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업들이 클러스터에 입주하면 연료전지 기술개발, 검·인증, 실증까지 모든 업무가 한 번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원스톱(One-stop)’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신경종 포항테크노파크 그린에너지센터장이 말하는 ‘포항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사업’의 최종 목표다.
철강산업 도시 포항이 수소연료전지 중심 도시로 새롭게 거듭날 전망이다. 포항은 포스텍 등의 연구개발 인프라가 풍부하고 포항테크노파크 안에 수소연료전지 인증센터를 운영하는 등 국내 수소연료전지 거점 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포항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사업’은 포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초석이 될 것으로 주목된다. 신 센터장이 요즘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다.
포항시 수소 정책사업 이행
포항테크노파크 그린에너지센터는 수소, 풍력, 원자력, 에너지 보급, 인력양성 등 에너지 전 분야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경상북도 유일의 에너지 전문기관으로 수소팀, 에너지산업팀, 에너지보급팀, 원전산업팀, 수소클러스터추진단으로 구성되어 운영 중이다.
신 센터장은 “그린에너지센터는 수소도시 조성, 수소교통복합기지 구축, 예비 수소전문기업 육성 등 포항시의 수소정책사업을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도시 조성사업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국비, 지방비, 민자를 포함해 396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포항 지역에 수소공급 배관을 구축해 수소를 주거·교통·산업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함으로써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신 센터장은 “현재 포스코에서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까지 16.7km의 수소배관 구축을 위한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라며 “올해 말 착공해 2026년에 완공, 수소공급을 개시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 관련 시설물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통합안전관리센터 구축,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보급, 연료전지와 연계한 스마트팜 구축 등 여러 관련 사업들도 계획 중에 있다.

수소교통복합기지 구축사업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총 128억 원을 투입해 영일만4산업단지에 신규로 건설되는 버스공영차고지에 액화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현재 부지 매입을 진행 중이며, 액화수소충전소 설치와 관련한 입찰 준비를 하고 있다. 수소도시와 연계해서 수소 시내버스를 도입할 예정인데, 이 충전소를 활용할 계획이다.
또 수소전문기업 육성을 위해 2023년부터 경상북도와 포항시의 지원으로 예비 수소전문기업 육성사업을 진행하며 성장 가능성이 있는 수소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올해는 구미시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2023년에 햅스(구미)가 경상북도 1호 수소전문기업으로, 올해는 이너센서(포항)가 포항시 1호 수소전문기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신 센터장은 “그린에너지센터는 10개 이상의 수소전문기업이 선정되는 것을 목표로 이 사업을 지속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연료전지 인증센터 기업지원 강화
2014년 대경권 연료전지 테스트베드 구축을 시작으로 수소산업 육성에 첫발을 내디딘 포항시는 테스트베드의 각종 장비를 통합해 2019년 포항테크노파크에 수소연료전지 인증센터를 개소했다. 이후 신규 장비를 도입하는 등 꾸준히 인증센터를 고도화해 2021년엔 KOLAS 인정기관 지위를 획득하고, 지난 2023년 8월엔 KS 인증기관으로도 지정되었다.
KS·KOLAS 인증업무와 수소연료전지 스택·개질기·EBOP 등의 부품 평가가 센터의 주요 업무이다. 추가로 신제품 또는 신기술에 대한 실증도 지원하고 있다. 다른 기관과는 다르게 1~25kW SOFC, 100kW PEMFC, 100kW EBOP 등 10kW 이상의 중대형 연료전지를 평가할 수 있는 장비가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신 센터장은 수소연료전지 인증센터의 기업지원을 강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으로 수소경제 활성화에 따라 연료전지 인증·평가·실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 센터장은 “현재 총 44종의 수소연료전지 평가장비가 구축되어 운영 중인데, 올해부터는 인증센터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이들 장비를 활용해 R&D 관련 기획과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또 올해 안으로 KOLAS 인증범위를 SOFC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포항테크노파크 수소연료전지 인증센터는 연구중심보다는 기업 중심을 지향해 처음부터 기업들의 요구가 많은 장비를 선별해 구축했다”라며 “창업 또는 초기 기업들이 센터를 이용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원제도 마련을 검토하고 있으니 많은 기업이 센터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조성사업 추진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은 이차전지와 수소연료전지를 포함한 포항시의 ‘전지보국’ 실현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수소클러스터추진단장 직도 겸임하고 있는 신 센터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경북 포항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사업을 추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총사업비 1,918억 원을 투입해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 내 약 28만㎡ 부지에 조성된다.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은 총 2단계로 나뉘어 조성되는데,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가 구축될 예정인 1단계 사업은 준공되었다. 1단계 사업부지에는 이미 포스코케미컬, 피엠그로우, 이차전지 종합지원센터 등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입주해 있고, 올해 1월에 한수원의 19.6MW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상용발전에 들어갔다.
