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소연합은 ‘H2 MEET 2023 ’ 전시회에 수소전문기업 홍보관을 마련해 수소전문기업의 기술·제품 판로 확대를 지원했다.(사진=H2 MEET 조직위원회)
한국수소연합은 ‘H2 MEET 2023 ’ 전시회에 수소전문기업 홍보관을 마련해 수소전문기업의 기술·제품 판로 확대를 지원했다.(사진=H2 MEET 조직위원회)

덕산에테르씨티는 1,650L급 초대형 수소운송용 타입4 수소용기(450bar) 개발을 위해 시제품 제작비를 지원받아 340L급 서브 스케일(Subscale) 용기를 제작했다. 미코파워도 시제품 제작비를 지원받아 25kW급 SOFC 핫모듈 시제품을 제작해 2026년부터 150kW 발전용 SOFC를 양산할 계획이다.  

영도산업은 수소차용 OTV 및 PRD 밸브의 유럽인증을 획득해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DT30X 수소연료전지 드론의 KC 인증을 통해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 2026년까지 93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에이치앤파워는 국내 수소전문전시회(H2WORLD)에 참가해 SOFC 시스템을 전시, 제품 판로 확대와 신규 사업 수주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범한퓨얼셀은 다양한 언어로 제작된 홍보 동영상을 통해 해외 시장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수소전시회 참여로 4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아스페는 인도 JAKSON GREEN에 처음으로 2MW급 알칼라인 수전해 스택 2기를 수출했으며 10여 곳의 해외 수전해 프로젝트 업체와 공급을 협의 중이다. 

정부가 2021년에 도입한 수소전문기업 지원제도를 통해 시제품 제작, 인증, 전시회, 홍보 등의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성과다. 아스페는 예비수소전문기업 육성사업을 통해 매출액이 증가, 수소전문기업으로 전환한 사례다. 


수소전문기업 지원사업 성과

정부는 2020년 7월 ‘제1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확정한 ‘수소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수소전문기업 육성계획을 밝혔다. 

수소법에 근거해 국내 수소기업 중 수소분야 매출, R&D 투자 비중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고 기술력과 혁신역량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수소전문기업으로 지정·지원하는 ‘수소 플러스 1000’ 프로젝트를 신설했다. 2025년 100개, 2027년 200개, 2030년 600개, 2040년 1,000개(누적)의 수소전문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범한퓨얼셀의 수소충전소용 대용량 압축기.
범한퓨얼셀의 수소충전소용 대용량 압축기.

수소산업진흥전담기관인 한국수소연합이 수소전문기업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전문기업에는 △기술개발·사업화(R&D, 시제품 제작, 인증획득 및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금융·인력(녹색보증 및 금리 우대, 펀드, 현장문제 신속해결, 채용) △판로·홍보(조달, 브랜드, 해외 마케팅, 수출 초보 기업) 등 3개 분야 12개 세부과제를 지원하고 있다. 

2021년 6월에 유한정밀, 제이앤티지, 대하, 범한퓨얼셀 등 11개 기업이 최초로 수소전문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올해 10월까지 총 103개사로 늘어났다. 2025년 100개 목표를 조기 달성한 셈이다. 

산업부는 그간 수소전문기업 지원사업을 개선해왔다. 주요 내용을 보면 2023년 6월 수소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수소전문기업 지정 기준을 완화해 벤처 등 신생기업 위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수소기업 발굴을 확대하도록 했다. 

2022년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의 잠재력 있는 수소 유관기업을 수소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수소 성장사다리 사업(예비수소전문기업 지원사업)’도 처음으로 도입했다. 지자체가 성장 잠재력이 있는 수소 유관기업을 발굴하고 그 기업의 육성계획을 제시하면 평가를 통해 중앙정부 사업비와 지방비를 매칭해 선정된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을 통해 올해 10월까지 총 66개의 예비수소전문기업을 발굴·지원했다. 

덕산에테르씨티가 제작한 수소운송 용기.
덕산에테르씨티가 제작한 수소운송 튜브트레일러.

