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버스 디자인 잘해 달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월 1일 서울 가빛섬에서 열린 ‘수소의 날’ 기념식에 전시된 현대차의 이니시움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여담으로 한 말이지만 현대차엔 뼈가 있는 말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버스를 2만1,200대를 보급할 계획이나 지난 10월까지 보급된 수소버스는 1,362대에 불과하다. 수소버스 보급이 2018년에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느리다.

이는 전기버스보다 높은 가격과 짧은 보증기간, 중국산 전기버스 공세, 부족한 충전소 등으로 인해 수요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수소버스의 공간활용성이 다른 버스보다 낮은 것이 컸다.

현대차는 기존 내연기관 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소버스를 개발했다. 이로 인해 연료전지를 설치할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내연기관 버스 엔진룸에 해당하는 곳에 넣었다.

그 결과 연료전지가 버스 뒤편을 모두 차지하면서 승차인원이 다른 버스보다 줄었다. 이는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버스운송업체들은 수소버스 대신 전기버스를 선택했다. 안 장관은 이를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수소버스는 수소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현대차의 분발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에 현대차는 수소버스 생산능력을 늘리고 울산, 전북, 파주 등 여러 지자체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여기에 두산 등 몇몇 업체가 곧 수소버스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보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도 더욱 노력해야 한다.

모두의 분발로 수소경제가 활성화되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수소의 날이 더욱 뜻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