현재 2단계 사업 부지조성이 진행되고 있는데, 2단계 부지에도 이차전지 관련 대기업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향후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이 수소연료전지·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포항시는 영일만 일반산단과 블루밸리 국가산단에 총 1,147만㎡ 규모로 ‘이차전지 양극재 특화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는 기업 집적화, 부품·소재 성능평가, 국산화 시범 등 3개 코어로 구분되어 조성된다.
기업 집적화 코어는 약 20만㎡로 클러스터 중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한다.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관·기업 약 30개가 입주할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신 센터장은 “기업 집적화 코어에 입주하는 기업에는 경상북도와 포항시에서 지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품·소재 성능평가 코어에는 클러스터의 핵심인 연료전지 관련 장비 44종 63기와 기업의 연구·실험실이 입주할 수 있는 기업실험동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산화 시범 코어에는 기업들이 클러스터에서 개발한 신기술과 신제품을 바로 실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조성한다. 가정·건물용의 경우 100kW, 발전용의 경우 최대 4MW를 한 번에 실증할 수 있도록 구축할 계획이다.

기업이 중심이 되는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신 센터장은 “연구 기능보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해주고, 신기술·국산화 개발에 장비·기술 지원 등 많은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라며 “그런 시스템들이 구축되면 자연스럽게 클러스터에 많은 기업이 모여 수소산업의 생태계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센터장은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에 집적할 기업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우선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기업협의체를 출범했다. 클러스터에 구축할 장비와 실증 테스트베드에 대한 기업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업에 필요한 클러스터로 조성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기업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 4월 15일에 발대식을 개최했다.
30개사로 시작한 기업협의체는 추가로 2개사가 가입해 현재 32개사로 구성되어 있다. 삼성물산, SK 등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연료전지 분야의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장비 구축과 테스트베드, 신규사업 발굴 등 모두 기업협의체가 중심이 되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발대식을 개최한 자리에서 햅스, 한국에너지기술산업, 미래피엠씨, 에너지앤퓨얼, 에프씨아이 등 5개사가 입주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에도 기업들의 입주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상황이라는 게 신 센터장의 얘기다.
신 센터장은 “기업 유치를 위해 지금도 많은 역할을 하는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적극적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현재 논의 중”이라며 “기업에 필요한 장비를 구축해 클러스터에서 한 번에 제품의 개발·실증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업들에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처음으로 수소특화단지를 지정할 예정이다. 포항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가 수소특화단지로 지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클러스터가 수소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신 센터장은 “실제로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는 장비 구축과 기업 입주가 메인인 사업으로 기업 지원과 R&D 부분이 많이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수소특화단지 지정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만약 수소특화단지로 지정된다면 클러스터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고 기술개발, 인력 양성, 기업 지원, 네트워크 구성 등 연료전지 산업의 모든 분야를 해소할 수 있는 국내 최고·최대의 지역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현재 국내 수소연료전지 시장이 많이 위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인데,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조성해서 기업들에 도움이 되는 클러스터로 발전시켜 나가고 기술개발, 기업 지원, 연료전지 보급, 정책 발굴, 인력 양성 등 수소산업 전 분야에서 선도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