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은 수소사업에 진심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울산, 전주·완주와 더불어 국토교통부가 추진해온 1기 수소시범도시에 든다.
안산은 총 477억 원(국비 200억 원, 도비 60억 원, 시비 217억 원)을 들여 2020년 1월부터 4년 8개월 동안 수소도시 인프라 구축사업을 진행해왔고, 지난 10월 29일 사업을 주도한 안산도시개발에서 ‘수소시범도시 사업’ 준공식이 열렸다.
이날 준공식에는 배우 김석훈 씨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안산시는 최근 수소도시 안산의 비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유튜브에서 ‘쓰레기 줍는 아저씨(쓰저씨)’로 활약 중인 김석훈 씨를 홍보대사에 임명한 바 있다.

수소도시 사업 핵심은 수소배관망
안산도시개발 앞에는 수소e로움 충전소가 있다. 안산시 직영 충전소로 지난 5월부터 수소 판매가를 10%나 인하해 kg당 9,000원에 팔고 있다. 충주 바이오그린 수소충전소(8,400원/kg) 정도를 빼면 전국 최저가에 든다.
충전소 바로 옆 안산도시개발 내 유휴부지에 수소생산기지가 들어서 있다. 원일티엔아이의 300N㎥/h급 수소추출기 3기를 통해 하루 1.8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수소는 가압을 거쳐 최종 16.5바(bar)로 수소배관에 공급된다.
안산시는 수소시범도시 사업을 통해 직경 8인치(약 200mm) 수소배관을 매설했다. 안산도시개발을 중심으로 서쪽 단원구 방면으로 1km, 동쪽 상록구 방면으로 9.9km를 매설했다. 9.9km 배관의 경우 별망고가차도, 호수공원지하차도를 지나 본오동 종점 차고지로 이어진다. 본오동 차고지에는 코하이젠의 대용량 수소충전소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수소배관이 지나는 단원구 원포공원에는 두산퓨얼셀에서 개발한 수소 전용 440kW급 PAFC(용융탄산염연료전지)를 설치했다. 7월 말부터 수소를 배관으로 공급받아 전기와 열을 생산해 일대 단원병원과 공동주택(504세대)에 공급하고 있다. 안산도시개발 안에 구축한 통합운영센터에서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준공식 현장에서 ‘H2 경제도시 안산’이라는 수소도시 공식 브랜드명을 발표하면서 수소 기반 에너지 전환과 지역경제 활성화 비전을 제시했다.
수소도시 사업의 핵심은 도심 지하를 잇는 수소배관에 있다. 안산시는 2단계 사업으로 친환경에너지타운과 수소교통복합기지를 남북으로 잇는 약 3km의 수소배관을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고민거리도 있다. 수소e로움 충전소는 SPG에서 메탄올을 개질한 수소를 받아서 쓴다. SPG가 매설한 수소배관을 통해 공급받는 만큼 안산시에서 기업의 사업권을 인정하고 보전해주는 측면이 있다.
440kW 연료전지 발전만 해도 수소생산기지에서 LPG를 개질해서 만든 수소를 받아서 쓰는 만큼 전기생산 비용만 놓고 보면 큰 부담이 된다. 또 안산의 경우 수소배관 매설 작업에 1km당 15억 원에 이르는 큰 비용이 들었다.
수소도시 사업은 눈앞의 이익을 보고 갈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없이 그 기반을 닦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1기 수소시범도시 사업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시범’이 ‘모범’이 되는 답안을 찾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