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가 새해를 맞아 ‘2025년 수소시장 전망’을 주제로 특집기사를 준비했다. 토토 사이트 칼럼 필진을 대상으로 5개의 공통 질문을 보내고 답변서를 받아 가나다순으로 정리했다.

①수소정책, ②수소전기차·충전인프라, ③수소생산·수소활용 부문으로 나눠 3편에 걸쳐 연재한다. 이번 특집기사는 각 질문에 대한 필진 개개인의 의견을 담고 있다. 다양한 관점을 통해 한 해 동안 국내 수소산업이 어떻게 변해갈지, 또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02. 수소전기차

현대자동차는 27년간 이어온 수소에 대한 신념을 담은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을 지난해 공개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넥쏘 후속모델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한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도요타 아키오 회장과 두 차례나 만나 수소사업에 대한 협조 의사를 밝히며 ‘수소차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주도권 굳히기에 들어간 중국에 맞서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수소버스 보급 확대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주공장의 수소버스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500대에서 3,100대로 늘렸다. 또 두산퓨얼셀의 자회사인 하이엑시움모터스, 우진산전도 수소버스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구영모 한국자동차연구원 친환경기술연구소장

2018년에 넥쏘 수소전기차가 국내에 보급된 지 6년이 흘렀다. 2025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넥쏘 신차에 거는 기대가 크다. 신차 효과를 통해 수소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붐이 일 수 있다. 

넥쏘로 대표되는 수소승용차 외에 수소상용차 시장도 주목해야 한다. 저상버스(시내버스)와 고상버스(시외·고속·전세버스), 트럭이 출시되기 시작하면서 2024년 수소상용차 시장이 연간 2,000대 수준에 도달했다. 

올해는 현대차 외에도 몇몇 기업에서 수소버스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수소완성차, 부품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수소차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할 수 있다. 또 최근 개발되고 있는 수소엔진 차량이 상용차로 출시될 경우 수소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구축해온 수소충전소의 경제성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형준 삼성증권 이사

현실적으로 대량의 수소 수요처 확보를 위해 수소버스 보급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수소차 보급이 먼저냐, 수소충전소 구축이 먼저냐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질문처럼 해석에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답변이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논쟁은 제쳐두고 둘 다 균형 있게 가져가는 지속가능한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수소상용차 도입을 늘리면서 그와 연계한 수소충전소 구축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해 사업 규모를 키워가는 선순환 구조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프랑스에서도 이러한 모델을 갖춘 수소모빌리티 회사가 2억 유로(약 3,000억 원)의 펀딩을 받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백동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 국내 수소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소충전소 구축 확대, 셀프충전 확대, 이동식 충전소 보급 등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수소 버스나 트램의 확대는 공공부문의 수소모빌리티 산업 활성화, 대국민 인식 개선에 큰 도움이 되므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수소버스의 경우 현재 노선 시내버스 위주로 보급하고 있지만 지자체와 정부가 협력해 향후 시외버스, 광역버스 보급도 늘려가야 한다. 또 기업의 통근용 버스도 주요 수요처가 될 수 있다.

버스 공영차고지 등에 수소충전소 설치를 의무화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수소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려면 압축기 등 핵심 부품의 대량생산, 가격 인하가 요구된다. 특히 액화수소충전소 구축에는 수소 증발가스(BOG)를 재활용하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안치훈 현대건설 책임연구원

수소모빌리티는 수소사회의 도래를 견인하는 마중물로서 그 역할이 크다. 고무적인 점은 수소차뿐 아니라 해운, 항공 분야에서도 수소나 수소화합물의 시장유인이 되는 정책과 규제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해사기구의 탄소배출 규제전략에 따라 e-메탄올 같은 청정연료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고 있고, 항공 분야에서는 유럽의 SAF(지속가능항공유) 의무혼합 규제로 시장의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다만 중국의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에 대항해 국내 기술이 생존하고 나아가 수요를 늘려가려면 민간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장기가동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또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운영 측면에서도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 지원에 나서야 한다.

