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소전기트럭 제조업체 니콜라가 수소트럭 판매 부족 등 재정 위기로 인해 파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수소전기트럭 제조업체 하이존도 이미 유럽·호주 시장에서 철수했고, 미국 시장에서도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르노그룹과 플러그파워가 설립한 수소연료전지 합작법인 하이비아는 지난해 12월 법적 회복 절차에 들어갔다.
유럽 다국적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는 수소항공기 개발 계획을 전면 연기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는 SOFC 개발을 전면 중단했다. 글로벌 광산업체 포테스큐는 약 10억 달러 규모의 수소 프로젝트 보류를 검토 중이다.
최근 해외에서 들려온 소식들이다. 수소시장을 형성하는 데 정책, 가격, 규제, 인프라, 기술 등 여러 측면에서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과 글로벌 경기 침체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수소경제도 주춤한 상태다. 수소승용차 보급이 급감한 데다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은 물량이 줄어 최악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진행된 청정수소발전 입찰에 한 곳만 선정되어 흥행에 실패했다.
그나마 올해부터는 국내 수소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승용차 신차가 오는 5월 출시 예정이고, 수소버스 보급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가스공사는 어려운 재무환경에도 불구하고 ‘수소사업 로드맵’을 재정립해 내실 있게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재무구조가 악화된 수소충전소 기업 하이넷의 주주사(한국가스공사, 현대차 등)도 하이넷 경영정상화 방안을 수립해 신규자금 투입 등 단계별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위기 속에 기회를 찾으라고 했다. 해외 주요 수소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가운데 국내 수소시장에서 이러한 희망적인 모습들이 성과를 이룬다면 대한민국이 글로벌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다.
다만 국내 정치가 탄핵 정국으로 극도로 어수선한 가운데 수소 정책지원이 지연되거나 추진동력을 상실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 수소정책 향방에도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수소경제 초기인 만큼 국회와 정부의 지원이 매우 중요하기에 국내 정치가 하루 빨리 안정되어 수소시장을 활성화해 글로벌 수소시장을 선도하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