조성한다. 소태동에 있는 옛 위생매립장 부지에 LNG 개질 수소생산시설을 구축해 연간 400톤의 수소를 생산한다. 또 440kW급 연료전지 발전소와 수소테마파크, 수소충전소 1기, 스마트팜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5km의 수소배관과 열배관을 매설한다. 아울러 수소버스 1대와 수소청소차 1대를 운영한다.

3기 수소도시에 선정된 울진은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기와 고온열로 만든 청정수소를 활용하는 수소도시를 조성한다. 원자력에너지를 활용해 청정수소를 연간 300톤 생산하는 시설을 구축하고 농공단지와 마을회관에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설치한다. 또 수소충전소 1기와 수소버스 3대를 도입한다. 생산시설과 수소충전소,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연결할 3km의 수소배관을 매설한다.

울진에 있는 한울원자력발전소.(사진=한수원)
울진에 있는 한울원자력발전소.(사진=한수원)

서산은 대산산업단지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활용하는 수소도시를 조성한다. 구체적으로 290세대 공공임대주택, 문화센터, 행정복지센터에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설치하고 수소버스와 수소청소차를 각각 6대 도입한다. 생산된 수소를 이송할 2km의 수소배관을 매설하고 통합안전운영센터 1개소를 구축한다.

울산은 수소시범도시 사업을 구축한 수소배관 등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생태계를 확장한다. 구체적으로 △효문사거리~경수소충전소(6.7km)와 현대자동차 5공장 정문~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HD현대중공업(5.2km)에 수소배관을 매설해 수소트램 2호선 전용 충전소, 경 수소충전소, 경동수소충전소 등에 수소를 공급한다. 아울러 현대차와 샌드박스 등을 통해 울산-서울/인천 간 장거리 화물 물류 노선에 3대를 투입·실증한다.

도시 전반에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도시가 확산될 예정이다.
도시 전반에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도시가 확산될 예정이다.

수소도시 조성기반 강화
마지막 세부 추진과제인 ‘수소도시 조성기반 강화’는 수소도시 원천기술에 기반한 해외진출 전략을 모색하고 수소 관련 기술 개발에 맞춰 수소도시 안전관리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소도시 기술개발 고도화 및 원천기술 확보 △수소도시 안전관리 강화 △수소도시 거버넌스 고도화 △수소도시법 제정 추진 등을 진행한다.

현재 수소도시 인프라의 기술적‧경제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거·산단 활용, 이송배관, 해외실증 등 다양한 R&D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수소효과 검증, 해외 실증 등을 통해 신규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

실례로 올해부터 2028년까지 90억 원을 투입해 ‘수소 전과정 평가 기술’을 개발한다. 이는 수소 인프라의 탄소중립 성과(온실가스 등 6개 분야)를 정량적으로 산출하기 위한 국제표준 기반 평가방법을 개발하고 관련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또 현재 UAE와 진행 중인 해외협력 R&D의 발전된 형태로 국내 수소도시 기술을 실증하기 위한 관련 R&D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이 내년까지 관련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냉방에너지 소비가 많은 고온도시에선 수소 주거·건물·교통을, 난방에너지 소비가 많은 저온도시에선 수소 모빌리티·교통인프라 중심으로 실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도시+산단+터미널+모빌리티 패키지 수출 등 수소도시 해외진출 전략을 검토한다.

수소도시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바이오가스, 재활용플라스틱 등 수소생산 다양화, 액화수소 등 수소저장방식의 고도화 등 추진 여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매뉴얼을 계속 개편하고 사업단계별 안전성 평가와 컨설팅을 강화한다. 또 지자체별로 구축 중인 통합안전센터를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 활용, 안전 강화 등 통합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수소도시 본격 확산에 대비해 수소도시법을 제정하고 하위법령 및 수소도시종합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수소도시법에는 △국토부장관이 5년마다 계획 수립 △수소도시건설 기본방향 △산업육성 △투자계획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아울러 국토부, 산업부, 환경부 등 수소 관련 중앙부처 간 연계 정책 및 협력사업 모델을 발굴해 도시 내 수소생태계 고도화를 추진하고 수소도시 융합포럼 참여기관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수소도시 저변을 확대하는 동시에 수소경제 거버넌스와 협력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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