이승훈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유럽을 중심으로 모빌리티의 액체수소 실증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대형 모빌리티(수소트럭, 선박, 기차 등)에 에너지 저장 효율이 높은 액체수소 실증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임러 트럭과 린데는 클래스 8 액체수소 트럭 개발과 액화수소충전소 건설을 통해 도로 실증을 수행하고 있으며, 국제표준인 ISO 197에서 이와 관련된 국제기준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형 모빌리티를 대상으로 한 액체수소 기술, 부품 개발, 실증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준석 미래산업정책발전회 전문위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상황에서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수소차가 향후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배터리 안전성, 충전시간 등 문제가 있는 전기차를 대체할 수단으로 휘발유처럼 빠르게 충전할 수 있고 연비가 좋은 수소차가 부상하고 있다.

중국도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개발과 보급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 연간 1만2,000대 수준의 수소차를 2025년에는 5만 대로 끌어올리고, 2035년까지 수소상용차를 합쳐 100만 대까지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중국의 박리다매 전략에 따라 수소차 시장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 미래에셋 등에 따르면 수소시장은 2050년 2조 달러로 예상되며 인프라 시장이 1조 달러, 모빌리티 등 활용시장이 1조 달러로 추정된다.

국내도 수소도시 사업을 통해 수소의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체 플랫폼을 조성하고 있으며, 특히 수소버스 등 상용차 부문의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에는 열차와 선박에도 연료전지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수소모빌리티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

이한우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

중국산 LFP 배터리가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승용 부문에서 전기차 성장세가 연료전지차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버스와 트럭 같은 상용 부문, 건설용 산업기계, 선박용 발전기 등 대형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연료전지 기술의 성장이 예상된다. 

또 현대자동차와 도요타가 수소사업에 협력하기로 한 점은 수소전기차 시장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나아가 이차전지 제조용 희귀금속의 공급망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과 갈등, 전기차의 캐즘, 현대차가 코하이젠을 인수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수소충전소 사업 등이 새로운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03. 수소충전인프라

하이넷, 코하이젠 등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설립된 수소충전소 운영사가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현대차가 코하이젠의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175억 원을 출자하면서 코하이젠은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수소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를 필히 갖춰야 한다. 지난해 액화수소가 처음으로 유통되면서 전국 곳곳에 액화수소충전소가 개장하고 있다. 또 기존 기체수소충전소에 액화수소의 운송·저장 이점을 결합한 ‘1.5세대 충전소’에 대한 실증이 창원에서 진행되고 있고, 부산에서는 하이스원이 아이오닉 압축기를 활용한 시간당 300kg급 대용량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위원

수소충전 인프라도 초기 재정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충전소를 이용하는 차량 대수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일반 사업자들이 충전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수소충전소 신규 구축에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고 있지만, 중장기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수소충전 인프라와 수소모빌리티 생태계를 함께 구축할 수 있는 종합적인 설계가 필요해 보인다.

초기에는 일부 거점 수소생산시설에서 튜브트레일러 운송 형태로 수소공급 역할을 맡게 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와 결합한 수소생산시설, 온사이트 수소충전소를 중심으로 수소공급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승훈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수소 사용량이 많은 상용차 보급에 집중되면서 대용량 수소충전소를 중심으로 보조금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 충전소의 경제성 확보를 위한 액화수소충전소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고압 기체충전소와 같이 액화수소충전소에 사용되는 부품의 국산화가 늦어지고 있어 해외 기술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액화수소 부품의 국산화 개발이 시급하고, 실제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성능 높은 부품 개발이 필요하다. 충전소의 대형화, 액화수소충전소 확대 추세는 올해도 죽 이어질 전망이다.

이준석 미래산업정책발전회 전문위원

향후 10년 이상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가 시장에 공존하면서 이를 위한 복합 충전 인프라가 확대될 전망이다. 앞으로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수소차 생산, 운영을 통한 기술력 확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충전인프라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지자체별로 신산업 육성을 위해 수소산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충남도는 2030년까지 도내 경유버스 1,200대를 수소버스로 전환하고 수소충전소도 67기로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산학연이 협력해 장기적인 수소충전 인프라 확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한우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

안정적인 수소공급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지금까지는 부생수소와 정부의 보전에 의지해 수소가격을 적정선에서 유지해왔으나 석유화학산업이 침체기에 들면서 부생수소의 안정적인 공급을 기대하기가 힘들어졌다. 

이는 수소전기차 보급이 늘더라도 수소 공급량, 가격 안정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수소의 장거리 이송에 필요한 배관 인프라가 부족하고, 튜브트레일러 운송 시 비용이 급등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수소공급망을 잘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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