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전기분해를 이용한 수소 감지 실험전기분해로 생성된 음극의 수소를 DPP-DTT 기반 센서로 감지하고 있다. 프로토타입 전자장치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수소 감지 과정을 시연하고 있으며, 그래프의 세로축은 센서 저항에서 측정된 전압 값을 나타낸다.(출처=A Robust Organic Hydrogen Sensor for Distributed Monitoring Applications, Nature Electronics)
물 전기분해를 이용한 수소 감지 실험전기분해로 생성된 음극의 수소를 DPP-DTT 기반 센서로 감지하고 있다. 프로토타입 전자장치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수소 감지 과정을 시연하고 있으며, 그래프의 세로축은 센서 저항에서 측정된 전압 값을 나타낸다.(출처=A Robust Organic Hydrogen Sensor for Distributed Monitoring Applications, Nature Electronics)

수소는 냄새가 없고 투명해 인간의 감각으로는 감지하기 어렵다. 이런 특성 때문에 누출이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인 감지가 어렵고 안전한 활용을 위해서는 정밀한 센서 기술이 필수적이다.

영국의 맨체스터대학교(University of Manchester) 연구팀은 기존 센서의 한계를 극복한 유기 반도체 기반 수소센서를 개발했다. 이들의 연구는 최근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발표되었으며, 새롭게 개발된 센서는 기존 상용 제품보다 더 정밀하고 빠르게 수소를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사용되는 금속산화물 기반 수소센서는 높은 작동 온도, 많은 전력 소모, 느린 반응 속도, 비싼 제조 비용 등의 한계가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유기 반도체 DPP-DTT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센서보다 △감응도가 1만 배 이상 높고 △응답 속도는 1초 미만이며 △검출 한계는 192ppb 수준으로 미세한 수소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전력 소비가 2μW 이하로 매우 낮고 △646일 이상 연속 사용이 가능해 실용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DPP-DTT 기반 수소 감지 장치의 구조를 나타낸 그림. 아래부터 유리, 백금(Pt), DPP-DTT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DPP-DTT의 분자 구조와 백금 및 DPP-DTT의 에너지 준위를 개략적으로 보여준다.(출처=A Robust Organic Hydrogen Sensor for Distributed Monitoring Applications, Nature Electronics)
DPP-DTT 기반 수소 감지 장치의 구조를 나타낸 그림. 아래부터 유리, 백금(Pt), DPP-DTT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DPP-DTT의 분자 구조와 백금 및 DPP-DTT의 에너지 준위를 개략적으로 보여준다.(출처=A Robust Organic Hydrogen Sensor for Distributed Monitoring Applications, Nature Electronics)

이 센서는 유기 반도체의 산소 도핑(Oxygen Doping)과 수소 디도핑(Hydrogen De-doping) 메커니즘을 이용해 수소를 감지한다. 공기 중 산소가 유기 반도체를 p-형 도핑해 전도성을 증가시키고, 수소가 존재하면 이 도핑이 역전돼 전류가 급격히 감소하는 원리다.

이를 통해 수소의 존재를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밀도 범함수 이론(DFT) 계산을 수행해 이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검증했으며, 산소가 반도체 내부에서 도핑 효과를 유발하고, 수소가 이를 제거하는 과정을 확인했다.

다양한 환경에서 검증된 센서 성능

연구팀은 다양한 환경에서 이 센서의 성능을 검증했다. 실험 결과, -20°C부터 120°C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15%에서 80%의 상대 습도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또한 에탄올, 메탄올, 아세톤, 톨루엔 등과의 교차 감응도가 없어 수소만을 선택적으로 감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e. DPP-DTT 기반 센서를 이용해 다양한 수소 농도(0-1000 ppm)에서 측정한 전압 변화에 따른 전류 변동. 실험은 40°C (a), 60°C (b), 80°C (c), 100°C (d), 120°C (e)에서 진행됐다.(출처=A Robust Organic Hydrogen Sensor for Distributed Monitoring Applications, Nature Electronics)
a-e. DPP-DTT 기반 센서를 이용해 다양한 수소 농도(0-1000 ppm)에서 측정한 전압 변화에 따른 전류 변동. 실험은 40°C (a), 60°C (b), 80°C (c), 100°C (d), 120°C (e)에서 진행됐다.(출처=A Robust Organic Hydrogen Sensor for Distributed Monitoring Applications, Nature Electronics)

