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유난히 길었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여름철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6℃로 2018년 25.3℃ 를 제치고 역대 1위 기록을 경신했다. 열대야 일수는 제주 56일, 서울 44일 등 전국 66곳 중 36곳에서 역대 1위 기록이 경신됐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지난 9월 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 부대 행사 ‘CFE(무탄소에너지) 리더 라운드테이블’에서 “올해 여름이 앞으로 다가올 모든 여름보다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지난 8월 포르투갈에서는 중북부에서 시작된 산불로 인해 서울 면적의 1.5배가 불에 탔다. 저기압 폭풍 ‘보리스’가 덮친 유럽 중부와 동부 에서는 폭우와 홍수로 피해가 속출했다. 유럽연합은 이 같은 현상이 ‘기후 파괴의 증거’라고 경고했다.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 화하고 있는데, 그 중심엔 ‘청정수소’가 있다. 그러나 청정수소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시장조사기관 BNEF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청정수소 공급 목표치는 약 6,460만 톤이나 실제로는 1,640만 톤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발표된 1,600개 프로젝트 중 3분의 1도 안 되는 프로젝트만 구체화한 셈이다.  특히 수전해 그린수소의 경우 ‘최종 투자결정(FID)’을 통과한 프로젝트의 총용량은 약 9.5GW로, 2030년 목표(약 95GW)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청정수소 중 블루수소 같은 화석연료 기반 수소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수소로, 결국 궁극의 친환경 수소인 재생에너지 기반 수전해 그린수소로 가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런데 그린수소 프로젝트가 더디게 가는 것은 기술적 문제, 용량 확대 한계, 고비용, 규제 등의 문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그린수소 산업은 해외에 비하면 이제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그린수소 버스가 제주 시내에서 정식 운행을 시작했지만 겨우 1~3MW 수준으로 규모가 작고, 수전해 기술 수준도 선진국 대비 60~70% 정도다. 정부가 야심차게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 전략’에서 선정한 수출산업화 5대 분야에 수전해를 포함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부단한 기술혁신과 비용 절감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업은 기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직접 탄소를 줄이는 탄소 해결사가 돼야 한다”며 “기후기술 개발에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 중심의 시스템에서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에 열린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와 ‘H2 MEET 2024’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들이 기후위기를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기업들이 기술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고 지원해주는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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