2022년 2월에는 ‘수소경제 종합정보포털(h2hub.or.kr)’를 개통해 매년 통계조사로 수집된 수소산업의 현황 자료와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 통계, 기술 동향 등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수소전문기업이 성장하는 데 큰 장애요소인 수소분야 규제와 관련해 수소경제 종합정보포털 내에 수소 전주기의 규제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수소산업 규제지도 서비스도 2023년 3월 오픈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할 때 검토가 필요한 관련 법령을 일괄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부의 수소전문기업 지원사업 예산도 2021년 17억 원, 2022년 19억 원, 2023년 23억 원으로 매년 확대해왔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95개 기업(예비수소전문기업 50개, 수소전문기업 45개)을 대상으로 총 303건의 세부 분야에 약 92억 원(정부+지방비)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수소연합에 따르면 3년간(2021~2023년) 95개 기업을 지원한 결과 매출액(1,049억4,000만 원) 상향과 비용 절감(62억5,000만 원) 효과가 발생했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3개 지자체의 예비 수소전문기업 육성사업을 통해 9개사가 매출액이 증가해 수소전문기업으로 전환됐다. 323명의 신규 고용 창출(수소전문기업 176명, 예비수소전문기업 147명)과 92건의 기술적 성과(특허 출원 58건, 특허 등록 9건, 지적재산권 9건, 인증 16건)도 이뤘다. 

미코파워의 건물용 SOFC 시스템.
미코파워의 건물용 SOFC 시스템.

정부의 수소전문기업 육성 의지는 더 강해졌다. ‘제6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확정한 ‘수소산업 소부장 육성전략’을 통해 수소전문기업 중 소부장 기술력을 갖춰 해외진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수소전문기업PLUS’로 발굴·지원하기로 했다. 수소기술의 핵심전략기술 지정과 연계해 수소전문기업 중 일부를 ‘소부장 으뜸기업’으로 신규 선정해 5년간 기술개발, 사업화, 글로벌 진출을 밀착 지원할 계획이다.


전문기업 제도 개선 방향

수소전문기업 100개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2040년까지 1,000개의 수소전문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계속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소연합에 따르면 우선 수소전문기업 유입이 정체 현상을 보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특히 총매출액 약 100~1,000억 원 구간의 감소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수소전문기업 지정 희망 수요는 많지만 산업 초기 특성상 지정요건을 충족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0월 30일 기준으로 수소 유망기업 278개사 중 122개(43.9%)가 수소전문기업 제도 참여의향이 있지만 33개사(11.9%)만 지정요건에 부합하고, 총매출액 1,000억 원 이상은 10개사(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전문기업 지원사업의 지원기업 비중이 하락하는 점도 문제다. 실제로 누적 수소전문기업 수 대비 지원기업 비중은 2021년 63.3%, 2022년 44.6%, 2023년 35.6%, 2024년 27.2%로 해마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전문기업 수(누적)가 늘어나는 만큼 정부의 지원예산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소연합은 수소전문기업 제도개선 방향으로 크게 △지역협력형 사업 확대(예비수소전문기업, 수소특화단지 등 지역사업과 연계한 공동육성) △수소전문기업 확대(신규 유입을 위한 기준개선) △전략적 해외진출 지원(수소전문기업PLUS 제도 운영) △수소전문기업 협의체 운영(기업 협업 프로젝트 발굴·추진) 등 4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수소연합은 지난 10월 30일 ‘제3회 수소의 날’을 맞아 ‘제1회 수소전문기업 발전포럼’을 개최했다.
한국수소연합은 지난 10월 30일 ‘제3회 수소의 날’을 맞아 ‘제1회 수소전문기업 발전포럼’을 개최했다.

특히 수소전문기업 확대와 관련해 수소전문기업 확인기준 개선안을 마련해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먼저 매출액 구간별 역진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총매출액 1,000억 원 미만 구간별 상한 기준(최대 수소 매출액)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총매출액 구간별 기준을 적용하면 일부 매출액 구간에서는 상위 구간보다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총매출액 900억 원 기업은 전문기업 지정을 위해 180억 원의 수소 매출액이 필요하지만 1,000억 원 기업은 100억 원의 수소 매출액만 확보하면 전문기업 지정이 가능해 불합리하다. 

기업 규모(매출액)의 특성에 맞는 전문기업 확인기준 개정·신설도 검토 중이다. 전문성과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과 총매출액 1,000억 원 이상의 기업 유입을 위해서다. 매출 규모가 큰 기업 유입을 통해 수소전문기업 제도 내 기업 간 상생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윤주 한국수소연합 산업지원실장은 “수소 관련 활동성이 높은 유망기업의 수소전문기업 유입 확대를 위해 현 지정요건의 리모델링을 검토하고, 전문기업 신규 유입에 대비해 한정된 정부 예산에 따른 효율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며 “수소산업 초기 특성에 맞춰 기술 사업화 전용지원 체계 구축, 현장형 수소 전문인력 양성, 정보 공유채널 강화(국제 수소지도 구축)에도 집중해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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