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019년 1월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정부 정책 지원에 힘입어 수소전기차의 경우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승용차 ‘투싼’을 출시한 데 이어 2018년에 ‘넥쏘’를 출시한 이후 글로벌 판매량 1위를 유지해오며 기술력을 자랑해왔다.
정부가 2021년 11월 발표한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보면 수소차와 연료전지에 더해 수소발전과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의 산업 분야로 수소 활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사실 최근 정부와 수소업계는 수소발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발전용 수소 수요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수소산업 생태계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그 사이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수소차 시장이 30.2% 역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차의 총 판매량은 2,382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4% 감소했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66.2% 감소해 29%의 점유율로 3위로 내려앉았다. 도요타는 4.2% 줄었으나 36.4% 점유율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1위 자리에 올라섰다. 그간 1위를 유지해온 현대차가 도요타에 1위 자리를 뺏긴 것이다. 차이나 커머셜은 1% 증가해 33.6%의 점유율로 2위 자리에 올랐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은 현대차 넥쏘의 판매량 부진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67.0% 감소하며 시장 점유율이 26.5%로 크게 하락했다. 중국은 수소상용차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 이어 수소차 시장 점유율 또한 1위에 올랐다. 유럽과 일본은 각각 137.4%, 131.9% 증가했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는 한국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을 장악한 중국이 향후 수소전기버스 시장까지 점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군다나 창안자동차 등의 업체들이 수소승용차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혼다는 2016년 출시한 수소전기세단 클래리티 생산을 중단한 이후 지난 2월 수소전기SUV ‘CR-V e:FCEV’를 공개하며 수소차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세계 최대 상용차 시장인 북미에서는 켄워스, 도요타, 니콜라, 혼다, 커민스 등이 수소트럭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이 무한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우선 글로벌 수소차 시장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수소충전소 부족, 표준화 미흡, 경제성 부족 등 다양한 원인으로 수소차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국제협력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 5월 23일에 열린 ‘국제 수소연료전지 산업 서밋’에서 한중일 전문가들은 수소차 시장 확대를 위해선 원가 절감, 표준화, 효율 제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국내 수소차 시장도 다시 활성화시켜야 한다. 지난 5월 28일에 개최된 ‘수소모빌리티 보급 활성화 세미나’에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쏟아졌다.
수소차 시장의 퍼스트무버였던 한국의 위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이 모여 중간 점검을 해볼 필요가 있다. 그간 너무 자만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 지도 반성해볼 일이다. 한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어서는 안될 것이다.