장기간 사용에 대한 테스트에서도 646일 연속 작동 후에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확인됐다. 추가로 연구팀은 센서를 드론에 탑재해 공중에서 수소를 감지하는 실험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센서는 실시간으로 수소 누출을 탐지하고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실제 환경에서도 센서의 성능을 검증했다. 수소가 새는 파이프 주변에서 이동하며 측정한 결과 610ppm의 수소를 빠르게 감지하고 누출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수소 감지 실험. DPP-DTT 기반 센서로 풍선에서 방출된 수소(약 20ml)를 감지. 센서는 1.0V 전압에서 작동하며, 데이터는 무선으로 모바일 기기에 전송됨. 수소 노출 시 반도체 디도핑이 발생해 장치 전류 및 출력 전압이 감소.(출처=A Robust Organic Hydrogen Sensor for Distributed Monitoring Applications, Nature Electronics)
수소 감지 실험. DPP-DTT 기반 센서로 풍선에서 방출된 수소(약 20ml)를 감지. 센서는 1.0V 전압에서 작동하며, 데이터는 무선으로 모바일 기기에 전송됨. 수소 노출 시 반도체 디도핑이 발생해 장치 전류 및 출력 전압이 감소.(출처=A Robust Organic Hydrogen Sensor for Distributed Monitoring Applications, Nature Electronics)

밀폐된 공간에서 수소 풍선을 터뜨리는 실험에서는 기존 상용 센서보다 두 배 빠른 응답 속도를 보였으며 더 낮은 농도의 수소도 감지할 수 있었다. 또한 방의 반대편 벽에 두 개의 센서 노드를 설치하고 100% 수소 15L를 방출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센서는 수소 확산을 감지하며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수소 농도 무선 모니터링 실험 구성도. 방의 반대편 벽에 두 개의 센서 노드를 설치했으며, 바닥에 100% 수소 15L를 방출한 후 자연 확산 과정을 관찰했다.(출처=A Robust Organic Hydrogen Sensor for Distributed Monitoring Applications, Nature Electronics)
밀폐된 공간에서 수소 농도 무선 모니터링 실험 구성도. 방의 반대편 벽에 두 개의 센서 노드를 설치했으며, 바닥에 100% 수소 15L를 방출한 후 자연 확산 과정을 관찰했다.(출처=A Robust Organic Hydrogen Sensor for Distributed Monitoring Applications, Nature Electronics)

수소 가스가 새는 파이프 주변에서 센서를 이동하며 측정한 결과, 610ppm의 수소를 빠르게 감지하며 누출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밀폐된 공간에서 수소 풍선을 터뜨리는 실험에서도 기존 상용 센서보다 2배 빠른 응답 속도를 보였으며, 더 낮은 농도의 수소도 감지할 수 있었다. 두 개의 센서를 방의 반대편 벽에 설치해 실시간으로 수소 농도를 모니터링한 결과,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며 실시간 감지 시스템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이 센서가 저렴하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존 스핀 코팅(Spin Coating) 방식이 아닌 스크린 프린팅(Screen Printing) 기술을 활용해 센서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저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면서도 성능 저하가 없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 센서가 향후 수소충전소, 수소전기차, 수소저장시설, 산업용 수소설비 등에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연구팀은 센서 내부에 리소그래피 패턴화된 백금(Pt) 전극을 삽입해 제작했으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전기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감도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수만 만달(Suman Mandal) 박사.(사진=A Robust Organic Hydrogen Sensor for Distributed Monitoring Applications, Nature Electronics)
수만 만달(Suman Mandal) 박사.(사진=A Robust Organic Hydrogen Sensor for Distributed Monitoring Applications, Nature Electronics)

연구를 주도한수만 만달(Suman Mandal) 박사는 “이 센서는 수소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핵심 기술로, 분산형 센서 네트워크를 구축해 조기에 수소 누출을 감지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기 반도체의 유연성과 저비용 생산 가능성을 고려할 때,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센서가 수소 경제 시대를 앞두고 안전한 수소 사용을 위한 기술적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무선 통신 기능을 강화해 IoT 기반 실시간 수소 감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대량생산을 위한 제조 공정을 최적화할 계획이며, 수소차와 발전소 등 실제 환경에서의 실증 실험을 확대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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